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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특별한 삶을 영화로 풀어내다

처음엔 ‘장애인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괜히 그 ‘장애인’이라는 단어가 조심스러워진다. 왜일까? 내 머리 속 어딘가에 편견이 있는 거겠지. 그러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어느샌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라는 사고방식을 좋아하는데, 이 영화 속의 주인공들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특별한 사람들’이라고 느낀다. 오히려 나보다 멋지고 훌륭한 사람들의 이야기.






길버트 그레이프 1993년작

라세 할스트롬 감독 / 조니 뎁, 줄리엣 루이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미국의 어느 시골.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법한 체중의 어머니,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남동생, 그리고 누나와 여동생까지. 이 모든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며 살고 있는 시골총각 길버트 그레이프의 이야기.


 


 


내 이름은 칸 2010년작

카란 조하르 감독 / 샤룩 칸 주연


자폐증을 앓고 있지만 머리는 천재, 마음은 천사처럼 따뜻한 칸의 미대륙 횡단기. 내 안의 인도영화에 관한 개념을 확 깨부쉈던.


 


 


레이 2004년작

테일러 핵포드 감독 / 제이미 폭스 주연


7살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게 된 후천적 장애인, 그리고 흑인. 하지만 음악적 재능 하나로 신화가 된 레이 찰스의 일대기. 일약 스타덤에 오른 후 마약에 빠졌을 때를 그린 부분이 왠지 난 더 인상적이었다.


 


 


허브 2006년작

허인무 감독 / 배종옥, 강혜정 주연


스무살 차상은. 이쁘고, 착하고, 종이접기의 비상한 재주도 있다. 게다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도 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비밀이 있었으니…바로 영원히 일곱 살의 지능이라는 것. ‘정신지체 3급‘이라는 ’지각생‘으로 세상을 배워가는 상은이. 주민등록증을 발급받고 즐거워하지만 아직 그녀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레인맨 1988년작

배리 레빈슨 감독 / 더스틴 호프먼, 톰 크루즈 주연


찰리는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자폐증 환자인 형 레이먼을 돌봐야만 유산의 절반을 가질 수 있게 되고, 유산을 독점하기 위해 레이먼과 만난 찰리는 그와 라스베가스로 떠난다. 그러나 비행기를 탈 수 없는 레이먼 때문에 3시간이면 갈 거리를 3일이나 걸려 자동차로 대륙을 횡단하며 점차 형에게 마음을 주게 된다.


 


 


말아톤 2005년작

정윤철 감독 / 조승우, 김미숙 주연


자폐증을 앓고 있는 초원이의 마라톤 도전기. 그리고 엄마의 응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화제가 되기도.


 


 


모짜르트와 고래 2005년작

페테르 내스 감독 / 조쉬 하트넷, 라다 미첼 주연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 하지만 그 병과 관계없이 남자와 여자라면, 절로 공감하게 되는 무언가. ‘연애’에 관한 영화 중 ‘500일의 썸머’와 함께 수작이라 생각함!


 


 


블라인드 2011년작

안상훈 감독 / 김하늘, 유승호 주연


연속적인 여대생 실종사건과 뺑소니 사고. 두 사건의 피해자가 동일인물로 밝혀지고 경찰은 목격자를 찾아 나서지만 수사는 점점 난항을 겪는다. 시각장애인이지만 과거 우수한 경찰대생이었던 수아, 그리고 그녀와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목격자 기섭이 그리는 스릴러물. 몰랐는데 평점이 꽤나 좋다.


 


 


아이 엠 샘 2001년작

제시 넬슨 감독 / 숀 펜, 다코타 패닝 주연


울고 싶을 때 찾아서 보는 영화. 비틀즈전집을 사게 만들었던 영화. 그리고, 숀 펜을 찬양하게 만든 영화. 아마도 내가 본 가족영화 중 최고.


보다보면 저 부녀를 몰래 보쌈해서 어디 조용한, ‘사회’라는 집단에 방해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산속에 데려다 주고 싶어진다.


 


 


어둠 속의 댄서 2000년작

라스 폰 트리에 감독 / 뷔욕 주연


어릴 때 무심결에 봤는데 처음엔 생전 처음 보는 영화 구성에 놀랬고, 두 세번쯤 보면서는 뷔욕에게 홀딱 반했다. ‘피크닉’이라는 일본영화에 ‘차라’를 보면서 ‘아, 뷔욕같다’고 생각했었지.


영화라기보다는 연극같다. 굳이 분류하자면 뮤지컬영화겠지만 줄곧 연극의 느낌을 받았다.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사실적인 화면과 연기때문이었을까? 여튼 아직까지도 그 엔딩은 잊혀지질 않네.


 


 


오아시스 2002년작

이창동 감독 / 설경구, 문소리 주연


‘힐링캠프’에서 문소리가 이 영화에서 말하는 아름다움에 관한 말을 했다. 이후 몇 일동안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던. ‘우와’하면서 보긴 했지만, 정작 그렇게까지 깊게 ‘저 사람들의 사랑은 참 아름답구나’라고 느끼지는 못했던 것같다. 다시 한 번 봐야지.


 


 



오직 그대만 2011년작

송일곤 감독 / 소지섭, 한효주 주연


두 주연배우가 너무나도 수려한 외모를 자랑해서 였을까? 괜찮은 스토리와 설정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기대한 만큼의 감동은 못 받았다. 한 때 유행했던 초호화캐스팅 뮤직비디오를 보는.. 그런 기분. 배우들도 화면도 예쁘긴 참 예쁘더라.


 


 


제 8요일 1996년작

자코 반 도마엘 감독 / 다니엘 오떼유, 파스칼 뒤켄 주연


‘포레스트 검프’와 ‘노킹 온 헤븐즈 도어’가 동시에 떠오르는 내용. 조지처럼 순수해지고 싶다. 그게 안된다면 그런 친구를 가까이 두고 싶다. 그러면 해리처럼 나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 매 순간에 감동받으며 살 수 있지 않을까? 피천득 할아버지의 글만큼이나 순수한 마음을 맑게 담아낸 영화다.


근데 제목에서 문득, 별의 ’12월 32일’이 떠오른다. 응?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년작

이누도 잇신 감독 / 이케와키 치즈루, 츠마부키 사토시 주연


두 말하면 입아픈 소장용 영화. 내 20대를 일본영화와 소설, 드라마따위에 미쳐 보내게 만든 그 영화. 분명 조제는 아직도 주방을 퐁퐁 뛰어다니며 맛있게 생선을 구워 먹으며 잘 살고 있겠지?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여자, 헤어진다면 다시는 볼 수 없을 여자. 나도, 후자가 되고싶다. 조제처럼.


 


 


맨발의 기봉이 2006년작

권수경 감독 / 신현준, 김수미 주연


‘맨발의 기봉씨’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를 보고 신현준이 먼저 감독에게 영화화를 제안했다고. 8살 지능을 가진 40살 순수청년의 이야기.


연기 정말 잘하는데 언제부턴가 코믹한 이미지가 강해져서 실력발휘 못하는 것같아 아쉬운 배우. 연기력 하나만 보면 정말 A뿔뿔 급인데! 아쉽고 안타깝다. 한 때 기봉이패러디가 유행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참 싫었다. 내용을 알고 그랬는지 몰랐던 건지 알 수는 없지만.


 


 


포레스트 검프 1994년작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 톰 행크스 주연


뭔가 벽에 부딪혔을 때, 무기력하다고 느낄 때. 다, 놓아버리고 싶은 그런 때. 이 영화를 보면 좀 나아진다. 글로 옮기면 딱딱하고 뻔하게 들리는 말들이지만, 화면 속 포레스트가 말하면 이상하게도 가슴을 훅 파고 들거든. 더불어 화면도 참, 예쁘고.


엇비슷해보이지만 캐릭터도 스토리도 구성도 다 제각각. 엔딩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쯤의 감동과 여운만큼은 보장할 수 있는 영화들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