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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배경의 일본드라마 12편

경찰서, 검찰청, 대법원, 형무소. 모두 살면서 최대한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은 곳들. 요즘 윗 분들이 하시는 모양새를 보면 왜 저 분들은 민법상, 형법상 모두 위배될 것같은 행동거지를 하는데도 내가 낸 피같은 세금을 받아먹고 돌아다닐 수 있는건지, ‘법’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조차 의심스럽지만!


제대로 굴러다니는 국가라면 누구나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 어떤 죄를 지어서 어떤 벌을 받게되든 반드시 연루되어야 하는 곳이 바로 위의 장소들. 1차적으로 경찰아저씨한테 끌려가서 2차적으로 검찰청이니 법원이니 하는 새까만 곳들을 들락거리며 내가 지은 죄의 형량을 계산 받고는 최악의 경우 형무소라는 곳에 가게된다. 그리고, 별을 달고 나오게 되는 것.


우리나라의 드라마들이 사람과 사람사이의 어떠한 감정과 관계 – 연애, 가족, 원한, 복수 등? – 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는 한 편, 미국드라마나 일본드라마의 경우는 특정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들, 즉 ‘사건’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편이다.


당연히 평범하게 하루벌어 하루먹어가며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동떨어진 곳의 이야기도 많다. 그 중 가장 전문적인 분야를 보여주는 건 단연, 여러가지 사건사고를 가져와 해결과정을 재밌게 전달해주는 법정드라마이리라.




리갈하이

2012년 사카이 마사토, 아라가키 유이


가장 최신작. 돈에 환장하는 속물이지만 승률이 무려 100%에 빛나는 베테랑 변호사와 정의감에 마구 불타는 신입변호사의 좌충우돌이야기? 에피소드들은 뻔하기도, 유치하기도 하지만 매 회마다 제대로 망가지는 사카이 마사토의 코믹함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볼만했다. 드라마의 괜찮은 시청률과 주인공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도 인기리에 방송되었음.


 



비기너

2003 오다기리죠, 미무라, 츠츠미신이치, 마츠유키야스코 등


이 드라마 보면서 ‘오렌지데이즈’라는 상큼한 드라마가 떠오른건 왜일까? 비기너라는 제목그대로 이제 막 사법시험에 패스하고 법조계에 입문한 사람들의 이야기. 똑같이 사법시험에 패스해서 교육을 받는 중이라는 공통점외에는 전부 천차만별. 지금까지 살아온 다양한 인생사도 재밌었다. 판례를 하나하나 찾아가며 8명이 머리를 맞대고 최종판결문에 동의하는 순간이 되면 나도 모르게 ‘응, 타당해!’라고 외치게 되기도. 그나저나 오다죠, 참 풋풋했었지.ㅎ


 



카바치타레

2001년 후카츠 에리, 토키와 타카코


내가 아는 전세계의 예쁜 여배우를 몽땅 견주어봐도, 숏커트가 저토록 잘 어울리는 여배우는 없다. 자꾸만 찬양(..!)하고 싶어지는 후카츠 에리. 때론 녹차같고, 때론 와사비같은 그녀. 캐스트에 올라와있는 그녀의 이름만 보고 아무런 망설임없이 보기 시작한 카바치타레는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토키와 타카코에 대한 거부감까지 없애줬다. 뭐, 그래도 후카츠 에리의 캐릭터만 몰두해서 봤지만.ㅎ


 


 


7인의 여변호사

시즌1(2006년), 시즌2(2008년) 샤쿠 유미코, 하라 사치에 등


이런 로펌, 정말 꼭 있었으면 좋겠다. 여성들의 피해사건을 중점적으로 맡아 해결해주는 멋지고 실력있는 여변호사들이 가득한 곳. 그런데 실제로 그런 로펌이 있으면.. 보수적이고 못되처먹은!양심불량!판사들과 검사들이 싫어할런지도.


한 회마다 에피소드가 바뀌는 덕분에 가볍게 보기에 좋고, 초반부에는 피해자의 사연에 감정이입되서 욱하지만 결말에는 밝아진다. 샤쿠 유미코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왠지 다 분위기가 비슷해.ㅎ


 



히어로

2001년 기무라타쿠야, 마츠 다카코, 아베 히로시, 오오츠카 네네 등


왠지 이제는 한 물간 스타가 되버린 듯한 느낌의 기무라 타쿠야이지만, ‘히어로’가 방영될 때까지만 해도 – 아이고,10년전이네;; – 진정 그는 신화였더랬다. 물론 마츠 다카코의 매력과 아베 히로시를 비롯한 조연들의 감칠맛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지만.


기무라타쿠야 특유의 그 건들건들하는 캐릭터. 아마 이 드라마에서 정점을 찍었지싶네. 왜 ‘롱베케’때처럼 순수하고 담백한 연기는 두번다시 하지 않는것이냐. 이제라도 ‘히어로’가 아닌 좀 더 다양한 캐릭터에 흡수되어 보는건 어떤가요? 이미 늦었을런지도 모르지만.ㅜ


변호사의 시선이 아닌, 검사의 시선으로 사건들을 비춰줘서인지 다른 드라마들보다 정의!에 대한 강조가 유독 심했던 것같기도하다. 기무라타쿠야의 출연작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2014년, 기무라타쿠야의 화려한 출연작 중 처음으로! 시즌2가 방송되고 있다. 기대하고 봤는데, 시청률은 높다는데, 난 별로. 시즌1이 훨씬 재밌다. 대부분의 시리즈물이 그러하듯이.


 


 


꺾이지 않는 여자

2010년 칸노 미호, 나가사쿠 히로미


영화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고 ‘이 배우가 출연한다면, 그것도 주연이라면 분명 실망하지 않는다!’라는 신뢰감있는 배우들이 있다. 나에게 칸노 미호가 그러하듯이. 드라마는 물론이고 영화도 이 여배우가 출연을 결정하고 연기한 작품이라면 반드시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걸 몇 번이고 증명시켜 준 대단한 여자.


1~2회까지는 조금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캐릭터설정이 다소 과격했던지라. 실제로 저런 사람이 있을까싶어 긴가민가했는데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어쩌면 나한테도 저런 모습이 있겠구나’했다. 꾹꾹 참아가며 한 곳만을 응시하고 살아가는 여자. 9번의 사법시험 불합격, 오랫동안 일해 온 회사에서의 해고통지, 9년간의 연애도 끝, 엄마의 죽음까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언제나 꾹~ 참던 그녀가 폭발하는 순간과 로보트같은 그녀가 마이클잭슨의 노래를 틀어놓고 기괴한 춤을 추는 장면들보면 보고있던 나도 덩달아 카타르시스가!


만년 변호사시험 준비생인 여주인공인지라 법정이나 여러가지 사건사고들이 다양하게 나오진 않는다. 그래서 엄밀히 따지자면 법정물이.. 아니네.ㅠ 그래도 재밌음.


 


 


마녀재판

2009년 이쿠타 토마, 카토 아이, 이시다 유리코


지금쯤 일본은 배심원제도, 시행되었으려나? 사회적인 이슈를 소재로 삼았던 이 드라마는 기대만큼 리얼하진 않았다. 어딘가 만화스러운.. ‘라이어게임’이랑 비슷한 분위기였는데, 그만큼 재밌지는 않았고 분위기만 비슷하더라고.


이쿠타 토마의 팬이라면, ‘데스노트’라던가 ‘라이어게임’같은 분위기의 일드를 좋아한다면 추천.


 


 


방청매니아09

2009년 무카이 오사무, 미나미 아키나, 록카쿠 세이지


일본의 대세남이 된 무카이 오사무의 아마도 첫 주연작. 방영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시트콤같은 느낌의 드라마. 프리타인 남주인공이 여차저차하여 재판의 방청객이 되어 사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 가볍고 부담없이 보기에 좋다. 정말 시트콤같은. 이 때만해도 무카이 오사무가 이렇게까지 확 떠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직도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건지 이해가 안되기도 하고. :(


 


 


쓰레기변호사

2006년 토요카와 에츠시, 이토 히데아키, 타카시마 레이코


이렇게 말하면 쟈니즈의 팬들, 기무라타쿠야팬들에게 얻어맞을지도 모르지만… ‘히어로’보다 이 드라마가 더 좋았다. 배우들간의 호흡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코믹함 속에 감추는 진지한 메세지가 얼마나 무겁게 다가올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준 일드.


코믹함, 다양한 에피소드, 반전스토리를 좋아한다면 꼭! 보시길!


 


 


이혼변호사

시즌1이 2004년에, 시즌2가 2005년에 방영. 아마미 유키


와우. 주제별로 일드를 포스팅하면서.. 아마미 유키만큼 자주 마주치는 배우가 또 있을까싶네.ㅎ 역시나 캐릭터는 똑.같.다. 쿨하고 멋지고 실력있는 기업전문 여변호사였던 그녀는 파트너와 함께 독립, 로펌을 설립하지만 배신당한다. 그리고는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과 낡은 사무실에서 어렵사리 변호사 일을 유지해가긴 하는데… 기업변호가 아닌, 이혼변호사로 전향아닌 전향을 하게 되는 스토리.


솔직히 아마미 유키의 캐릭터가 너무 쎈 탓에, 충분히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임에도 불구하고 기억나는건 오로지 그녀의 익살스러운 표정들 뿐. 너무 오래 전에 봐서 그런가..;; 아무튼 확실히 재밌음.


 


 


특상 카바치

2010년 사쿠라이 쇼, 호리키타 마키


베테랑 행정서사(호리키타 마키)와 행정서사보조(사쿠라이 쇼)의 좌충우돌 왁자지껄 스토리. 미안하지만, 1회보고는 말았다. 그런데 평점은 꽤 좋더라는. 사쿠라이의 팬들과 호리키타의 팬들덕인건가.. 내 취향이 이상한건가.. 일단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후 방영된 ‘수수께끼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와 흡사. 코믹한 느낌의 일드를 좋아한다면 추천. 근데 이 두 사람.. 열애설났더라?


 


 


호카벤

2008년 우에토 아야, 키타무라 카즈키, 료


확실히 우에토 아야가 호감녀이긴 한가보다. 직업만 봤을 때는 정말 천차만별 온갖 그럴싸한 직업은 다 맡아가며 연기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정의감에 불타는’이 붙는다. 변호사로 출연하는 ‘호카벤’에서도 마찬가지. 꽤나 복받은 이미지의 우에토 아야.


신입변호사 우에토 아야가 대형로펌의 ‘무료상담서비스섹션’부서에서 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펌의 사건사고들.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들까지. 주인공이 우에토 아야가 아니었더라도 이 드라마, 확실히 재밌게 만들어졌을 것같다. 절대영도의 첫번째 시리즈만큼이나 마음에 쏙 들었던 일드.


 

뜬금없지만, 법조계 사람들의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궁금한 점 한가지.

분명히 변호사 사무실도, 재판이 벌어지는 법원도, 멀리하면 멀리 할수록 좋은 곳인데 왜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돈도 많이 버는걸까? 요즘 뉴스를 봐선.. 금뱃지를 달면 월급보다 많은 뒷 돈이 보장되기 때문인 것같아 씁쓸. 로비받으려고 피터지게 사법고시 공부하는건가 싶어 씁쓸. 물론 모든 법조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 아무튼 현실은 씁쓸하니 드라마를 보자..?!


+ 오래전에 썼던 글을 옮기는 중이라 하나같이 옛날 일드 뿐이네. 리갈하이는 진작에 시즌2까지 나왔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