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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원작 일본영화 세번째



달팽이 식당

감독 도미나가 마이 출연 시바사키 코우, 요 키미코


말을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지 기억나지 않지만 조용한 여주인공이 표정으로, 눈빛으로 보여주던 감정변화는 또렷이 기억한다. ‘오렌지데이즈’에서도 청각장애인을 연기하며 대사없이 역할을 해냈던 시바사키 코우는 이 영화에서도 연기력을 십분 발휘. 미움받는 엄마역할로 나온 베테랑여배우 요 키미코의 농숙한 연기와 함께 빛을 발하더라. 예고편만 보고 화면이 워낙 동화처럼 예뻐 가볍게 봤는데, 마지막엔 가슴이 찡해서 살짝 울었다. 억지스럽지 않은 따뜻함이 기분좋은 영화. 그리고, 먹방! ‘남극의 쉐프’나 ‘카모메식당’, ‘호노카아보이’에 절대 지지 않는, 쉴새없이 보여주는 먹방!


작사가로 활동하던 오가와 이토의 첫 소설이라고.



 


명랑한 갱이 지구를 움직인다

감독 마에다 테츠 출연 마츠다 쇼타, 오오사와 타카오, 스즈키 쿄코


의외다. 틀림없이 만화가 원작이리라 짐작했었는데, 소설원작영화였다니. 일본의 ‘오션스 일레븐’이라고 하기에도, 또는 일본의 ‘도둑들’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네. 여하튼 흥미진진 긴장감이 넘치고 스릴있고 재밌다. 정말 한 편의 애니메이션, 아니 만화책을 보는 느낌. 캐릭터도 상황도 읭?할만큼 코믹한데 그걸 또 어지간히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능청스럽게 잘 살려준다. 응, 재밌음 이 영화.


마왕, 칠드런, 중력삐에로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영화나 드라마, 나아가 만화로까지 만들어지는 인기소설가 이사카 고타로의 대표작.


 


 


비욘의 아내

감독 네기시 키치타로 출연 마츠 다카코, 아사노 타다노부


프랑스 시인 비용에 빙의되고자 하는 게으른 예술가와 그 아내의 이야기. 다자이 오사무는 참, 색깔이 확실하구나. ‘인간실격’이 저절로 생각나는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 전개방식까지.. 필력이 대단한 지는 몰라도 실제 그의 주변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참 고달펐을 것같다. 작품의 주인공, 사치-이름 참 잘지었다, 행복이라니..-처럼.


소설말고 영화로 만들어진 두 작품만 놓고 봤을 때는 ‘인간실격’보다 ‘비용의 처’가 좀 더 좋았다. 아사노 타다노부, 마츠 다카코, 히로스에 료코, 츠마부키 사토시라는 쟁쟁한 배우들때문이려나.


 


 


수영장

감독 오오모리 미카 출연 카세 료, 고바야시 사토미


안경, 카모메식당, 도쿄 오아시스 그리고 이 영화, 수영장까지. 고바야시 사토미가 주연하는 영화에는 또렷한 색깔이 있다. 그 색깔이 좋아서 이 여배우가 출연한다면 주연작이든 조연작이든 믿고 본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조용하고, 깨끗하고, 담백하게 아주 살짝 미소짓게 만드는 영화들.


귀여운 꼬마 비이역할의 태국소년은 현지캐스팅에서 춤과 노래가 너무 엉망인데 그걸 천진하게 보여주는 모습에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은 ‘심야식당’, ‘안경’, ‘카모메식당’의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셋팅한 거라고.


소설원작은 아니고 사쿠라자와 에리카라는 만화가가 처음부터 영화화를 결정하고 그린 만화가 원작인데..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는 영화라 그냥 목록에 넣고 싶었다는 :)


 


 


실락원

감독 모리타 요시미츠 출연 구로키 히토미, 야쿠쇼 코지


‘글루미선데이’라는 곡을 듣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했다는 일화를 나는 동명의 영화를 보고나서야 알았다. 그리고, ‘실락원’이라는 소설이 발표된 후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동반자살을 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도 영화를 본 후 알았다. 글이든 음악이든 영상이든, 예술의 힘이란 이런건가싶어 오싹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뜨거운 감자인 ‘불륜’의 전형적인 모든 요소를 갖춘 영화. 그렇게 떠난 그 곳도 결코 낙원이 아니라는 걸 사실은 두 사람도 알고 있으리라.


와타나베 준이치가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우리나라와 비교해서는 불륜 또는 외도에 관대한 편이라는 일본에서조차도 불륜을 미화했다하여 엄청난 비판을 받음과 동시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고 한다.


 


 



유레루

감독 니시카와 미와 출연 오다기리 조, 카가와 테루유키


오다기리 죠때문에 보기 시작해서 끝에는 카가와 테루유키에 반해버린 영화. 종종 발연기를 한다는 배우들이 놀란 연기를 할 때 눈을 똥~그랗게 뜨거나 흐르지 않는 눈물을 빨래짜듯 억지로 찡그려가며 떨어뜨리는 모습을 볼 때면 절로 “으..”소리가 난다. 그런 배우들에게 이 영화에서의 카가와 테루유키를 보여주고 싶다. 아무런 과장없이 그저 주어진 대사와 최소한의 모션, 그리고 눈빛으로 인물을 만드는 사람. 개울가 그 다리위에서의 눈빛도, 재판장에서 동생을 바라보던 모습도, 면회장에서 폭발하던 그 분위기도 하나같이 보는 사람을 압도하게 만들었던. 그래서 상대적으로 그토록 좋아하는 오다기리 죠를 작아보이게 만들었던 배우. 마지막장면에서는 ‘트럭비켜! 저 트럭치워!’를 간절히 빌게 된다는.


니시카와 미와는 본래 각본가이자 감독인데 이 소설을 쓴 후 본인이 직접 영화화하여 감독을 맡았다.


 


 


음지와 양지에 핀다

감독 히라카와 유이치로 출연 미야자키 아오이, 오카다 준이치


엄마의 첫사랑을 찾아나선 여자, 아빠와 의절한 남자, 인기없는 아이돌이 되버린 첫사랑소녀를 응원하는 남자, 과거엔 소극장의 코미디언이었지만 지금은 부랑자로 살고있는 사기꾼 그런 여러 명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옴니버스 영화. 그 엮임이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었으나, 마지막의 훈훈함만큼은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미야자키 아오이의 1인2역도 귀여웠고.


일본의 유명 개그맨 게키단 히토리가 처음 쓴 소설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가 원작이다. 처음에 원작자가 이 사람인걸 알고는 깜짝 놀랬었다는!


 


 


지하철을 타고

감독 시노하라 테츠오 출연 츠츠미 신이치, 오오사와 타카오


지하철을 타면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타임슬립한다니, 꽤 참신했다. 무슨 영화인지 모르고 가볍게 보기 시작하다가 가족의 이야기, 드라마장르를 이런 판타지로도 그릴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껴보기도 했고. 지금 생각난건데 이 영화, 왁스의 노래와 제목이 같아서 무심결에 골라봤던 것같다. 그 노래도 한 때 정말 주구장창 불렀었는데.ㅋ


부자집도련님으로 태어났지만 집안이 몰락한 후 야쿠자로, 이후 소설가가 되기까지 참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의 아사다 지로가 쓴 ‘지하철’이 원작이다.


 


 


카모메 식당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고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이전에도 일본영화는 참 잔잔하고 조용하고 깔끔한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는 정말 충격이었다. 꼭 저 영화 속 장소에서 누군가가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한 장씩 한 장씩 넘겨가며 보는 느낌? 동화책에 그려진 수채화를 보는 느낌? 그러다 중간중간 웃긴건지 생뚱맞은건지 알 수 없는 묘한 위트. 이런 류의 영화들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던데, 나는 많이 좋아하는 편. 우리동네가 헬싱키처럼 예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일본인이든 터키인이든 콩고인이든 저런 귀여운 외국인아주머니가 정갈하게 만들어주는 음식집이 있으면 좋겠다. 단, 중국아주머니가 운영하시는 양고기집은 빼고.


오기가미 나오코감독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 작가 무레 요코에게 의뢰해서 만든 책, 그러니 엄밀히 원작소설은 아닌듯.


 


 


행복을 기다리며

감독 나카이 유 출연 타마야마 테츠지, 마이코


원제목을 그대로 번역하면 ‘카후를 기다리며’다. ‘카후’란 영화의 배경으로 나오는 오키나와의 방언으로 ‘행복’을 뜻한다고. 젊은 이는 거의 없는 조용한 바닷가의 작은 동네. 어릴 적부터 쭉 그 곳에서 살아온 주인공의 앞에 일본표준어(?)로 ‘행복’을 뜻하는 사치라는 이름의 여인이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인데 그 주인공이 참.. 순수해서 답답하고 착해서 속터지게 만든다. 엔딩즈음이 되면 설정이며 엔딩이며 눈에 훤히 보여서 김새기도 하고. 하지만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쉴새없이 재개발이니 뭐니 하면서 뜯어고치길 좋아하는 곳에서는 저런 이야기, 있을법도 하지싶었다. 바보처럼 착해빠진 주인공같은 사람도 있겠지싶고.


큐레이터로 활동하던 하라다 마하의 ‘일본 러브스토리’ 대상수상작.


 


 


탐정은 바에 있다

감독 하시모토 하지메 출연 오오이즈미 요, 마츠다 류헤이


어느 새 속편이 개봉했었구나. 그럼 첫 편이 일본 내에서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뜻이겠지? 범죄조직의 음모와 탐정, 그리고 한 여자. 엄청 무거워 보이지만 경쾌하고 코믹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역시 오오이즈미는 까불거리고 덜렁거리며 웃겨줘야 멋지다는 걸 실감했다. 혜수언니가 열연하셨던 '직장의 신'의 일본원작 드라마에서 그 빠마머리를 연기한 사람이 바로 이 사람. 여주인공은 두 여배우 모두 자기 색깔로 소화한 거같은데 그 남자 캐릭터는 아무래도.. 일본드라마가 더 웃기게 잘 살린 듯. 아즈마 나오미의 동명소설이 원작.


소설원작 일본영화 첫번째 http://yumekura.tistory.com/111

소설원작 일본영화 두번째 http://yumekura.tistory.com/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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