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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배경의 일본드라마

정부를 비롯한 국가기관, 구글과 애플처럼 첨단산업을 이끌어가는 IT회사, 패션계를 휘어잡는 유명잡지사.. 저마다 직장에 관한 로망이 있겠지. 내 경우는 단연 방송국이다. 어느 부서의 어느 직함이라도 좋다. 아침마다 방송국경비아저씨의 삼엄한 경비를 유유히 지나치며 인사 한마디 건네고, 네임택을 휘날리며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크. 좋잖아!



그래서인지 방송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드라마들이 있으면 찾아서 꼭 보는 편. 우리나라의 경우는 김하늘과 송윤아, 이범수와 고인이 되버린 박용하가 출연했던 ‘온에어’가 대표적이겠지. 송혜교와 현빈의 ‘그사세’도 있고.ㅎ


일본드라마 중에는 방송국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꽤나 많은 편이고 대부분이 뉴스국(??)의 사람들이 출동한다. 때론 흥미진진하게, 때론 달콤하게.





미녀 혹은 야수 2003년 마츠시마 나나코, 후쿠야마 마사하루


많이들 알고있을 대표적인 뉴스방송국배경의 일드, ‘미녀 혹은 야수’ 전쟁터였는지 폭동의 현장이었는지 눈물흘리는 한 소녀를 이용해먹는, 그리고는 안아주던 마츠시마 나나코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첫 회가 인상적이었다.


제목에서의 느낌그대로, 철두철미한 엘리트여성인 여주인공과 뭐든 대충대충, 가벼워보이지만 정많고 일도 잘하는 남주인공의 러브라인이 아주 살짝 깔려서 더 재밌게 봤던 드라마.


 


 


퍼펙트리포트 2010년 마츠유키 야스코


주변인물들의 에피소드도 잘 살려줬지만, 아무래도 이 드라마는 그녀가 원톱이다. 사진이 이상하게 나와서 속상하다만 참으로 매력적인 마츠유키 야스코. 우리나라 배우에 빗대자면 이미숙같은 느낌? 암튼 예쁘다.


그런 그녀가 표면적인 사건 속에 숨겨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무조건! 취재한다는 이야기. 매 회마다 취재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뀌고 회가 거듭될 수록 그녀의 트라우마가 되버린 옛날의 한 사건에 조금씩 다가간다. 이런 구성, 몰입이 잘되서 좋아한다. 심심풀이로 보기 시작하다가 점점 궁금해지게 만들며 결국 끝까지 스트레이트로 보게 만드는 2중구조의 드라마, 좋아.


‘출세벌레’라고 불리우며 재수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다 어느 사건을 계기로 캐릭터가 바뀌는 코이데케이스케, 실력있는 카메라맨이었지만 이혼 후 육아를 위해 뒷구석의 찬밥신세부서로 옮긴 카나메 준, 미녀아나운서출신의 빈풍선머리를 달고다니지만 이 부서에서 성장하게 되는 아이부 사키 등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의 에피소드까지 꽉 채워진 일드.


 


 


톱 캐스터 2006년 아마미 유키, 야다 아키코


방송국에서 빠릿빠릿하게 일하는 커리어우먼. 이런 역할에 절대 빠지면 안될 그녀 아마미 유키와 야다 아키코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톱 캐스터. 장점이 될수도, 단점이 될수도 있는데 아마미 유키의 캐릭터는.. 모든 드라마에서 거의 똑같다. 영화에서는 천차만별인데 말이지. 내가 이런 류의 출연작만 찾아봐서 그런가? 골드, 톱캐스터, 이혼변호사.. 기본적으로 완벽한 커리어우먼인데 성격은 털털하고 덜렁거리는 푼수. 뭐, 덕분에 안심하고 아마미 유키가 나온다면 무조건 보게되지만. :)


주연배우만큼이나 조연도 화려하다. 타마키 히로시, 마츠다 쇼타, 마츠시타 나오, 타니하라 쇼스케까지. 눈이 즐거운 남자배우들..ㅋㅋㅋ


참, 저 뒤에 멋진 백발의 신사. 코다마 키요시라는 배우분은 ‘미녀 혹은 야수’에도 등장하셨던 분. 어쩐지 낯설지가 않더라니. 전작에서도 이 작품에서도 모두 신뢰감이 담~뿍 느껴지는 중견 아나운서를 연기하신다.


 


 



스트레이트뉴스  주연 미카미 히로시 2000년


보통 영화정보나 드라마정보를 찾을 때, 미안하지만 네이버보다는 다음의 영화섹션을 이용하는데 이 드라마, 스트레이트뉴스는 없더라.. 네이버에도 없더라.. 블로거들이 쓴 글들이 넘쳐나는데 포털에서 등록안하는건 왜인지.ㅜ


굳이 이 포스팅에 등장하는 드라마중 순위를 매기라면 단연 이 ‘스트레이트 뉴스’가 1위이거늘. 시니컬하면서도 코믹하고 담백하면서도 화려하고. 스토리는 충실하고 캐릭터들은 생동감이 넘치고. 특히, 남주인공을 맡은 키마키 히로시. 완~전 멋지다.


처음 등장할 때는 냉정하고 싸가지없고 제멋대로인 캐릭터만 보이다가 끝으로 갈수록 찐득한 사건 하나가 수면위로 떠오른다. 이 남자가 깊게 연관되어있는 그 사건. 압권이다 정말.


 


 



희망없는 자 2004년 야쿠쇼 코지, 스즈키 쿄카, 츠마부키사토시


한 편짜리 짤막한 스페셜일드. 처음엔 영화인 줄 알고 있었다. 뜨악할정도의 소재와 스토리가, 영화라고 해도 납득이 될만했으니.


나도 별 수없이 나쁜남자에게 끌리는건지 ‘오렌지데이즈’에서의 상콤한 츠마부키 사토시보다 이 드라마 ‘희망없는 자’에서의 사이코 츠마부키가 더.. 좋더라.. 진정 미치광이로 나오는데 진정 반해버렸다. 비참한건지 멋진건지 헷갈렸던 엔딩을 보면서는 숨이 멎을지경. 으응..나.. 오타쿠.ㅜ


사회적으로 신망이 두터운 뉴스맨을 연기하는 야쿠쇼 코지는 어느 날 핀치를 맞는다. 자신이 방송한 뉴스로 인해 한 여고생이 자살을 하는 것. 그리고 그녀의 남자친구였던 츠마부키 사토시가 화제의 인물로 급부상한다. 드라마는 이 두 남자의 팽팽한 대립관계의 가운데에서 진행되고 ‘결국엔 누가 이길것인가’에 대한 의문에 집중되면서 단숨에 끝으로 달린다. 시작부분에서 숨을 ‘흡’하고 참았다가 결말을 보고나서야 ‘하아..’하고 맥이 빠져버리게되는 이야기.


절대 가볍게 볼만한 드라마는 아니다.


 


 



뉴스의 여자 1998년 스즈키 호나미, 타키자와 히데아키, 나카즈카 교우조우


망설였다. 내가 .. 이딴 사진을 떡하니 걸어놓고.. 포스팅을 해야하는가.. 슬프지만, 별 수없다. 웹상에도 멀쩡한 이미지는 없을뿐더러 소장했던 영상도 이 사진보다 못했으면 못했지 괜찮은 화질이 아니었기에. 슬프네.


1998년이라, 롱베케가 그 해에 방영된 작품아니었나? 암튼 꽤나 오래전의 작품임에도 불구, 재밌게봤다는 사람이 많다. 특히나 타키자와 히데아키의 팬이었다던 사람들이 많이 추천해준 일드. 후카다 쿄코도 나와서 깜짝 놀랬다. 비중은 별로 없지만.


일단 방송국과 관련된 일본드라마, 라고 했을 때 떠올라서 소재로 삼긴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우선 도입부의 설정이 공감하기 힘들었다. 드디어 메인앵커에 등극한 여주인공은 때맞춰 유명한 학자와 결혼을 한다. 그리고 몇 일뒤 남편은 교통사고로 죽는다. 그리고 죽은 남편이 이전에 결혼했던 아내와의 사이에 있던 아들이 찾아오는데. 그 아들을 대하는 이 여주인공의 태도가 너무 쌩쌩하다고 할까. 여튼 자연스럽지가 않아서 몇 번이고 ‘으잉?’하고 벙지더라고.


그리고 또 하나 마음에 안 들었던건 다다다다다~하며 몰아붙이는 대사처리. 쉽게 말하자면 김수현작가님 특유의 대사스타일을 떠올리면 될 듯. 아무리 좋은 이야기고 훌륭하다고 해도 마구 몰아부치며 쏘아대는 대사가 잔뜩 나오면, 피곤해서 꺼버리는 타입인지라.


지금와서보면 드라마 중반까지는 이것저것 마음에 안드는 점도 많았지만, 일드 특유의 쿨하고 깔끔한 결말과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변하면서 뉴스진행에 대한 소신을 굳게 다지게되는 모습은 꽤 흐뭇하게 봤던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