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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IOR

몰입에 방해될만큼 예쁜 인테리어 '너를 기억해'

숱한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배경이 되는 장소며 소품들이 예뻐 감탄하길 수차례. 자연히 미술감독이라는 직업을 알게 되고나서는 '아아, 미술감독님 멋져요!' 감탄하것도 수차례. 그런데 국내에서 이런 느낌의 세트를 본 건 처음이었고, 미술감독의 이름을 직접 찾아본 것도 '너를 기억해'가 처음이다. '미술감독 김수연'이라는 분이 만드신 '너를 기억해'의 세트는 분명 다른 드라마에서도 봤던 장소이거늘, 아주 살짝 디테일만 바꿨을뿐인데도 분위기가 확 다르고, 미니어쳐 효과 준 것마냥 그림같은 느낌을 준다. 나같이 배경에 눈길주는 사람은 스토리 몰입에 어려움을 느낄만큼 흥미롭다.




자주 등장하지 않는 곳이라 그런지 아무런 감흥도 없었던 남주의 미국집. 럭셔리하다고 말하고 싶었겠지. 이 배경을 볼 때까지는 내가 미술감독님 이름을 찾기 위해 kbs홈페이지에 들어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아아, 참으로 마음에 드는 구조, 좋아하는 인테리어였는데 아무래도 인물위주로 비춰지다보니 그나마 전체샷이 나온 게 요 두 장이다. 두 남녀 주인공이 현재 시점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중요한 장소. 살인사건의 현장. 세트임이 확 느껴짐에도 좋더라. 특히 저 창문을 보며 황홀해짐. 붙박이 벽장을 보며 감동받음. 전체적인 공간의 구조도 좋았지만 자연스러움을 위해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소품들도 하나같이 사진마냥 예쁨.


하지만 이 정도의 아기자기 인테리어와 탐나는 구조는 많이 봐와서 그냥 예쁘다는 느낌이 전부였는데,




생뚱맞게 이 경찰서 세트장을 보고 '우와'했다. 여긴 분명 이승기랑 고아라랑 차승원아저씨 나왔던 그 드라마에 나왔던 세트장인데! 맞는데! 천정에 매달린 전등에 하늘색 종이인지 뭔지를 덧대기만 한 걸로 이렇게 느낌이 달라진다는 게 아주아주 놀라움. 왠지 레고로 만든 장난감같은 느낌도 들고.







열혈형사 여주인공 장나라 언니가 사는 집은 '그들이 사는 세상'에 나왔던 현빈네 집이다. 워낙 마르고 닳도록 보고 또 봤던 드라마였던지라 한눈에 알아봤다. 길쭉~한 것이 워낙 독특한 구조라서 그렇기도 했지만. 분명 그 드라마에서 나왔던 거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인테리어만 살짝 바꾼걸로 - 현실감을 위한 너저분함은 필수인것인가 여주인공 캐릭터설정 때문인것인가- 이렇게 다른 집이 되다니. 아니, 이렇게 다른 세트장이 되다니. 역시나 아기자기 예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속옷이 덩그러니 걸려있는 저 빨래건조대까지도 탐이 난다. 우리집 건조대가 더 크고 좋은데도. 





스메그 냉장고는 협찬인가 보더라.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 남주인공의 옛날 집에도 저 냉장고가 나오더라고. 근데.. 설정이 96년인가 그랬던걸로 기억하거늘, 그 때도 수입이 되었던가? 정식수입은 안되고 부자들은 직구같은 걸로 사와서 썼나? 모를;;





웃길 포인트가 아닌데 나 혼자 웃겼던 부분.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분명 옥탑방이었던 저 집이, '너를 기억해'에서는 왠 오르막길 대변로에 떡하니 대문이 있더라고. 실제로는 저 세트장, 어디에 있는건지 사뭇 궁금하다. 그리고.. 형사언니집인데 왜 한스 디자인이지? 2층이라는 설정인가?



또 하나의 살인현장도 역시나 멋지다. 



하나부터 열까지 몽땅 내 취향. 하여, 현재 내 노트북 배경화면이라는. 아, 우측 창가에 있는 저 핑크색 트로피? 요즘 유행인지 모르겠는데 저건 빼고. 드라마 촬영장소보고 이렇게 감탄하고 싶진 않은데 정말. 화이트+목재+채광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스토리의 설정상 불가피했을 저 보라색 블라인드도 빼고. 이 살인현장 치고는 지나치게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은 세트가 아닌 것같다. 어딜까? 실제로는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곳일까? 상업적 용도가 아닌 리얼 누군가의 집이라면.. 진정 부럽다.






이 공간에 있던 모든 인테리어 중 가장 탐났던 두 가지. 나뭇잎모양 거울이 예쁜 화장대, 그리고 유리공예가 독특했던 저 스탠드. 김수연 감독님, 어찌해야 저 아이들이 저의 것이 될 수 있는 건가요? 사실 화장대는 평소에도 안쓰는지라 예쁘지만 없어도 그만인데, 스탠드는 꼭 갖고 싶다 :( 





남주인공이 메일로 받은 사건현장의 사진을 보는 장면. 짜증이 날만큼 부러웠다. 나도.. 인물없는 저 공간의 사진을 메일로 받아보고 싶다. 이 장면을 찍으면서 마음껏 사진을 보고 있는 서인국이 부럽다.


그리고 이제, '너를 기억해'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로 등장하는 빨간대문의 예쁜 집. 남주인공과 아버지, 그리고 동생의 모든 이야기가 있는 집. 그 집은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다음 포스팅을 기약하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