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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면서부터 중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쭉~ 단독주택에서 살았던 나는 아파트에서 살아보는게 로망이었다. 높다란 아파트들이 빼곡히 모여있고, 중간중간 새로 만든 놀이터도 있고, 엘레베이터도 있고. 특히 주택과는 완전히 다른 내부구조와 넓다란 베란다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꿈에도 그리던 그 아파트에서 중고등학생시절을 살아보니.. 그저 삭막하기만 할 뿐. 모르는 사람과 엘레베이터를 같이 타고 올라가야 하는 그 시간도 싫고, 왠만한 주택가보다 훨씬 빨리 퍼져나가는듯한 아주머니들의 입소문도 참 싫었지. 아빠의 지출내역이었으니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관리비도 분명 꽤나 나왔겠지?


시간이 흘러 홀로 빌라에서 살아가는 지금 돌이켜보면 어릴 때 살던 그런 주택이 아파트보다 좋았던 것같다. 평창동이나 성북동에 널린, 왠만한 원룸크기만한 대문이 있는 전원주택들도 멋지지만 기왕이면 운치있는 한옥에서 살고싶다. 내가 우리엄마 나이쯤 되었을 때는 조용한 동네의 고즈넉하고 아담한 한옥에서 살고싶은게 지금 나의 로망. 


전에는 한옥에서 살려면 주방도 그렇고 화장실도 그렇고 불편한 게 많지 않을까 했었으나, 요즘은 전통한옥의 장점과 현대문물(?)의 편리함을 모두 겸비한 곳들이 꽤 많으니 걱정할 필요없다는. 물론 어지간한 아파트매매가를 훌쩍 뛰어넘는 비용은 감안해야 하지만.ㅠㅠ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했던 나의 로망 한옥들.




상고재 in 드라마 '개인의취향'



연기잘하는 손예진의 망가진 모습도, 그저 서있기만 해도 가슴이 콩닥거리는 이민호의 연기도 좋았지만 사실 난 '개인의 취향'을 보는 내내 이 한옥이 너무 예뻐서 침을 질질 흘렸더랬다. 


이제는 북촌의 관광코스가 되어버린 상고재. 저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비록 세트장이지만, 요렇게 디딤돌?이 놓여진 마당을 지나 대청마루가 있다. 우리의 예진씨가 철퍼덕하고 있는 저 곳도 본래는 마당이 되었을 자리이지만 베란다확장하듯 대청마루를 확장하셨다.


두 주인공에 밤에 저 곳에서 나란히 앉아 별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요즘 부쩍 부럽네.. 모기향피워놓고 저기 앉아 밤바람을 제대로 맞으면서 수박을 먹고 싶구나.








상고재에서 가장 신기하고 색달랐던 공간. 본래는 방과 방 사이를 잇는 복도같은 공간. 아니, 앉아서 신발신는 공간? 아무튼. 그 곳의 바닥을 파내고 양 쪽으로 소파와 가운데 테이블을 두었다. 드라마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저 바닥에 깔린 카펫을 드러내면 지하실의 유리천정이 그대로 보이기도 하지.


편할 것같기도 하고, 청소하기 불편할 것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저 푹 꺼진 공간을 없애고 마루 위에 소파와 테이블을 두면.. 한옥이랑 안 어울리지 않을까? 






여기가 진정한 대청마루. 지금의 거실. 그런데 위에서 본 야외의 마루, 푹 꺼진 소파공간 덕분에 대청마루는 텅텅 비어버렸네.


이제 방을 보자면,




건축가인 남자주인공의 방. 가구도, 패브릭도, 벽에 걸린 저 정체모를 아이도 모두 모던함 그 자체이거늘 어쩜 한옥에는 다 어울리는지. 


가끔 한옥내부를 촬영한 사진을 보다보면 바로크양식인지 로코코인지 정체모를 화려한 가구들과 패턴벽지로 도배한 곳들도 있던데.. 그럴꺼면 그 집 나한테 달라고 하고싶다. 한옥이라고 꼭 창호지에 전통고가구를 둬야하는 건 아니지만, 이 방처럼 깔끔하고 단순한 인테리어가 가장 예쁜 것같다. 


뭐, 드라마제목처럼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이건 여주인공의 방. 확실히 남주인공방이 더 예쁘지만!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개인이의 성격을 나타내려 노력한 소품담당분께 박수를. 작업실사진도 있었는데 나무랑 공구들뿐이라 넣지 않았다.






마루공간과 더불어 상고재를 설계한 분의 센스가 돋보이는 주방. 다른 건 몰라도 환기하나는 정말 잘 될 듯. 화장실도 양변기며 세면기, 욕조까지 모두 현대식이었는데 그 곳보다는 이 주방이 '전통한옥과 현대문물의 편리함'이 가장 잘 어우러져 보였다. 문득 몇 백년된 한옥이었던 외갓집 부엌의 아궁이에서 불지피시던 외할머니 모습이 떠올라서 살짝 울컥하기도 하고. 





대성참도가 in 드라마 '신데렐라언니'



이렇게 찐~한 드라마, 또 만들어주면 좋겠다. 매 회마다 콩닥콩닥하고, 울컥울컥했던 드라마. 그 드라마의 주 배경으로 등장한 이 곳의 전경은 꼭 산수화를 보는 듯 예쁘다. 저 호수가 산정호수였던가?







에스프레소와 바이크를 즐기시는 김갑수아저씨가 열심히 일하시던 집무실. 주인공들보다 훨씬 더 자주, 훨씬 더 깊게 울컥하게 만들었던 새아빠가 일하던 곳. 두 딸이 목놓아 울던 곳.


목재가 많아서 또 좋네. 한옥에서도 양옥에서도 아파트에서도 나무는 진리야 :)







이 집의 전체적인 내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진이 이것밖에 없더라고.. 자세히보면 본래는 창호지가 붙어있어야 할 문창살에 유리를 덧대었다. 그만큼 빛이 더 잘들어서 환해보인다. 저 가운데 공간도 하늘이 뻥~ 뚫려있겠지? 






양변기는 보이지 않았으니 세면실이라고 해야하나? 욕조가 있으니 욕실이라고 해야하나. 이 드라마에 나왔던 셋트는.. 사실 마음에 안 드는 곳이 꽤 있었다. 집 자체는 예쁘게 지어진 한옥이었는데 가구나 소품들이 안 어울려 보여서. 요즘은 직접 만드는 분들도 많은 저 프로방스 어쩌구 풍의 세면대 옆 가구들이 내 눈에는 미워보였다. 내가 이상한건가?;;






언니방이었는지 동생방이었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쨌든 여자아이 방. 둘이 같은 방을 썼던가? 가물가물. 하아.. 격자무늬 예쁘게 들어간 목조미닫이문도 예쁘고, 그 위에 격자틀도 기둥도 다 예쁜데.. 문근영옆으로 보이는 저 천정등을 비롯하여 모든 가구들이 안어울려서 슬프네. 이 방을 나에게 주시오.


실제 대성창도가의 내부는 어떻게 꾸며져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세트는 한옥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할 인테리어의 집대성으로 기억된다. 집자체는 정말 예쁜데.. 아쉬워.





한옥호텔 라궁 in '꽃보다남자'



오글거림의 대명사, 꽃남에서 루이의 집으로 등장한 곳. 어째 심하게 으리으리하다했더니 경주의 한옥호텔 '라궁'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조명, 가구, 온갖 집기들까지 모두 고가구. 확실히.. 가장 잘 어울리는구나. 멋스럽고, 예쁘고. 다만 아무래도 호텔인지라 실제로 거주하는 한옥에 저렇게 채워놓으면 부담스럽지 않을런지. 특히 침실.. 침대에도 조명에도 저 호텔마크가 난 왠지 무서워;; 이 호텔의 자랑이라는 야경. 남강에서 본 촉석루의 야경이 생각나는데?ㅋ






영화 '비몽'의 한옥


김기덕감독님의 냄새가 풀풀 풍기는 영화 '비몽'의 모든 건물은 한옥이다. 그래서 이 포스팅에 안 넣을래야 안 넣을수가 없었는데, 정작 사진을 넣으려하니 제대로 한옥을 보여줄만한 사진은 없네.


경찰서도 한옥이니, 모든 건물이 한옥이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은가?







조각하는 남자가 사는 한옥. 벽에는 뭐라고 적힌건지 아직도 궁금하구나. 감독님.. 저기에 뭐라고 적힌건가요?ㅠㅠ






이건 그 집의 내부. 언제나 어두침침한 모습만 보여주는 곳. 한 쪽 벽면을 꽉 채운 약장이 참으로 탐나던. 








여긴 옷만드는 여주인공이 사는 한옥. 역시나 전체적인 구조를 볼 수 있는 사진은 없다. 침실장면이 자주 나오긴 하는데, 침대가 또 안어울려보여서 빼버렸다.  








신기했던건, 이나영이 나오고 있는 저 문이 자동문이라는 점. 한옥과 자동문이라니.. 발상자체가 정말이지 신기함.






그리고 이 곳. 두 주인공이 점보러 오는 곳. 아는 사람은 이 곳이 어디인지 한 눈에 알아보겠지? 사실 두 주인공의 집으로 나오는 한옥보다 더 주목해야 할 장소이기에! 아래에서 자세히 봅시다.




수연산방 in 드라마 '닥터깽'


영화 '비몽'에서 점집으로 등장했던 그 곳은 바로 수연산방이라는 이름의 이태준작가가 살던 전통한옥. 그 분이 북한으로 가신 후 자손들이 사셨고, 지금은 찻집으로 운영되고 있어서 꽤나 유명하다.


그리고 드라마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닥터깽'에 나왔던 그 예쁜 한옥도 바로 수연산방.





드라마에 나왔던 수연산방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위의 사진이랑 공홈에 남아있는 이 사진 정도뿐이다.

아쉽지만, 말했듯이 워낙 유명한 명소라서 검색해보면 수연산방의 사진은 많다.







저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비몽'에 나왔던 곳. 그 옆으로 방들이 몇 개 더 있고, 대청마루도 있고. 





같은 각도지만 낮과 밤이 이렇게 다르네. 언제가든 예쁘고 운치있기로 유명한 곳이니 성북동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가보길 추천.






영화 '원더풀라디오'의 한옥



수연산방만큼 전통적이지도 않고, 호텔 '라궁'처럼 화려하지도 않지만 왠지 가장 정겹게 느껴지던 한옥. 여주인공의 엄마가 감자탕집을 하는 식당이자 두 모녀가 정겹게 살고있는 집.






내 기억에 90년대까지는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집에 돌아오면 엄마들은 항상 주방에서 나왔다. 꼭 이 집처럼 본래는 한옥인데 여기저기 조금씩 바뀐, 그런 집에서. 







그 한옥도 아니고, 양옥도 아니고, 애매모호하지만 정겨운 집에있는 여주인공의 방. 이건 진짜 능력이다 싶었던 게, 인형이니 사진이니 꽤나 너저분한데도 전체적으로 잘 어울린다는 거. 


인테리어도 예뻤지만 기본은 한옥인만큼, 저.. 서까래라고 하던가? 천정에 있는 그 나무! 그게 예뻤다. 한옥에도 있고, 통나무산장가도 볼 수 있는 그거. 하여튼 나무는 진리야.






이 장면을 캡쳐하면서 생각했는데.. 한옥에서 살고있는 내 모습을 떠올리면 항상 옆에 가족들이 함께 있더라고. 전망좋은 아파트, 펜션마냥 아기자기 예쁜 주택 등등 다른 집에서는 혼자 살고 싶었는데, 한옥이라면 왠지 꼭 가족과 함께 살고싶다. 


저렇게 마루에 앉아서 엄마랑 소맥을 말아! 마시면서 그렇게 살고싶어 한옥이 더 간절히 생각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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