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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동생,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일본영화

예전에 비슷한 영화를 모아서 포스팅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일본영화 중에 유독 두 형제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가 많이 떠올랐었다. 대충 생각나는 것만 적어놓고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서야 쓰는 형과 남동생, 두 형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일본영화 다섯편.





마미야형제


절세미남도 아니고, 부자도 아니고, 이렇다할 사건사고도 없는, 하지만 나름 소소한 일상에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형제가 애인을 찾기위해 애쓰는 이야기. 


에쿠니 가오리의 스토리를 모리타 요시미츠의 영상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이 잔뜩 생긴다. 정작 영화를 보면서는 작가와 감독이 누구였는지는 관계없이 순진무구 천진난만한 두 형제가 마냥 귀엽고 애틋하고 정겹다. 사사키 쿠라노스케는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나와서 익숙했지만, 동생으로 나온 사람은 이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유명한 개그맨이라서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에서 아카시야 산마만큼이나 충격이었다. 일본 개그맨들 중에는 연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듯.  





중력 피에로


두 명의 주연배우도 '꺅'소리 낼만큼 좋아하는지라 잔뜩 기대했는데 거기에 요시타카 유리코도 나오고 무려! 와타베 아츠로가 중요한 역할을 연기한다. 이만큼의 캐스팅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고 소설원작다운 무게감까지 갖춰서 더 좋았던 영화.


성격은 다르지만 원만한 형과 동생사이로 살아온 두 남자는 마을의 방화사건을 시작으로 과거 자신의 가정에 일어났던 사건을 쫓게 된다. 살인, 방화, 강간 등등 자극적인 소재들이 난무하는데도 자극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건 그 사건들의 중심에 이 두 형제가 있어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아, 와타베 아츠로는 악역을 연기할 때도 멋졌고, 요시타카 유리코는 특이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 더 매력적이더라는!



 



우주형제


요즘은 뜸하지만 한 때 쉴새없이 일하며 다작배우로 이름을 새긴 오카다 마사키가 '동생'을 연기한 또 한 편의 영화. 그러고보니 오구리 슌도 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구나. 코미디는 '꽃보다 남자'의 루이로 스타반열에 오른 이후 이 영화에서 처음 본 듯.


우주와 별을 좋아했던 두 소년. 그 꿈을 무럭무럭 키워 어엿한 우주비행사가 된 동생과 백수가 되버린 형. 두 사람을 통해서 '꿈'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든다. 이 영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편인가본데 개인적으로는 볼만했다. 만화원작이라는 걸 감안하고 보면 "이게뭐야"소리는 안나올듯.



 




울지않아


부모의 이혼으로 헤어졌던 두 형제. 서로의 소식을 모른 채 자라서 형은 상점가 돈까스가게 주인이 되고 동생은 개그맨이 되었다. 어른이 된 두 사람의 재회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는 진행된다.


역시 소설도 드라마도 영화도 어쩌면 음악도, 뭐든 기대없이 접해야 만족감이 커지는구나. 이 영화도 그랬다. 에이타라는 배우에 솔깃하긴 했어도 큰 기대는 없었는데, 그렇게 무방비상태로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콧물 펑펑 흘렸다. 다시 생각해도 그렇게까지 울만한 스토리는 아니었는데 말이지. 코믹함으로 다가와 울컥함으로 끝나는 기괴한 영화. 제목에 반어법을 사용한 대표적인 영화라고 봄.







유레루


심리묘사가 훌륭한 영화. 국내에도 이 영화의 팬이 꽤 많은 걸로 안다. 오다기리 죠에 이끌려 보다가 카가와 테루유키의 팬이 되버리는. 두 배우의 연기는 물론이요 감독의 능력에 감탄했다. 깔끔한 엔딩임에도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질 않더라. 


부모님의 곁을 지키며 고향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형과 일찌감치 도시에 나가 잘나가는 포토그래퍼가 된 동생. 그런 형에게 사랑받았고, 그런 동생을 사랑한 여자의 죽음.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등장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감정의 밑바닥까지 깊숙이 들어가 보여준다. '형제'라는 미묘한 관계에서 가지게 되는 감정을 어쩌면 가장 현실적으로 표현한 영화가 아닐까.


잠깐의 등장이지만 중요한 역할을 맡은 여주인공을 마키 요코가 연기했는데, 요즘 자주 보여주는 이미지와는 달리 어딘가 처연하고 신비로운 느낌이다. 영화의 배경음악도 하나같이 좋은데, 특히 초반부 오다죠가 멋지구리 클래식카를 끌고 고향집으로 내려가는 부분에 흐르는 음악은 따로 MP3로 저장해두고 들을 정도다. 이 영화 OST앨범을 찾아본다는 걸 자꾸만 잊어버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