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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집필로 쓰여진 한국드라마

내가  이기적인걸까? 대학 때 딱 일주일 조별과제하는 것도 미치고 팔짝 뛰겠던데.. 작가님들은 어떻게 하나의 이야기를 함께 써내려갈 수 있는건지. 역할분담이라는 게.. 가능하긴 한가? 그것도 이 치열하고 매일이 전쟁같다는 대한민국 드라마판에서. 게다가 두 분이 함께 써내려가신 드라마들은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퀄리티가 좋더란 말이냐. 존경스럽고, 부럽다.



이선미, 김기호작가의 드라마




별은내가슴에


지금이야 첫 회부터 신데렐라캐릭터다, 싶으면 무조건 욕먹지만 이 때만하더라도 그 불쌍하면서도 씩씩한 여주인공의 등장은 한 마디로 센세이션이었다. 어렸을 때지만 또렷히 기억하는 3대 신데렐라. 최진실, 신애라, 김희선. 그리고 대표적인 왕자님 안재욱과 차인표..


아마 처음엔 차인표가 주인공이고 안재욱은 서브가 아니었을까? 무릎팍에 나와서 그런 말을 했던것 같기도, 아닌 것같기도. 이 드라마에서 시작된 두 명의 왕자님과 사이에 낀 신데렐라의 구도는 10년이 넘도록 유지되며 대한민국 드라마의 전형이 되기도.


본래 이선미작가님이 먼저 작품활동을 시작하셨고, 김기호작가님은 배우로 활동하다 이후 이선미작가님과 함께 공동집필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 첫 작품이 바로 ‘별은 내 가슴에’


 





발리에서생긴일


‘패션왕’이 방송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대했던 단 하나의 이유! ‘발리에서 생긴일’의 작가님 작품이라서!!! 그 때는 작가님이 누군지 자세히 몰랐는데 지금보니 이 분들 이셨구나. 근데 왜…또르르..


그러고보니 인물관계도가.. ‘별은 내 가슴에’랑 똑같..네?ㅋ 지금에와서 떠올려보면 억지스럽기도 하고, 상투적이고 막장스러운 요소도 엄청 많은데 왜 그토록 재밌게 봤을까? 배우들의 힘이려나?


어쩌면 90년대에 붐을 일으키셨던 분들인지라 요즘의 트렌드와는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확실한 건, 이 두 작가님은 어찌하면 TV앞에 앉아있는 여인네들의 마음을 녹였다 조였다 할 수 있는 지를 확실히 알고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들의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모두 탑스타로 만들어줬다는 것.


 


 


홍정은, 홍미란작가의 드라마


 




환상의커플


엄청난 화제를 낳았던 그 사건 이후 좀처럼 모습을 보기 힘든 – cf에서는 계속 보이시던데… – 한예슬. 논스톱에서 예쁘고 통통 튀는? 그냥 그런 누군가로 기억하던 그녀를 한 번에 빵!하고 톱스타로 만들어준 드라마. 다시봐도 싱크로율 최고! 이런 캐릭터가 또 있을까, 싶고 한예슬보다 이 역할을 더 잘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싶다. 정말이지 모든 면에서 신의 한수.


홍자매의 인기는 이 드라마에서 시작되었던가? 김수현작가님이나 노희경작가님같은 전통파(?)와는 확연히 다른 색깔로 팬덤까지 만들어버리신 홍자매.


 





쾌도홍길동


요즘 이런저런 사극에서 퓨전이라는 핑계를 내세워 역사고증은 완전히 짓밟아버리는 바람에 짜증이 지대로 나는 중이다. 덕분에 퓨전사극이라는 말만 들어도 치가 떨리는데, 이 드라마는 달랐다.


백치미를 뽐내는 영웅과, 선머슴같은 여주인공, 그리고 한 회 한 회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까지! 크.. 재밌었지~ 성유리는 이 드라마에서 아주아주 쪼~금 발전하기 시작했었고, 강지환은 명불허전 미워할 수 없는 능구렁이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고 나는 생각함 :)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건 아무래도 탄탄한 스토리와 캐릭터설정을 깔아주신 작가님들의 공이 크지 않을까나?


 





최고의사랑


이선미, 김기호작가의 그 인물설정을 고대~로 옮겨놓은 듯한 주인공들인데, 홍자매특유의 그 세세한 디테일덕에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특히 이 드라마의 대사들은 하나같이 코믹한데 가볍지 않고, 함축적인데 유치하고 그랬던 것같네. “극~뽀~오~옥”처럼.


 


 


홍진아, 홍자람작가의 드라마


 




태릉선수촌


그렇다. 홍자매는 또 있었다! 처음에 또 다른 홍자매가 있다는 걸 알고 긴가민가하며 깜놀했었다. 그래서 어느 자매가 어떤 작품을 썼던건지 대충 찾아봤는데, 확실히 좀 다르긴 다르더라. 홍정은,홍미란 자매의 작품들은 트렌디라는 느낌이 강했고, 홍진아, 홍자람 자매의 드라마들은 주인공들의 인간미랄까 갈등?고뇌? 그런 걸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 보여주는 느낌. 그러면서도 무거워지지 않게 잘 조율하는 느낌. ‘태릉선수촌’이 딱 그랬다. 표면적으로는 그냥 연애물이 될 수도 있는데, 보다보면 살짝 시니컬하다고 느낄 정도의 감정선이 들어가 있거든. ‘커피프린스’의 이윤정감독님 작품이라 유명하기도 했던 몇 안되는 단막극.


 


 





베토벤바이러스


김명민의 드라마 복귀작이라고 해서 “우와!”했고 줄거리와 캐릭터설정을 보고는 “읭?”했었다. ‘하얀거탑’이나 ‘무방비도시’ 에서 보여준 그런 역할을 예상했는데 이건 너무 코믹아닌가, 싶어서. 역시나 그의 명성답게 이런 캐릭터도 가뿐히 소화해버렸지만,ㅋㅋ


두 명의 서브주연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작품 속 설정처럼 김명민의 지휘와 여타 다른 조연님들의 다양함으로 안 볼 수는 없었던. 사실 내가 아는 홍진아, 홍자람 작가의 연속드라마는 ‘베토벤바이러스’뿐이다. ‘더킹투하츠’는 홍진아 작가님의 이름만 있더라고.. 단순히 생각하기에 ‘더킹투하츠’가 두 사람이 쓴 드라마이고, ‘베토벤바이러스’가 누군가 혼자 썼을 것같은 기분이 드는데..


 


 


김은희, 장항준 작가의 드라마


 




위기일발 풍년빌라


믿고보는 하균신! 망가져도 멋있는 하균신!! 이라서 보다가 빠져들어간 드라마. 신하균말고도 다른 배우들의 설정도, 에피소드도, 하나같이 우습고 재밌는, ‘케이블이니까 이게 가능하구나’싶을만큼 파격적이었던. 개인적으로는.. 하이킥시리즈보다 – 이것도 장항준작가님이 썼지만 – 풍년빌라가 더 매력적이다. 김은희, 장항준이라는 두 사람의 이름을 알게 되고 그들이 부부이며 때로는 따로, 때로는 함께 작업하는 능력자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준 고마운 풍년빌라.


두둥, 드디어 싸인! 두 작가의 이름을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드라마. 앞부분은 못보고 마지막회즈음만 봐서 사실 잘 모른다. 꼭 처음부터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못 보고 있는. 그 여배우가 키워드인 거 같긴 한데.. 으음.. 아무튼, 내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첫 회보고는 중독되버렸고 마지막 회에 가서는 만나기만 하면 이 드라마 이야기였으니 재밌다는 거겠지?


해피엔딩이 몽실몽실하니 좋긴 하지만, 엔딩에 아픔이 있어야 그 작품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그 안타까운 진실을 또 한 번 확인시켜 준 드라마. 앞부분을 못봤는데도 그 엔딩은 슬픈게 아니라 아프더라.ㅜ


김은희 작가님도 대단하지만 장항준이라는 사람은.. 영화감독, 시나리오작가, 진행자, 드라마작가에 심심하면 여기저기 특별출연까지. 아.. 정말이지 당신은 능력자. 당신을 가진 김은희 작가님도 능력자..


언뜻 생각해도 하나의 이야기를 두 사람이 함께 써내려가다보면 득이 될 때도 있겠지만, 의견조율이라던가 그런 점때문에 서로 부딪힐 때도 많을 것같은데.. 그런 충돌을 반복하면서 더 좋은 이야기가 생겨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짧게는 12회, 길게는 24회까지 쭉쭉 나가는 드라마를 혼자 써내는 작가님들도 대단하지만, 두 사람이 머리 맞대고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호응해가면서 함께 쓰는 작가님들은 또 다른 의미에서 멋지다.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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