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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이 잔뜩 나오는 여자영화 10편

작년 겨울이던가? 재작년겨울이던가? 한동안 보이지 않던 윤은혜와 박한별이 갑자기 자주 보인다 싶더니, 역시나 신작영화의 홍보를 하고 있었다. 마이블랙미니드레스라는 영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토크쇼 택시에도 나오고, 영화홍보의 필수코스라 할 수 있는 놀러와에도 나왔더군. 윤은혜를 필두로 박한별, 차예련 그리고 요즘 대세 유인나까지. 캐스팅만 들어봐도 '리얼함과는 거리가 먼 스토리이겠구나'싶었다. 쭉쭉빵빵 인형처럼 예쁜 여배우들만 등장하는 것이, 어쩐지 나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겠다싶은 느낌?

 




그리고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출연배우들만 보았을 때 영화에 대한 기대가 전혀 생기질 않았다. 그냥.. 화면도 내용도 예쁜 영화이겠거니,했을뿐. 그리고 역시나, 그냥저냥 저 여배우들이 캐스팅될법한 스토리더라는. 워낙 기대를 안한덕인지 생각보다는 괜찮다는 느낌으로 남았다.

여담을 좀 하자면, 윤은혜는... 언젠가부터 영화도 드라마도 꽝인듯. 그중에서도 이번에 드디어 끝난 '내게 거짓말을 해봐'라는 그 드라마가 최악. 커피프린스때가 정말 진리였는데말이지.

 

다시 돌아와서 이 '마이블랙미니드레스'라는 영화의 내용은 대충.. 화려해보이는 연영과 학생들의 꿈과 현실? 그런 이야기인데, 남자들은 어떨지 몰라도 여자들은 이런영화, 대부분 보고싶어진다. 작품자체에 기대를 걸어서가 아니라 '저 여자들이 영화속에서 어떤 옷을 입고 어떤 곳에서 어떤 수다를 떨며 어떤 연애를 할까'에 대한 단순한 궁금증이다. 다른 여자들의 수다를 들으면서 동질감을 느낀달까 안도감을 느낀달까. SEX AND THE CITY라는 미드가 괜히 10여년동안 사랑받으며 영화로까지 만들어진게 아니란말씀. 그래서 여자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영화를 모아봤다.

 



고양이를 부탁해

배두나, 옥지영, 이요원 등


20대초반이 된 여고 동창생들의 이야기, 고양이를 부탁해. 얘는 이래서 힘들고, 쟤는 이래서 힘들고, 모두들 물에 섞이지 못하고 둥둥 떠있는 기름방울같은 캐릭터들이다. 남녀불문하고 모두들 그 나이에는 그런거겠지? 불안하고 어설프고 헷갈리고. 그런 나이. 배두나와 이요원이 맡은 역할도 내 옆에 있는 친구이야기처럼 와닿았지만 옥지영의 가난하고 헤어나올 곳 없어보이는 그 역할이 내내 안쓰러웠던 기억이 난다.

 

독립영화계에서 몇 년간 러브콜을 받았던 영화, 여자를 위한 여자영화라 칭할만한 고양이를 부탁해.

 

 



 


처녀들의 저녁식사

강수연, 진희경, 임여진


점점 나도 저 영화속 언니들의 나이가 되어간다는 것이 참... 슬프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만 하더라도 언니라기보다는 이모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그만큼 지금에와서 다시보는 처녀들의 저녁식사라는 영화는 예전보다 더 팍팍 몰입이 된다. 멋있다고 생각했던 영화 속 강수연의 이야기가 이제는 '참 팔자사납다'싶은 친구의 이야기로 보이니원.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건,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그 음악을 흥얼흥얼 따라부르게 된다는 것. 단짝친구 딱 두 명만 불러서 술마시고 수다떨며 뒹굴뒹굴하고 싶어진다는 것.

 

강수연, 진희경, 김여진까지 참 연기잘하는 세 명의 여배우는 이제 영화에서 보기 힘들어졌는데, 반면 조연이랄까 단역이랄까 참 작은 비중으로 출연했던 두 명의 남자배우는 영화계를 주름잡고 계시니, 이런 기분을 격세지감이라고 하는건가.

 



 

 

육혈포강도단

나문희, 김수미, 김혜옥


할머니라 부르기엔 너무 짱짱한 그녀들의 코믹영화 육혈포 강도단. 경로원에 모여앉아 뜨개질을 하실 것같은 세 할머니들의 은행강도도전기,라고 요약하면 될까나. 하지만 은행강도가 되기위한 코믹한 에피소드들 속에 살짝살짝 보여주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관객인 내가 미안할정도로 처량하다. 몇 십년후 내가 60살이 되고 70살이 되었을 때.. 나와 함께 은행을 털어줄 친구가, 내 옆에는 남아있을까?

 

예고편만 봤을 때 올드미스 다이어리라는 그 시트콤이 팍하고 떠올랐다. 코믹하고 귀여운 세 명의 할머님들이 등장하시고, 심지어 김혜옥님은 실제로 시트콤에서도 딱 저런 캐릭터로 출연하셨었지. 참 엉뚱하고 말도 안되는 발상이지만, 충분히 웃기고 충분히 감동적이더라. 김수미선생님이야 워낙 코믹한 장르의 영화에 많이 출연하셨으니 말할 것도 없고 우리의 나문희여사는 어쩜 저렇게 모든 역할을 다 여유있게 해내시는건지. 가벼운 코믹영화라지만 이 세 분의 연기는, 출연료만 비싼 CF스타들이 찍어댄 영화들보다 몇백배 찐하고 멋있었다. 덧붙이자면, 임창정.. 너무 귀여우시더라! (건방져서 죄송해요..;;)

 


 

 


 

여배우들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


캐스팅만으로도 난리가 났던, 실제상황에 가까운 연출이라고해서 더 난리가 났던 그 영화 여배우들. 이 여섯 명의 배우들이 연말 시상식이 아니고서야 저렇게 모일 일이 있을까? 어쨌든 대단한 감독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저 캐스팅이 가능했는지 아직도 신기할뿐. 사실, 참 뻔한 스토리였다. 최지우와 고현정의 신경전도 워낙 홍보할 때 많이 들어서 별로 놀랍지 않았고. 하지만 시나리오속의 캐릭터가 아니라 여섯 명 각자의 진짜 모습, CF나 영화, 드라마에서 했던 연기가 아니라 본래의 그녀들을 보여줬다는 점은 인정한다. 100% 솔직했다는건 못믿겠고, 49%정도? 적어도 무릎팍에서 스타들이 보여주는 '토크쇼용 솔직함'보다는 인간적으로 와닿았다.


멋져보이고 완벽해보이는 여배우들이 자신의 치부를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장면을 보면서 어쩌면 나는, 자기위로에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저 사람들도 살찔 걱정을 하는구나, 이혼도 하고, 컴플렉스도 가지는구나'하는 위안.

 





 


울랄라 씨스터즈

이미숙, 김원희, 김현수


큭큭. 이 한 장면만 봐도 웃음이 터져나오네. 지지리도 장사안되는 라라클럽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네 여자들의 이야기. 영화자체의 스토리보다도 배우들, 특히 이미숙의 코믹연기가 쉴새없이 빵빵 터지는 울랄라 시스터즈. 10년전에는 코믹영화를 이렇게 찍었구나싶을만큼 촌스럽고 뻔하고 황당하지만, 확실히 웃기다! 지금껏 본 코믹영화중에서 최고로 뽑을만큼! 이것도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인물들간의 진솔한 대화나 에피소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런닝타임 내도록 그저 웃기기만 한다. 코믹챔프같은 만화책에 실릴법한 이야기를 실사로 옮겨놓은 영화라고 보면된다. 그런데, 실컷 웃다가 영화가 끝나고나니 부럽더라. 비록 만화같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나이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모든게 다른 네 명의 여자가 계속 옆에서 울고 웃고 하면서 살면, 참 든든하겠구나. 어쩌면 애인 100명보다 훨씬 든든하겠구나"싶어서. 아니, 그래도 애인은 있어야지..싶기도하고.ㅎ

 

이 다섯편 모두, 나에겐 별점 4개이상의 영화들. 멜로영화는 애인과 보고 휴먼영화는 혼자 보더라도 이 다섯편의 영화만큼은 말많고 시끄럽더라도 꼭 친구들이랑 맥주캔 팟~하고 마시면서 함께 보고싶다. 얄밉지만 보고싶고, 귀찮다가도 고마워지는, 그런 여자친구들과 함께 보고싶어지는 영화들. 단, 마이블랙미니드레스는 제외하고 :)



이외에도




8명의 여인들

뤼디빈 사니에르, 까뜨린느 드뇌브, 엠마뉴엘 베아르, 비르지니 로도엥, 이자벨 위페르 등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제니퍼 애니스톤, 스칼렛 요한슨, 드류 베리모어, 제니퍼 코넬리, 지니퍼 굿윈






아수라처럼

오오타케 시노부, 쿠로키 히토미, 후카츠 에리, 후카다 쿄코






플라워즈

스즈키 쿄카, 타케우치 유코, 나카마 유키에, 히로스에 료코, 다나카 레나, 아오이 유우


등의 영화들도 여자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쟁쟁한 여배우들이 우르르 나와주시는 영화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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