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ST

웹툰원작 한국영화

벌써 20여년전이 되버린 초등학교 시절 아니, 그 때가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바뀌기 전이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무튼 어렸던 그 시절에 다사다난했던 가정사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게 해줬던 건 공부도, 친구도 아니었다. 개라도 한 마리 길렀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도 않았고..


지금의 윤후나 지아 또래였던 나는 다름아닌 만화책에 푹 빠져 있었다. 본격적으로 만화방을 들락거리며 연재되는 단행본을 챙겨보기 시작한 건 중학교에 입학한 이후. 시작은 문구점에서 연필이며 노트 등과 같이 판매하던, 전과 – 요즘도 있으려나? -의 옆자리에 나란히 자리했던 윙크, 밍크같은 두툼한 만화잡지였다. 나는 주말이면 아빠 손을 잡고 문구점을 갔었는데, 그 때만 해도 내가 사달라는 물건은 다 사주던 아빠는 한 달에 한 번, 전과와 함께 그 옆에 나란히 놓인 그 만화잡지를 사줬다.


시대는 바뀌어 이제 데스크탑이든 노트북이든 스마트폰이든,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통하는 시대. 내 추억 속의 그 두툼했던 만화잡지 대신 포털사이트에 연재되는 웹툰이 흥하고 있네. 요즘 초등학생들은 아마도..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겠지?


처음엔 진짜 만화가와 웹툰 만화가는 격이 다르다며 차별하던 나도, 이제는 그들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겠다. 영화계가 주목하는 웹툰작가들이, 관객들이 그 실력을 인정해준 웹툰들이 넘쳐나는, 지금은 웹툰원작한국영화 전성시대니까.


 





26년 (2012)

26Years 
8.3
감독
조근현
출연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
정보
드라마 | 한국 | 135 분 | 2012-11-29


강풀. 만화나 웹툰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그 이름. 이게 필명인지 실명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단한 사람. 그 사람이 그린? 쓴? 웹툰은 책으로도 만들어졌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것도 몇 편이나, 끊임없이. 그만큼 대중성을 가진 유명웹툰작가.


그 사람의 작품 중 요즘 가장 와닿는 26년. 이제라도 그 사람의 은닉재산을 뒤적거리게 되어 다행인걸까, 이제서야 뒤적거리게 되어 불행인걸까. 뒤적거린다고 뒤에 숨겨진 돈과 권력을 모두 박탈할 수 있긴 한걸까? 참으로, 씁쓸하다. 작품 속 인물들과 겹쳐질 많은 사람들이 어딘가에 실존하리라 생각하면 더더욱 씁쓸하다. 영화자체는 별로였지만, 기획의도는 정말이지 시대반영 제대로 되었다고 생각함.


 


 





그대를 사랑합니다 (2011)

I Love You 
9.5
감독
추창민
출연
이순재, 윤소정, 송재호, 김수미, 오달수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18 분 | 2011-02-17


노년의 로맨스를 누가 주책맞다고 비웃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중간중간의 그 코믹함은 참을 수가 없더라고.. 게다가 선생님들께서 오죽 연기를 잘 하시냐는 말이지.. 웃다가, 찡하다가, 울다가. 작가를 꿈꾸던 감독을 꿈꾸던 혹은 그런 쪽으로 관심이 없더라도 한번 쯤은 상상해봄직한 우리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사랑이야기였지만, 강풀이라는 사람이 만든 이야기이기에 상투적이거나 어색한 느낌없이 감동적으로 그려진 듯.


이순재선생님 옆에선 김수미선생님도 저토록 사랑스럽구나라고 느꼈던 기억이 가장 크네.


 


 





이웃사람 (2012)

The Neighbors 
8
감독
김휘
출연
김윤진, 마동석, 천호진, 김성균, 김새론
정보
스릴러 | 한국 | 110 분 | 2012-08-22


강풀원작의 릴레이는 계속되어 이번엔 분위기가 확 다른 스릴러물! 이걸 내가 왜 못보고 지나쳤더라..

보신 분들에게 묻고 싶다. 원작이 더 재밌나요, 아님 영화가 더 재밌나요? 두 작품 모두 챙겨봐도 괜찮을까요? 그리고.. 혼자 봐도 될까요? 무서운 건 싫지만 원작자도 배우들도 하나같이 보고싶게 만드는 사람들. 그런데 보고나면 내 이웃사람들을 경계하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아.. 나의 소심함이란.ㅠ


 


 





바보 (2008)

Ba:Bo 
8.1
감독
김정권
출연
차태현, 하지원, 박희순, 박그리나, 박하선
정보
드라마 | 한국 | 97 분 | 2008-02-28

그랬다. 어딘선가 차태현이 송혜교와 하지원에게 미안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함께 한 영화가 흥행하지 못한 게 그 이유였는데. 그게 뭐, 딱히 차태현 잘못은 아니지만 사과를 하더라고.

줄거리만 봐도 훈훈하고 코 끝이 찡해질 스토리이건만, 사실 딱히 영화로 보고싶을만큼은 아니..라고 느낀건 나 뿐이려나? 뭐랄까, 조금은 심심한 듯 소소하게 예쁘고, 아픈 사랑이야기. 적어도 국내 극장에서는 오래 걸리는 걸 본 적이 없거든. 일본이라면 또 모를까.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참으로 내 취향♥ 강풀웹툰 중 특히 좋아하는 이야기 중 하나라는


 


 





이끼 (2010)

Moss 
7
감독
강우석
출연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선, 허준호
정보
드라마, 범죄 | 한국 | 163 분 | 2010-07-14


이 포스팅을 하기 전까지는 강풀말고는 아는 웹툰작가가 없었다. 근데 윤태호라는 사람도 두 편이나 영화로 만들어지는 걸 보니 아마 그 업계에서 꽤 유명한 사람인듯.


이끼는 극장에서 보고 꽤 인상적으로 남았었건만 웹툰원작인 줄 이제서야 알았네. 원작의 팬들은 대부분 실망이라는 평이 많았고, 나처럼 웹툰을 안 보고 영화만 본 사람들 중에서도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던가 하는 이유로 그닥 평점이 좋진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하긴.. 중반 조금 넘어서면서부터 반전이랄까 클라이막스, 엔딩까지 중요한 요소가 훤히 내다보여서 재미가 반감되긴 했지.


‘은교’에서 박해일의 노인분장으로 이렇다 저렇다 말들이 많았던 기억이 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끼에서의 정재영이 했던 분장이 더 어색해서 거슬렸다. ‘은교’보면서는 딱히 거슬리지는 않았는데, ‘이끼’에서는 살짝 미간에 주름이 잡히며 찝찝했거든. 내가 정재영을 박해일보다 더 좋아하는걸까..?


 


 





미생 프리퀄 (2013)

Incomplete Life : Prequel 
8.5
감독
손태겸, 김태희
출연
임시완, 창민, 김보라, 바로, 조희봉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액션, 공포 | 한국 | 60 분 | 2013-05-24


그러했던 ‘이끼’의 원작자 윤태호원작웹툰이 또 한 편, 영화로 개봉했다. 그것도 임시완이! 주연으로 :)

왠지 사심가득하여 부끄럽지만 원작의 팬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걸 보아하니, 보고서 시간 아깝지는 않을듯. 조희봉선생님도 출연하시니 더 든든하고.


바둑을 모티브로 사회의 인간관계를 분석하는? 뭐 그런 이야기라고 한다. 근데 예고편이랑 사진 몇 장 찾아보면서는 왠지 음침한게 ‘데스노트’ 느낌이 물씬나네. 아직 못 봤지만 기대중!!


 


 





몽타주 (2013)

Montage 
8.4
감독
정근섭
출연
엄정화, 김상경, 송영창, 조희봉, 정해균
정보
스릴러, 드라마 | 한국 | 120 분 | 2013-05-16


아마도 필명인듯한 단우 원작의 몽타주. 얼마 전 개봉했었는데.. 김상경아저씨가 인터뷰에서 드디어 ‘살인의추억’에서 벗어난 느낌이라며 개운해하는 걸 보고 꽤 기대했었는데… 못.봤.다.!!!

평점이 좋으니 DVD든 블루레이든 뭐든, 어떻게든, 볼 수 있는 경로가 생기리라. 아니면 곤란하다..


 


 


무서운 이야기 2 (2013)

Horror Stories II 
6.6
감독
김성호, 김휘, 정범식, 민규동
출연
성준, 이수혁, 백진희, 김슬기, 정인선
정보
공포 | 한국 | 96 분 | 2013-06-05

이 영화가 옴니버스인데.. 그 중 한 편이 오성대라는 작가의 작품을 원작으로 만든건지, 아니면 그 분의 작품들을 옴니버스로 엮은건지, 모르겠다. 원체 공포영화는 보지도 못할 뿐더러.. 평들이 하나같이 별로. 근데 요즘 완소녀인 우리 김슬기양이 출연했네? 게다가 고경표군도 출연했네? 그럼 장진사단이 밀어준..건가? 아님말고.


 


 




전설의 주먹 (2013)

Fists of Legend 
7.4
감독
강우석
출연
황정민, 유준상, 이요원, 윤제문, 정웅인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53 분 | 2013-04-10

감독 강우석 출연 황정민, 유준상, 이요원, 윤제문, 정웅인, 성지루

이윤균 그림, 이종규 글로 만들어진 웹툰이 ‘전설의 주먹’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건 아마도 나만의 편견일 수 있는데.. 강우석감독이 웹툰이든 소설이든 누군가의 원작을 가져와 영화로 만들었다는 게 꽤나 놀랍다. 내가 가진 이미지로는 감독으로서의 프라이드가 높아서 직접 시놉을 처음부터 쓰고, 직접 찍고, 편집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만족못할, 그런 사람같았는데 말이지. 그만큼 원작이 출중했던걸까?


어찌되었던 스토리도 연출도 배우들의 연기도 꽤 칭찬하며 봤던 영화. 포스터에서 주는 남자의 내음새가 너무나도 짙어서 표끊기 전에 머뭇거린 시간이 아까웠던. 볼 수 있으면 또 보고싶네. 원작웹툰도!


 


 


은밀하게 위대하게


감독 장철수 출연 김수현, 박기웅, 이현우, 손현주

Hun? 본인의 정체를 요렇게 숨겨놓으신 분의 아~주 유명한 웹툰. 사실 챙겨보는 웹툰이 딱히 있거나 하지도 않고 영화랑 관련된 거아니면 큰 관심도 없다. 그런데 이 웹툰의 제목은 알고 있다. 그만큼 유명한 작품이기에, 게다가 꽃미남배우들이 총출동하고, 그리고! 그리고! 믿고보는 손현주 아저씨까지 출연한다기에 제작당시부터 화제였던 ‘은밀하게 위대하게’


대충 스토리도 알고 있고 해서 딱 생각했던 만큼 재밌게 봤는데 함께 본 친구의 감상이 색달랐다. 그 친구는 원작웹툰의 팬으로, 세 명의 꽃미남주인공들을 탐탁치 않아 했다. 캐스팅한 이유는 알겠으나 자기 취향이 아니라던가? 상영관 계단을 내려오면서 그 친구는 “와.. 김수현 목소리.. 와아..”


‘해를 품은 달’을 보면서도 김수현에게 반하지 않았던, 내 주변에서는 유일하게 김수현을 불호!라고 외쳐대던 그 친구가 반할만큼 김수현도 멋졌고, 박기웅이나 이현우도 싱크로율이 꽤나 훌륭했지. 손현주아저씨? 말이 필요없고^^


찾느라고 찾아봤는데 이 정도밖에는 못 찾겠네. 다음엔 만화원작이나 찾아볼까? 대부분이 일본만화인 경우가 많겠지만.. 많기는 엄청 많을텐데. 근데 웹툰원작영화가 점점 많아지는 건 좋은 현상인지, 안좋은 현상인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