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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간첩소재 영화모음

세상이 참 흉흉하다. 오랜만에 얼큰하게 취해서 전화한 아빠는 언제 전쟁날 지 모르니 수중에 돈 백만원은 들고 다니라며 열변을 토하셨다. 근데 왜 난 자꾸만 국내의 사건을 어떻게든 덮으려 일을 더 키우고 있다는 음모론자스러운 생각을 하게 되는건지. 

 

범죄없는 나라, 전쟁걱정없는 나라, 정치인들의 비리에 눈살찌푸리지 않아도 되는 나라..에 살고 싶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이 우리나라니까..가끔은 무섭고 자주 분통이 터지지만 열심히 살아봐야지.

 

생뚱맞았지만 그래도 내 걱정해주는건 부모님뿐이구나 다시 한번 느끼며 조금 기쁘기도 했던 아빠의 전화덕에 생각난 주제, 북한 또는 간첩과 관련된 영화들.

 

 

남남북녀

감독 정초신 출연 조인성, 김사랑, 공형진, 허영란 개봉 2003 한국영화



멋진 스타일과 세련된 매너로 작업왕의 명예를 얻은 남쪽의 김철수와 엘리트 여대생으로 높은 콧대와 자존심을 자랑하는 북한 여성 오영희.

 

이 둘은 각각 남과 북의 대학생 대표로 “고구려 상통고분 연변 발굴단”에 참여하게 된다. 오로지 머릿속에 여자 생각밖에 없는 철수는 삼포강변의 충격으로 다가온 영희를 향해 멈출 수 없는 운명의 작업에 들어간다.

 

 

'그 겨울'로 포텐 제대로 터트리신 조인성이거늘..조인성 김사랑 연기인생의 최악의 오점인 영화라는 한줄평이 참 인상적이구나. 이 와중에 공형진은 다찌마와 리같아.ㅋㅋ

1967년에 신성일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가 있는데 그건 전통멜로라고. 왠지 그 쪽이 더 보고 싶으나 어딜가면 볼 수 있을꼬.

 


 

만남의 광장

감독 김종진 출연 임창정, 박진희 개봉 2007 한국영화



우리 마을에 ‘수상한 선생’이 나타났다! 웃음 잘 날 없는 그곳, <만남의 광장>‘삼청교육대’에서 선생님이 오셨다!강원도 인적 드문 곳에 위치한 평화로운 마을 청솔리. 이 작은 마을 분교에 오랜만에 새로운 선생님이 부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곳에 부임하기로 한 진짜 선생님 장근(류승범)은 부임 도중 지뢰밭에서 때 아닌 노숙(?)생활을 시작하고, 우연히 마을을 지나던 ‘삼청교육대’ 출신의 공영탄(임창정)이 선생님으로 자리 잡는데..

 

흔히 드라마에 출연하거나 예능MC를 맡는 아이돌한테 만능엔터테이너라고 막 치켜세워주던데, 임창정쯤은 되줘야 그 수식어를 달 수 있지 않을까? 노래방에서 '고해'를 부르는 남정네는 한탄스럽지만 임창정의 '이미 나에게로'나 '그 때 또다시'를 부르는 남정네는 황홀하더라는.. '색즉시공'이 워낙 빵 뜨며 화제작이 되어서인지 그 후로 코믹한 영화위주로 찍는건 안타깝지만 코믹이든 휴먼드라마든 연기도 잘하고. 이 영화도 호불호가 극심히 갈리는 편이지만 일단 모티브가 좋다는 점, 그리고 임창정의 연기가 압권이라는 점에는 대부분이 동감할듯.

 


 

푸른 눈의 평양 시민

감독 대니얼 고든 출연 제임스 드리스녹, 찰스 로버트 젠킨스 개봉 2006 영국, 북한

 

 

냉전이 한창이던 1962년,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는 사건이 남북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DMZ(비무장지대)에서 일어난다. 순찰을 돌던 미군 병사 드레스녹이 38선을 넘어 북으로 망명해버린 것이다. 다른 미군 망명자들과 함께 드레스녹은 ‘돌아갈 수 없다면, 평양 사람으로 살아가자!’고 결심하고, 북한 사람들의 말과 글을 배우고, 사상과 생활을 익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급기야 영화 배우로 변신, 인기 스타로 떠오른다. 

 

세상엔 정말이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라고 또 한 번 느끼게 되는 이야기. 드라마틱한 전개와 재미를 원한다면 이 다큐를 보지 말기를. 이 남자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누구라도 '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로 담아내야겠다고 생각할텐데, 왜 다들 재미없다고 혹평인거지..

 

근데 아저씨, 지금도 잘 지내고 계시려나? 궁금하고 걱정된다.

 

 

 

그녀를 모르면 간첩

감독 박한준 출연 김정화, 공유 개봉 2004 한국영화


 

타고난 미모와 지성, 날렵한 무술까지 겸비한 림계순은 거액의 공작금을 가지고 사라진 김영광을 잡기 위해 임진강을 헤엄쳐 남한으로 왔다. 이름을 효진으로 바꾸고 패스트푸드점에 위장취업해 사라진 김씨를 찾는 임무를 수행중이던 그녀는 심한 변비와 우황청심환때문에 삼수생의 길을 걷고 있는 최고봉을 만나게 되는데..

 

시놉을 읽자마자 번뜩 남상미가 생각나더라. 김정화도 예쁘지만 여주인공을 남상미가 연기했으면 더 몰입이 잘 되었을런지도?ㅋ 근데 정말 남자는 남한남자, 여자는 북한여자가 진리인가요? 하나같이 남한남자랑 북한여자가 꽁냥거리는 설정이네;;

 



 

태풍

감독 곽경택 출연 장동건, 이정재, 이미연, 김갑수 개봉 2005 한국영화

 

타이완 지룽항 북동쪽 220km 지점 해상에서 운항 중이던 한 선박이 해적에게 탈취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국정원은 탈취당한 배에 핵 위성유도장치인 리시버 키트가 실려있었다는 사실과 그 선박을 탈취한 해적이 북한 출신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비밀요원을 급파한다. 

 

한반도를 날려버리겠다는 일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 온 해적 ‘씬’(장동건)은 리시버 키트를 손에 넣고 이제는 그의 오랜 계획을 실행하려 한다. 20여년 전, 가족과 함께 남한으로 귀순하려 했으나 중국과의 관계를 우려한 한국 정부의 외면으로 북으로 돌려 보내지던 중 온 가족이 눈 앞에서 몰살당하는 모습을 지켜 본 ‘씬’은 그 때부터 증오를 키우며 살아온 인물이다. 그의 가슴엔 오직 뿌리깊은 분노와 어릴 적 헤어진 누나 ‘최명주’(이미연)에 대한 그리움만이 살아있다.

 

한편 비밀리에 파견된 해군 대위 ‘강세종’(이정재)은 방콕 등지에서 씬의 흔적을 뒤쫓다 러시아까지 추적망을 좁혀간다. 암시장에서 매춘부로 살아가고 있는 ‘씬’의 누나 ‘최명주’를 만난 ‘세종’은 그들의 기구한 가족사를 알게 되고, 추격을 거듭할수록 ‘세종’의 마음에는 ‘씬’에 대한 연민이 자리잡는다. 하지만 삼척 대간첩 작전 중 조국을 위해 전사한 아버지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세종’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장동건, 이정재, 이미연이라는 어마어마한 캐스팅에 150억이라는 제작비. 그리고, 감독이 곽경택! 기획단계부터 이건 정말 대박이라며 한국영화 역사상 최대스케일의 최고흥행작이 될꺼라며 난리였었지. 그러나.. 다른 관객들은 어땠을런지 모르겠는데 나같은 경우엔 역시 이정재는 진짜진짜 연기를 잘한다는 느낌말고는 아~무것도 남는게 없었다. 소재도 설정도 꽤 좋았는데 편집의 문제일까 뭘까? 아쉬움.

 

 

 

간첩 리철진

감독 장진 출연 유오성, 박인환, 박진희 개봉 1999 한국영화

 

남파 간첩이 한낮의 거리에서 벌인 인질극, 한 명이 목숨을 끊고, 한 명은 달아난다. 때를 같이 해 리철진(유오성)이 북한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슈퍼 돼지 유전자 샘플을 훔쳐오라는 지시를 받고 남파된다. 


철진이 간첩이라고 하기엔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택시강도를 당하자 공작금을 기다리고 있던 오선생(박인환)은 그의 자질을 의심한다. 가방을 열어본 택시강도들은 가방을 안기부원의 것으로 착각, 돌려주기 위해 안기부에 찾아갔다가 간첩으로 오인되는데...


그렇구나.. 장진 영화였구나. 그러고보니 왠지 그럴듯하네. 심각하고 진지하게 만들어질 것같은 이야기를 참으로 가볍고 코믹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 이른바 장진류 영화를 좋아한다면 꼭 한 번 보길 추천. 그나저나 유오성아저씨는 요즘 왜 영화 안찍으시나요? 연기 잘하시는데..




의형제

감독 장훈 출연 송강호, 강동원 개봉 2010 한국영화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의문의 총격전에서 처음 만난 두 남자, 국정원 요원 한규와 남파 공작원 지원. 

작전 실패의 책임을 지고 한규는 국정원에서 파면당하고, 지원은 배신자로 낙인 찍혀 북에서 버림받는다.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을 속이고 각자의 목적을 위해 함께 하게 되는데…

적 인줄만 알았던 두 남자.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로서 남자로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지원에게 6년 전 그날처럼 북으로부터 지령이 내려오게 되고

한규와 지원은 인생을 건 마지막 선택을 하게 된다. 


나는 이 영화가 그렇게 슬펐더랬다. 희한하게도 그토록 멜로나 조용잔잔한 휴먼드라마? 뭐 그런 영화만 주구장창 보는 편인데 어쩌다 남자들만 잔뜩 나오는 영화를 보고 펑펑 울곤한다. '의형제'와 '오브라더스'는 내 인생 최고의 최루성영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떻게 끝날까..' 조마조마 가슴졸였었는데. 엔딩이 기억나질 않는다. 다행인가 불행인가. 다시 보면 또 울어버릴런지도. 그나저나 신성일할아버지 다작하셨네. 1965년에 최무룡할아버님과 동명의 영화를 찍으셨군요. 



쉬리

감독 강제규 출연 한석규, 최민식, 송강호, 김윤진 개봉 1998 한국영화


국가 비밀기관 OP의 특수요원인 중원(한석규)과 장길(송강호)은 최근 일어난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이다. 제보를 약속한 무기밀매상 보스 임봉주가 눈앞에서 저격당하자, 둘은 저격 스타일을 보고 북한 특수요원 이방희가 활동을 재개했음을 안다. 


북에서는 이방희의 특수교관이었던 박무영(최민식)이 북한 특수 8군단과 함께 내려오고 유중원과 이장길은 최근의 암살이 국방부에서 개발한 CTX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깨달은 둘은 국방과학 연구소로 향하지만 이미 박무영이 CTX를 탈취한 상태다. 


항상 적은 한 발 앞서 OP의 상황을 알게되고 OP 내부에서는 서로를 의심하게 된다. 명현(김윤진)과 결혼을 앞둔 중원은 명현을 피신시키는데...


내 기억에 한국영화가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을 거듭하며 인정받기 시작한건 '올드보이'의 개봉무렵이지싶다. 그 이전에도 임권택감독님의 수상이 있었다지만 지금처럼 주르륵~ 만들었다하면 주르륵~ 상을 휩쓸거나 해외개봉을 하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그랬던 90년대의 마지막해. 20세기 최고의 한국영화로 기록되는 쉬리. 한석규와 최민식의 조합.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해안선

감독 김기덕 출연 장동건, 김정학, 박지아, 유해진 개봉 2002 한국영화


평온해 보이는 동해안의 바닷가. “경고! 밤 7시 이후 이곳을 접근하는 자는 간첩으로 오인되어 사살될 수도 있습니다” 라는 경고판이 서 있다. 남들 노는 시간에 홀로 훈련에 열중하며 간첩을 잡겠다는 각오에 찬 강상병. 어느 날 밤 군사경계지역 안에서 술이 취한 채 위험한 정사를 벌이던 두 남녀(영길과 미영)가 강상병의 야시경에 잡힌다. 푸르스름한 남자의 등짝을 본 강상병은 두려움에 휩싸인 채 총을 쏘아대고, 남자의 몸은 탄발과 수류탄에 찢겨 흩어진다. 


시체를 본 강상병은 하얗게 질리지만 간첩 잡은 해병으로 표창을 받고 휴가를 나온다. 그는 애인(선화)에게 민간인을 죽였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강상병은 점점 난폭한 행동을 하다가 마침내 정신적인 장애로 의가사 제대를 하지만 그 후에도 박쥐 부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한편, 애인을 잃은 미영은 철책선 주위를 맴돌며 야릇한 미소를 흘리고, 돌아온 강상병과 미영으로 인해 해안선은 불안한 기운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에? 김기덕감독작품에 장동건이라고? 응? 뭐? 가 당시 나의 반응이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비슷했으리라 본다. 그 두사람에 대한 편견이랄까 뭐 그런게 있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거든. 김기덕감독=추상영화, 예술영화 인데 반해 장동건= 미남으로 설명되는 전형적인 상업배우, 인데 이 두사람의 작품이라니. 의심반 기대반이었는데 영화끝날 때 혼자 속으로 '와...'했었다. 이 영화가 꽤 호평을 받았는지라 장동건이 쭉 이 노선으로 갈 줄 알았는데 작년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보니 역시나 그 곳이 장동건의 자리이구나싶었다.




간 큰 가족

감독 조명남 출연 감우성, 김수로, 신구, 김수미, 성지루, 신이 개봉 2005 한국영화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마누라 앞에서 북에 두고 온 마누라 타령만 해대는 간큰 남편 김노인은 오매불망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만나는 게 소원인 실향민이다. 여느 때처럼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 신청서를 내고 돌아오던 김노인은 그만 발을 헛딛고 계단에서 굴러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가족들은 김노인이 ‘간암 말기’라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간암 말기 아버지에게 50억 유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 하지만 이 유산은 ‘통일이 되었을 경우에만 상속받을 수 있다’는 기이한 조항을 달고 있다.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과 자칫 통일부로 전액 기부돼 버릴 뻔한 50억 유산을 사수하기 위해 가족들은 ‘통일이 되었다’는 담화문을 담은 가짜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해 임종 전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감쪽같이 가짜 통일 상황을 믿게 만드는 데 성공하는데...


김수미할머니와 김수로아저씨. 더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리. 배꼽잡고 굴러다닐만한 코미디영화다. 하지만, 그 코미디 안에 실향민의 사연이 있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마냥 유쾌하게 웃으며 가볍게 보고 넘길 수는 없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감독 박찬욱 출연 이영애, 이병헌, 송강호, 김태우, 신하균 개봉 2000 한국영화


비무장지대 수색 중 지뢰를 밟아 대열에서 낙오된 이수혁 병장(이병헌)은 북한군 중사 오경필(송강호)과 전사 정우진(신하균)의 도움으로 다행히 목숨을 건진다. 이를 계기로 그들은 친해졌고 이수혁 병장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그들을 만나러 간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이 만나는 장면을 북한군에게 들키고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내던 그들은 서로 총부리를 겨눈다. 그리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북한 초소에서 총성이 울린다. 북한 초소병 정우진이 죽고, 그 옆에 중년의 북한 중사 오경필도 총에 맞아 쓰러져 있다. 


군사분계선 한가운데서 이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이수혁 병장이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된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중립국 감독위원회 소속의 한국계 스위스인 소피 장 소령(이영애)이 파견된다. 그녀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들을 만나는데...


한석규+최민식에 이은 최강조합. 송강호+신하균+이병헌. 최신개봉작도 좋지만 옛날영화를 보다보면 이런 재미가 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도둑들이나 신세계같은 럭셔리캐스팅도 있긴하지만- 명배우들의 향연! 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영화란 말이더냐.


소설이 원작이란건 최근에 알았는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어쩌면.. 읽지 않는게 나을지도. 어차피 배우들의 얼굴과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고스란히 떠오를테니까.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당연히 포함시켜야 하는데, 요즘같아선 북한이 아니라 중국에서 보낸 첩자가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드는 김수현이기에, 매우 속상하므로,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