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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에서 커리어우먼 멘토찾기

여름에 태어난 아이는 추위를 많이타고, 겨울에 태어난 아이는 더위를 많이 타는 법이라던데. 그래서인지 8월에 태어난 나는 이 맘때가 되면 으실으실 오한이 들고, 손발이 항시 얼음장이 되버리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되버린다. 정작 12월무렵 한 겨울이 되면 괜찮은데 선선한 가을이 끝나려고 하는 딱 이 맘때는 곰이나 개구리처럼 동면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



그래서 3~4년전쯤 이 위태로운 시기를 어떻게 해야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찾은 해결책!

주인공들이 쉴새없이 뛰어다니는,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사람들이 등장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찾아보는거다.


경험상 한가지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담는 일본드라마를 보는 게 가장 효과가 좋았다. 드라마이니 현실과는 꽤나 다르겠지만 ‘저 직업은 저런 일을 저렇게 하는 거구나’하는 깨달음도 있으니 나처럼 나태하고 게으른 사람뿐아니라 특정 직종을 향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 보는 것도 좋을듯.


주인공에 감정이입해서 나도 의욕충만, 혈기왕성해지려고 찾아본 일드이다보니, 아무래도 성별이 같은 직종별 커리어우먼이 등장하는 일드목록으로 :)





선생님 in 고쿠센


학원물빼고는 논할 수없는 일본드라마이기에 당연히 학교선생님도 매 분기마다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고쿠센의 나카마 유키에. 무시무시한 야쿠자집안의 아가씨임에도 정작 본인은 덜렁거리는 칠푼이. 그런 칠푼이 초짜 선생님이 문제아들만 득실거리는 남고에서 살아남는(?) 다분히 만화같은 드라마. 유치하지만 기분좋게 볼 수 있는 대표적 일드다. 내가 저 드라마속의 남학생이었다면 아마도 저 선생님이 첫사랑이 되지 않았을까?


+ 선생님이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일본드라마

학교는 가르칠 수 없다 / 독신 / 소중한 것은 모두 네가 가르쳐줬어 / 검은 여교사 / GTO / 마녀의조건 / 고교입시 / 여왕의교실 등


 


 


승무원 in 굿럭


젊고 날씬하고 예쁜! 승무원이 아닌, 연륜있는 쿠로키 히토미가 연기했던 굿럭에서의 승무원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파릇한 청춘을 전부 하늘 위에서 보내고 이제는 공항에서 일해야하는 전환점에 있는 모습이 짠해서겠지. 살짝 등장하는 기장과의 러브스토리도 좋았고, 때로는 따끔하게 때로는 다정하게 후배들을 대하는 모습도 멋있었던 베테랑 승무원. 굿럭을 본 이후로 쿠로키 히토미를 보면 ‘완숙미’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 승무원이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일본드라마

어텐션 플리즈 / 도쿄 에어포트 / 내사랑 사쿠라코 등


 


 


변호사 in 리갈하이


사실 변호사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일본여배우는 아마미 유키인데, 굳이 리갈하이의 아라가키 유이를 고른 이유는… 최신작이기도 하고, 리갈하이 이전에 전개걸에서도 변호사로 나왔었기에! 아마미 유키가 노련한 전문직여성을 떠올리게 한다면 아라가키 유이는 아무래도 나이탓인지 서툴지만 열심히하는 신입의 느낌이다. 정의감에 불타는 법조인을 꿈꾼다면 리갈하이를, 완벽하고 멋진 전문변호인을 꿈꾼다면 아마미유키의 이혼변호사를 추천.


+ 변호사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일본드라마

이혼변호사 / 7인의 여변호사 / 전개걸 / 카바치타레(변호사는 아니지만..비슷함) 등


 


 


요리사 in 마이리틀쉐프


전설적인 쉐프였던 아버지를 여의고 시골의 작은 식당에서 요리를 하다가 우여곡절끝에 도쿄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하게 되는 여주인공. 스토리는 그저 그런데 매 회 요리를 구상할 때마다 눈동자에서 반짝~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일드. 역시나 유치하지만, 기분은 좋아진다. 똑같은 재료를 나한테 주면 저렇게 만들 수 있을까싶어 부러워지기도 하고.ㅎ


+ 요리와 관련된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일본드라마

임금님의 레스토랑 / 밤비노(카리나가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 맛있는 프로포즈 / 오센 / 철판소녀아카네 / 고잉마이홈(요리사? 푸드코디네이터?) 등


 


 


호텔리어 in 분기점의그녀


호텔리어라고 하면 유니폼입고 직접 접객을 하는 직원들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호텔의 홍보,영업을 맡고 있는 직원. 매일같이 리셉션준비하고, 계약따오느라 접대하고, 호텔에 사는 고객들 상대하며 바쁘게 일하다가 저녁이 되면 언제나 같은 식당에서 언제나 같은 사람들과 맥주마시는 일상. 이런 류의 드라마가 항상 그러하듯 연하남도 나오고, 얄미운 후배도 나오고 30대로 접어드는 여성의 애환(?)도 나오는 뻔한 내용이지만, 호텔에서 근무하는 베테랑 여주인공도 멋졌고 무엇보다 엔딩이 후련해서 좋았던 일드.


+ 한국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일드 호텔리어에서 우에토 아야도 호텔리어로 등장한다.


 


 


광고회사 AE in 사프리


여기에 등장한 드라마 중 가장 그 직종의 특성을 잘 보여준 것같은 사프리. 10대에 이 드라마를 봤더라면 속된 말로 광고쟁이가 되는 게 꿈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광고회사에 대한 로망을 심어주는 일드. 연하남으로 등장하는 카메나시 카즈야때문에 이 드라마를 찾아 봤다가 광고회사에서 일하고 싶어졌다는 사람들이 수두룩, 에이타에게 반했다는 사람들도 수두룩.ㅎ


와이너리광고, 시계광고, 카레광고 등 구체적인 시안들을 기획하고 만들고 프레젠하는 모습까지 그대로 볼 수 있으니 관련직종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듯.


+ 광고기획사에서 근무하는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일본드라마

사랑의힘 / 호타루의 빛 등


 


 


형사 in 스트로베리나이트


오랜시간 형사물= 언페어 였던 나만의 순위를 확 바꿔놓은 드라마. 원작소설이 있다고 들은 것같은데.. 원작은 안봐서 모르겠지만 이 드라마.. 뭔가 있다! 그 수많은 형사물 일드 중에서 현재까지는 가장 흥미롭고 몰입되는 스트로베리나이트. 성폭행당했던 과거에 만난 여형사덕분에 자신도 같은 직종을 선택한 여형사. 그 여주인공이 수트에 새빨간 에르메스백을 들고 또각거리며 부하들을 지휘하는 모습이 어찌나 멋지던지.. 그 모습이 멋질수록 혼자 아파하는 모습이 더 슬퍼지기도 하지만. 여자도 반할만큼 멋진 여형사가 등장하는 비교적 최신작.


+ 여형사가 등장하는 일본드라마

언페어 / BOSS / 춤추는대수사선 / 도시전설의여자 / 케이조쿠 / 시효경찰 / 갈릴레오 / 키이나불가능범죄수사관 / 더티마마 등


 


 


뉴스보도부서 in 퍼펙트리포트


뉴스보도국에서 일하는, 경력도 능력도 뛰어나지만 백업부서로 좌천아닌 좌천을 당한 여주인공. 그런데도 마냥 멋지기만 한 커리어우먼보다 오징어뜯으며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퍼펙트 리포트. 신문사 또는 방송국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그중에서도 정치관련부서를 꿈꾸는 정의감에 불타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 아래에서 나열할 다른 드라마와 비교했을 때 아마도 가장 리얼한 스토리가 아닐런지.


+ 방송국, 뉴스관련부서에서 근무하는 여주인공이 나오는 일본드라마

미녀와 야수 / 톱 캐스터 / 스트레이트뉴스 / 희망없는자 등


 


 


주간지 편집자 in 워킹맨


믿고 보는 칸노 미호의 출연작. 그 중에서도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인 워킹맨. 만화원작인지라 별 기대없이 봤는데 구성은 코믹하면서 내용은 진중한, 꽤 괜찮아서 놀랐던 기억이.


제목만 봐도 느껴지듯 일할때는 남자모드로 돌변해서 애인과의 약속도, 열이 펄펄끓는 몸도 제쳐두고 무시무시한 집중력을 보여주는 주인공. 당연히 그 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지만 동시에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으려고 에스테도 다니고, 특정음식도 챙겨먹으며 불안해하는 귀여운 모습도 있다. 가장 좋았던 건 주인공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면서도 매 회마다 다른 인물들 – 상사, 신입, 부모, 다른 분야의 사람들 – 의 이야기도 제대로 보여줬던 점. 출판,언론계를 꿈꾼다면 그 직종의 힘든 점이 뭔지 이 드라마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