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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원작 일본영화 두번째



남극의 쉐프

감독 오키타 슈이치 출연 사카이 마사토, 코라 켄고


사방천지에 얼음뿐인 곳에서 졸지에 홀아비가 되어버린 아저씨들의 이야기. 코믹하고 밝은 분위기를 잃지 않으면서도 가슴 한 구석을 찡하게 만들어주는 훈훈한 영화.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먹방! 다들 입안에 들어가면 똑같은 음식이라는 듯 격식따위 관계없이 우적우적 먹어대지만 그에 아랑곳않고 정말 레스토랑 음식만들듯 정성껏 만드는 우리의 쉐프.


원작은 실제 해상보안관 출신인 니시무라 쥰의 에세이 ‘재미남극요리인’이라고 한다. 그리고 영화의 배경은 남극이지만 촬영은 홋카이도에서 했다는.



새우튀김으로 신분하락한 랍스타였던가 바닷가재였던가. 정말 남극에 갇혀 살게되지 않는 한은 맛볼 수 없을 그 음식이 정말이지 내 위장을 요동치게 하더라. 일본영화 중에는 은근 식욕자극영화가 참 많아. 그래서 내가…


 


 


내 어머니의 연대기

감독 하라다 마사토 출연 야쿠쇼 코지, 미야자키 아오이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눈물이 줄줄 흐르고 가슴이 미어질 것같은 그 분위기를 우려했다가 ‘아, 정말 보길 잘했다’싶었던 영화. 애잔하게 귀엽고, 슬픈데 밝은 이야기. 관객을 울리고 싶다면 웃으며 이야기해야한다던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일본의 대문호로 평가받는 이노우에 야스시의 자전적 소설로, 1977년 처음 출간되었다. 릴리 프랭키의 ‘도쿄타워’도 본인과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분위기가 참 다르다. 마치 ‘엄마’와 ‘어머니’라는 같은 인물을 다르게 부르는 호칭처럼. 비교해서 보면 재밌다는.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

감독 타츠시 오모리 출연 에이타, 마츠다 류헤이


영화가 일본에서 성공했었는지 연속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던 마호로역 시리즈. 영화에서 두 사람의 만남과 관계에 집중한다면, 드라마는 그 두사람이 만난 이후 심부름센터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담는다. 게으르고 나태한 그 느낌이 왠지 좋았던. 게다가 같은 시기에 에이타의 두 모습 -최고의이혼에서와 마호로역전번외지에서-을 볼 수 있어서 기뻤던.


일본에서 두 달에 한 번 발행되는 ‘별책 문예춘추’에 연재되던 작품이 원작으로, 작가인 미우라 시온은 이 작품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봄의 눈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 출연 츠마부키 사토시, 다케우치 유코


이 이야기의 배경이 ‘인간실격’의 그 시기와 같은걸까? 두 주인공은 참, 닮았다.

배경도 예쁘고, 배우들도 멋진데 본래 그런 성격인건지 사춘기였던 건지 초반부에서 뒤틀린 남자의 치기어린 사랑? 그런 감정선덕에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라앉는 편.


원작자인 미시마 유키오는 많은 해외감독들로부터 이 작품의 영화화를 제안받았지만 거절하다가 그의 사후 35년에 맞춰 작가의 바람대로 일본영화로 만들어졌다.


 


 


상실의 시대

감독 트란 안 훙 출연 마츠야마 켄이치, 키쿠치 린코, 미즈하라 키코


혹시나했는데 역시나 국내에서는 평점이 아주 낮네. 소설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꽤 좋다고 느꼈건만. 원작소설의 유명세에 기대감이 너무 높았던 탓에 실망한 사람이 많은 거겠지?

내가 주인공이었다면, 끝없이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견디지 못해서 인생을 상실해버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그 여자도 결국은 어떤 형태로든 떠나지 않을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거의 모든 소설은 일본뿐 아니라 해외 각국의 문학상을 받았을만큼 뛰어나다지만, 아무래도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원제목의 이 책이 최고가 아닐까.


 


 


서쪽의 마녀가 죽었다

감독 나가사키 슌이치 출연 타카하시 마유, 사치 파커


이건 정말 포스터가 너무 예뻐서 봤다. 유명배우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유명세를 떨친 영화는 아니지만 이런 게 정말 치유된다는 거구나하고 느껴지는 이야기. 엄마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무조건 나에게 따뜻했던 할머니가 그리워지고, 미안해지고, 슬퍼지지만. 그래도 좋았다.


아동문학작가인 나시키 가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신의 카르테

감독 후카가와 요시히로 출연 사쿠라이 쇼, 미야자키 아오이


딱히 싫어하는 건 아닌데, 쟈니즈라는 일본의 그 아이돌그룹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탓인지 두 주인공의 캐스팅이 의아했었다. 솔직히 남주인공의 그 헤어스타일은 끝까지 위화감이 들었고, 기대했던 미야자키 아오이는 조연이었던건가 싶을만큼 비중이 적었고. 여러모로 아쉬웠지만 세 사람이 살던 그 집에서의 엔딩이 꽤 마음에 들어서 대충 만족.


의사이자 소설가인 나쓰가와 소스케의 동명소설이 원작.


 


 


악인

감독 이상일 출연 후카츠 에리, 츠마부키 사토시


이 조합을 보고 기대하지 않을 사람이 있었을까? ’69식스티나인’에서 만났던 이상일감독과 츠마부키 사토시의 재결합, 게다가 후카츠 에리가 히로인. 2010년 일본 최고 흥행작이자 최다수상작. 분명 내 주변 어딘가에 있을 것같은, 어쩌면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싶은 등장인물들의 평범함. 그 사람들의 이야기가 점점 절정으로 치닫으면서 느낀 몰입도가 놀라웠다.


후일 감독이 인터뷰하길 꽃미남이미지를 버리고 싶어하는 츠마부키 사토시이기에 캐스팅했다고 하던데. 감독에게도 배우에게도 최고의 선택이 된 듯.


원작은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소설. 그의 단편집인 ‘도시여행자’ 강추.


 


 


중력 피에로

감독 모리 준이치 출연 카세 료, 코히나타 후미요


이토록 감동적인 메세지를 이토록 으스스하게 전달하다니. 세상엔 정말 신기한 발상을 하는 사람이 많다. 존경스러울만큼 말이지.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사이코 범죄자와 연결된 형제의 이야기인가하며 보다가 끝으로 갈수록 몇 번이고 가슴이 답답해지고 울컥해진다. 그래놓고는 깔끔하고 개운한 엔딩을 만들어버리다니. 소설은 읽지 않았으나 같은 전개구조라면, 작가가 조금 얄미울 정도다.


원작은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소설.


 


 


남의 섹스를 비웃지마

감독 이구치 나미 출연 마츠야마 켄이치, 아오이 유우, 나가사쿠 히로미


남자들이 보면 어떨 지 모르겠는데.. 내가 여자라 그런가 보는 내내 주인공이 너무 귀여웠다. 선생님을 좋아하는 소년이 발을 동동 구르며 가슴앓이하는 걸 바라보는 기분이랄까. 안타깝긴한데.. 왠지 한껏 올라간 입꼬리로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는 엄마의 기분? 연령대도 성격도 남자를 향한 마음도 극과극으로 설정된 두 여자들도 모두 유쾌하고 재밌게 그려지는 것도 좋았고. 멜로라기엔 너무.. 웃기고 귀여웠던 영화.


야마자키 나오코라의 문단 데뷔작.


 


 


란포지옥

감독 짓소지 아키오, 카네코… 출연 아사노 타다노부, 마츠다 류헤이 외 다수


추리소설계의 대부 에도가와 란포의 단편을 아사노 타다노부라는 실력파배우가 연기하는 옴니버스 영화. 4명의 감독이 각각 한편의 이야기를 맡아 연출했는데, 하나같이 몽환적이고 오싹하다.


작년에 영드 ‘셜록’을 보면서 생각한 건데.. 서양의 추리소설은 ‘사건’에 포커스를 맞춰서 트릭도 찾아내고 범인도 찾아내는 반면 동양의 추리소설은 범인의 ‘심리’에 더 치중하는 것같다. 그래서 보다보면 ‘셜록’이나 ‘아가사 크리스티’같은 책들은 신기하다거나 재밌다고 느끼는데, 란포지옥같은 동양쪽 책은 결말로 갈수록 왠지 무섭다. 뭐.. 나만 그런걸수도 있겠지만


 


 


안테나

감독 쿠마키리 카즈요시 출연 고바야시 아케미, 카세 료


시종일관 불쾌한 분위기의 영화. 몰입도가 높아서 더 우울한 영화. ‘이건 주인공이 미쳐가는 과정을 그 원인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보여주려는 건가’싶어 미간찌푸리며 봤지만, 신기하게도 그 일련의 모습들이 납득되고, 어느 순간에는 동질감까지 느꼈다. 충분히, 그렇게 되버릴수도 있을 것같아서. 하지만 다시 보고싶지는 않네.


원작자 다구치 란디의 다른 소설들도 하나같이 비슷한 소재, 비슷한 분위기라는.


 


 


푸른 불꽃

감독 니나가와 유키오 출연 니노미야 카즈나리, 마츠우라 아야


‘안테나’만큼이나 우중충하고 울적해지는 심각한 분위기의 ‘푸른불꽃’ 역시나 작가의 필력덕분인지 감독의 연출력덕분인지 아니면 배우의 연기력이 뛰어났던건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에게 마구 몰입되서 더 불쾌함을 넘은 짜증섞인 화까지 나게 만드는 영화. 니노미야 카즈나리가 야구방망이를 들고 소리지르는 장면이 있는데.. 그 짧은 순간의 표정이 잊혀지질 않네. 이 영화도, 잘 만든 영화라는 건 동의하지만 다시 보고 싶지는 않다.


호러작가로 유명한 ‘푸른불꽃’의 원작자 기시이 유스케의 작품 중 드라마로도 제작된 ‘열쇠가 잠긴 방’은 분위기가 다른 편이라고 해서 읽어볼까 어쩔까 망설이는 중.


소설원작 일본영화 첫번째 http://yumekura.tistory.com/111

소설원작 일본영화 두번째 http://yumekura.tistory.com/112

소설원작 일본영화 세번째 http://yumekura.tistory.com/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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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원작 일본영화 다섯번째 http://yumekura.tistory.com/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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