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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로맨틱코미디영화추천

왠지 홍콩영화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주윤발아저씨가 바바리 휘날리며 멋지게 성냥을 잘근잘근 씹으시다가 퉤!뱉는 액션영화의 모습이다. 뭐 벌써 20년도 전의 영화들이지만 워낙 유명한 액션영화들이 많으니 당연한걸지도.

 

그런데 문득 지금껏 내가 봤던 홍콩영화들을 헤아려봤더니 대부분이 멜로랄까 로맨틱코미디랄까 애매모호한 그런 장르인거다. 홍콩에서 만들어진 사랑이 주제인 영화라고 하는 게 가장 정확한 것같은 이 의아함은, 내가 알고있는 헐리웃의 로맨틱코미디와도 다르고 우리나라의 멜로영화와도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져서.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홍콩의 로맨틱코미디영화추천

 



양조위,왕비,금성무,임청하의 중경삼림


그렇다, 시작은 언제나 중경삼림. 왕가위에게 홀딱 빠짐은 물론이요 금성무와 왕비만 보면 정신을 못차리는 증상은 아직도 나타나고 있을만큼. 물론 금성무도 멋지고 임청하는 더할 나위없이 매력적이지만,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난 더 좋았다.

 

이 영화를 어찌 설명해야 할까. 전형적인 멜로도 아니고 그렇다고 로맨틱코메디도 아니다. 폭넓게 보자면 어쨌든 사람이야기이니 드라마. 그 외에는 나로서는 설명할 길이 없는걸. 실연당한 남자도 짝사랑에 빠진 여자도 분명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 영화를 보고있자면 나도 제정신이 아닌 상태가 된다. 왠지 자꾸만 몽롱해지는 마약같은 영화.

 




 

 


곽부성,금성무,진혜림의 친니친니


중경삼림보다 한~참 먼저 본 영화. 바야흐로 비디오라는게 집집마다 있고 동네마다 비디오대여점이 있던 그 시절에 본 영화다. 몇 년전인거니.ㅋ 아마도 내가 새파란 중학생일 때인데, 그 때는 그냥 방학때 심심해서 만화책이나 빌려보자하고 들어갔다가 이 비디오를 덥썩 가져왔었던듯. 이름은 잊었지만 비디오대여랑 책대여를 같이 하는 엄청 큰 체인이 하나 있었는데.. 아무튼 그 곳에서.


그렇게 얼핏 보고 잊었다가 대학 때 다시 봤는데, 너무 좋은거다! 상큼하고 유쾌한 기분이 철철. 정말이지 얄밉고, 존재 자체가 민폐인 곽부성의 그 캐릭터에 또 홀딱 빠져버리고. 그리고 그 아파트, 홍콩에만 존재하는 듯한 그 아파트! 중경삼림의 청킹맨션과는 다르면서도 비슷한 그 곳이 로망의 집이 되었었는데... 그런 아파트와 그런 이웃들은 현실에 없다는 게 참 서글프네.

 

 




 


여명, 왕비의 대성소사


왕비가 나온다는 것만으로 잔뜩 기대하며 봤던 영화 대성소사는.. 내가 원하던 분위기의 영화는 아니었다. 여명이 맡은 남자주인공이 하염없이 떠나간 여자를 그리워하고 따라다니고 지켜주고 하는데, 안타깝기는 커녕 짜증이 살짝 났달까. 분명 여명이 주로 출연하는 영화들은 내가 좋아하는 장르인데, 전부 실망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아마 배우와 관객에게도 궁합이라는 게 존재하나보다. 단순히 내 취향의 문제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알록달록 예쁜 인테리어를 잔뜩 봤다는 점과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정반대의 왕비를 볼 수 있었던 건 나름 큰 수확이었지.

 




 

 


금성무, 양영기의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비주얼만으로도 충분히 달콤한 금성무는 홍콩멜로계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나보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정말 최고였는데. 상해어 광동어 일본어 영어까지. 개인적으로는 양조위가 더 좋지만 아무튼 멋진 백마탄 왕자님의 이미지인 건 확실하다.

 

그 수많은 출연작중 이 영화에서의 캐릭터가 가장 마음에 든다. 다른 영화에서는 다소 약하고, 비리비리한, 멋지다기보다는 보호해주고 싶은 이미지였는데 이 영화에서는 아니거든.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바이올리니스트가 현실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 가끔은 짜증도 내고 버럭 화도 내는 모습이 인간적이고 리얼했다.

 

판타지호러소설을 번역하는 여자주인공도 마찬가지. 소설가가 되고싶지만 먹고살기위해 삼류소설 번역을 해야만하는 작가지망생. 다큐가 될 수도 있는 그 씁쓸한 현실을 홍콩스러운 부드러움과 유쾌함으로 보여줬던게 인상적인 영화.

 




 

 


곽부성, 진혜림의 소친친


벌써 느꼈겠지만, 배우들이 많이 겹친다. 금성무, 곽부성, 진혜림. 홍콩판 로맨틱 코미디라고 내가 이름지은 이런 장르의 영화를 평정한 배우들이다. 양조위는 비교적 현실감있고 진지한 분위기의 영화에 더 많이 출연했고, 왕비의 작품은 참 찾아보기가 힘들어서 말이지.

 

친니친니의 두 사람이 다시 만난 소친친. 유쾌하고 밝은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이후에 수없이 쏟아졌던, '싸우다 정든커플' 이 등장하는 영화라고 하면 대략 내용설명이 끝난다. 그만큼 뻔한 스토리지만 볼 때마다 유쾌하게 웃게된다. 왜 사람들이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는게 웃긴건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

 




 

 

금성무, 진혜림의 라벤더


한마디로 남자복 터진 진혜림. 어디 금성무와 곽부성뿐인가 냉정과열정사이에서는 다케노우치 유타카의 상대역까지. 이래서 여배우들이 얄밉다는거다. 아픈 배를 움켜쥐고 본 라벤더는, 유일하게 다시 보고싶지 않은 영화다.

 

영화가 엉망이라서가 아니라 약간의 판타지가 등장하는 관계로 CG와 특수분장이 들어가는데 그걸 지금 다시보면... 벌써 10년전인데.. 얼마나 어색하고 웃기겠는가. 그 부분만 빼면 그래도 향긋~하니 기분좋게 볼 수 있다.

 

하긴, 분명 두 남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이면서도 중간중간 엉뚱한 설정들이 난무하는게 홍콩영화의 매력이니까. 홀딱 반해버린 남자집에서 우렁각시 흉내도 내보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집에 쳐들어가 무전취식을 하기도 하고, 헤어진 그녀를 따라 이사를 가기도 하고, 뭐 그런 식의 말도 안된다싶은 설정들.

 

어쩌면 그런 부분들이 홍콩멜로영화 특유의 개성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홍콩에서 만들어진 멜로,로맨틱코미디 영화는 헐리웃과도 우리나라영화와도, 일본영화와도 다른 특유의 매력이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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