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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멋진 영화 속 포토그래퍼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DSLR이 필수품이 되버린건지, 맛집이며 명소며 찰칵하는 셔터소리가 배경음처럼 들리게 된건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확실히 사진을 찍는 행위도, 그 결과물을 블로그나 SNS를 통해 남들에게 보여주는 일도 이제는 완전히 일상화된것같다.

 

사진이라는게 참 묘한 매력이 있어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멋지고 사진을 찍는 사람도 멋지고, 사진속에 찍힌 인물도 멋지고, 사진을 찰칵,하고 찍는 그 시간과 공간마저도 모조리 멋지게 만들어버린다. 아마도 영화감독과 시나리오작가도 그러한 사실을 잘 아는듯. 영화에 등장하는 포토그래퍼들은 하나같이 죄다 완전 섹시하고 반짝거리게 마련이니.

 

 





매디슨카운티의 다리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

 말이 필요없는 명작중의 명작, 매디슨카운티의 다리에서 우리의 클린트이스트우드는, 안그래도 멋진남자가 카메라까지 들고 찾아오신다. 만약 그가 작가였다거나, 변호사, 자동차수리공 등등 뭔가 다른 일을 하는 누군가였다면 어땠을까? 그녀를 향해 셔터를 누르는 일이 없었다면, 왠지 이 영화 특유의 진한 분위기가 2% 부족했을런지도 모른다.

 

 

 



다만, 널사랑하고있어 에서 미야자키 아오이와 타마키 히로시

마지막의 저 곱디고운 미야자키 아오이의 사진을 보고 반해버린건, 아마 나 혼자가 아니겠지. 본래 예쁜 배우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 속의 캐릭터가 가진 그 이름모를 병덕택에 더더욱 빛났던 사진. 저리도 아름다운 여성이 되어서, 예쁜 옷을 입고, 아마도 마지막이었을 저 사진의 셔터버튼을 누르며 자신의 마지막모습을 남기던 그 순간에 어떤 마음이었을까..

 

솔직히 난 이 영화속에서 타마키 히로시가 맡은 남주인공...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괜히 원망스럽기도 하고. 여주인공이 너무 불쌍해서 내가 다 억울했던.

 

 

 

 

 


연애사진에서 히로스에 료코와 마츠다 류헤이

왠지 위의 다만, 널사랑하고있어와 세트처럼 동시에 떠오르게 되는 영화, - 몰랐는데, 영화 한 편이 먼저 만들어지고, 그걸 모티브로 소설이 쓰여지고, 그 소설을 원작으로 또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순서는 잊어버렸지만 -연애사진. 두 영화 모두 사진작가를 꿈꾸는 두 남녀의 이야기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아리따운 두 여배우가 영화를 살리는데 한 몫하지 않았을까? 히로스에 료코.. 컵라면에 마요네즈 짜넣는 장면보고 경악을 하게 만들어놓고는, '어쩜 뭘해도 저리 예쁠까, 어쩜 자는 모습도 저리 예쁠까'하는 모습들이 주구장창 쏟아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꿈을 위해서 깔끔하게 떠나는 그 모습이, 참, 멋졌지.

 

 




Fur에서 니콜 키드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정말 괜찮으니 꼭 보라고 추천만 몇 번을 받고는 아직도 못 본 Fur. 실제인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그녀의 인생이었을 영화의 줄거리가 언뜻 들어도 참 씁쓸하다.

 

본래는 사진사 남편을 둔 평범하고 행복해야했을 한 유태인여성이 장애를 가진, 남들과는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찍으며 살다가 결국은 자살해버리는.. 그런 이야기. 스토리니 작품성이니 다 떠나서, 기본적으로 이런 내용이라는 걸 알고나면 차마 재생버튼을 누를 수가 없게된다. 같은 이유로 블랙이라는 영화 또한 1년넘도록 소장만 하고 있는중.

 





유레루에서 오다기리 죠

섹시함으로만 보자면 이 영화, 유레루에서의 오다기리 죠가 진리다. 정말이지.. 진리. 감독과 출연배우만 봐도 신뢰감 팍팍가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가 무섭게 처음부터 다시 보게되는 괜찮은 영화인데! 덤으로 메종드히미코때만큼이나 섹시함 철철 넘치는 오다기리죠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는..ㅎ

사실 위의 사진 속 장면보다는 털 복실복실 니트입고 고개숙여 카메라를 바라보던 그 장면이 압권이다. 아.. 사심가득한 남자배우오타쿠같으니라고! 가끔 이런 나자신이 부끄럽다는;;

 

 



클로저에서 줄리아 로버츠

아직 보지 못한 영화 Fur는 제외하고, 카메라와 함께 화면에 등장한 두 일본여배우가 "아, 예쁘다!"였다면 클로저에서의 줄리아로버츠는 참, 멋졌다. 특히 처음 주드로를 만나서 프로필촬영을 할 때였던가? 앵글은 보지도 않고 셔터를 찰칵,찰칵 연신 누르며 그와 이야기하던 그 부분. 내가 남자라도.. 홀딱 반해버렸을것처럼 당당하고, 섹시했던.

 

곰곰히 생각해보면.. 클로저는 꽤 많은 생각을 해보게끔 하는, 썩 괜찮은 영화지만 그 이야기속의 주드로와 클라이브오웬은 참 찌질했었구나. 나탈리포트만과 줄리아로버츠는 완~전 시크하고 핫했는데.

 

 

 

 


오토나리에서 오카다 준이치

색깔이 뚜렷한 여배우 아소 쿠미코와 쟈니즈의 아이돌중에서도 꽤나 괜찮은 필모를 자랑하는 오카다 준이치의 담백한, 수채화같은 영화 오토나리. 낡은 아파트의 옆 집에 사는 포토그래퍼와 플로리스트의 이야기인데 두 사람 각각의 이야기도 깊게 들어가면서 마지막엔 방긋 웃을 수 있는 상큼한 러브스토리까지 깔려있다.

 

풍경과 자연을 찍는 사진작가가 되고싶었지만 어쩔수없이 잡지사진을 찍는, 어찌보면 배부른소리지만 어찌보면 불쌍한 남자. 여자가 꽃을 가져다주는 그 카페에 남자의 사진이 걸려있고, 여자는 정말이지 맛있게 커피를 마시면서 그 사진을 흐뭇하게 바라보는데 '오호, 감독님이 러브스토리를 보여주긴 보여줄 모양이로구나'하는 감이 팍! 오더라는.

 

 

 

이 외에도 8월의크리스마스에서 한석규도 사진관아저씨로 나와주셨고, 아오이유우도 ニライカナイからの手紙 - 한국어로는 아오이유우의편지로 번역했는데, 썩 마음에 안든다;; - 사진작가를 꿈꾸는 섬처녀를 연기했었지. 찾아보면 아주아주 많을런지도.

 

그렇게 많은 영화 속의 포토그래퍼중, 카메라를 들고 연기한 남자배우들은 하나같이 다 탐나고, 여자배우는 하나같이 부럽다. 나도 이참에 DSLR들고 폼잡으러 여행이나 가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