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술이 약하긴하지만, 그래도 난 혼자 술마시는 걸 즐긴다. 잠이 안와 뒤척이다 냉장고에 잠들어있던 맥주를 홀짝이기도 하고, 추적추적 비라도 오는 날이면 제일 예쁜 와인잔에 아껴놨던 와인도 마셔보고. 청승맞다고? 솔로의 밤이란, 원래 그런거지뭐. 초저녁에는 멀쩡하다가 누군가 불러내기엔 너무 늦은시간이 되어서야 스리슬쩍 술생각이 나는걸 어째. 이제는 그 혼자마시는 술이 익숙해지긴했지만, 그래도 가끔은 누군가 앞에 앉혀놓고 마시고싶다. 친구나 애인말고. 누군가 나의 일상과 전혀 관계없는, 그저 내 이야기를 잠자코 들어줄 사람, 어디 없을까? 영화에는 있던데. 아주 매력적인, BAR의 안주인들이. 시라노연애조작단의 화끈한 왕언니 이런언니, 어디 없을까? 얼핏보면 우아한 와인바사장님이지만 아끼는 동생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