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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33

산 아래 집에서 봄을 맞는 일

산불과 함께 찾아오는 계절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햇살이 따스해지고, 산은 하루가 다르게 초록을 입는다.하지만 그 아름다움 이면에, 매년 이맘때쯤이면 우리는 불안이라는 이름의 계절을 함께 맞이하곤 한다.올해 봄, 우리나라의 산불 피해는 유난히 컸다.울창했던 숲은 하루아침에 검게 타버렸고,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그리고 그 중 누군가는, 불과 몇 미터 아래 산자락에 집을 두고 매일을 살아가는 나의 아버지일 수도 있었다.불은 준비하지 않은 자를 향해 가장 먼저 달려든다.그래서 우리는 지금, 불이 나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리해두어야 한다.1. 주택 주변 정비 – 불씨가 머무를 곳을 없애라마른 낙엽과 솔방울 제거: 주택 주변 20m 이내의 마른 낙엽, 솔방울, 잡초는 모두 치워야 한다. 작..

DAILY 2025.04.13

성남의 예원유치원

20여년만에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서 찾아간, 내가 졸업한 성남 예원유치원. 사실 기억을 더듬어 간 건 아니고, 인터넷 검색하니 바로 나오더라. 문 앞에서 힐끔거리다가 아무래도 전경이 보고 싶어 앞 건물 옥상까지 올라갔다. 역시.. 나의 유치원부심은 괜한 것이 아니었어. 20년동안 몸이 커버린 지라 그 때만큼 크고 넓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훌륭해! 주변에 중고등학교도 모여있고 해서, 요즘도 엄마들이 보내고 싶어하는 유치원이라고 한다. 기억을 더듬어봐도.. 응, 꽤 좋았다. 재밌는 수업도 많았고, 선생님들도 좋았고. 근데 원장님은 그 때랑 다른 분인듯? 이사장님같은 걸로 바뀌신건가. 있는 힘껏 까치발을 하고 줌을 땡겨 찍은 전경.어린 마음에 가장 좋았던 건, 건물 옥상에 있는 놀이터. 수영장도 있던 ..

DAILY 2015.08.22

해방촌연가

벌써 2년전? 3년전? 나이먹어갈 수록 정말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는구나.ㅠ 그 악덕했던 집주인만 아니었다면 오래오래 살고 싶었는데, 정말 펑펑 울면서 서러움에 쩔어 도망치듯 나왔던 해방촌. 딱 십분만 걸어가면 각국의 외교관을 비롯한 어마어마한 부자님들이 사는 곳이지만 정작 그동네는 오래전 정처없이 떠돌던 실향민들이 줄긋고 살았다던 곳. 보상금을 받아도 모자랄판에 쌩돈 뜯겨가며 나오면서 다시는 쳐다도 보지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요즘 부쩍 다시 그 동네에서 살고 싶어진다. 아마도 서울에서 가장 하늘과 가까운 동네. 손내밀면 닿을 것같았던 남산타워-왜 N타워라고 바꿨을까? 남산타워가 훨씬 입에 착 달라붙는데-는 잘 있으려나. 날 그토록 서럽게 만들고 정신과 상담까지 받게 만들었던 그 집주인들은 아직도 악덕스러..

DAILY 2015.08.22

경리단 맛있는치킨 커크두루

날씨가 풀리면서 식욕도 풀렸는 지 몇 일 째 이런저런 고 칼로리음식들을 위장에 집어 넣는 중. 소문만 듣고 계속 먹지 못했던 커크두루의 치킨도 마침내 먹어냈다! 경리단길 바로 아래, 남산 2호터널이랑 3호터널로 내려가는 길목 옆, 대림아파트 윗 쪽? 타지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기는 어려울 것같긴 한데.. 그래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맛집이라서 벌써 몇 달째 벼르고 있던 커크두루에서 치킨을 포장해왔다. 브랜드를 막론하고 치킨은 무조건 후라이드반 양념반이 진리! 가격은 1만7천원이고 치킨무, 감자튀김, 양배추샐러드, 음료수 한 캔이 기본구성이다. 훌륭해! 사이드메뉴가 많아서 가격대비 일단 만족. 치킨 양은 많지 않은 편. 순살이라 더 그렇게 보였으려나? 원산지가 멕시코였나 스페인이였나 아무튼 수입산이라 살짝..

DAILY 2015.08.20

동네방네 길고양이 훔쳐보기

여름에는 집 방바닥에 배깔고 누워있기. 겨울에는 전기장판 몸에 칭칭 감고 집구석에서 귤 까먹기. 그렇게 쿡 처박혀있다가 벚꽃이며 개나리며 예쁜 꽃들이 채 피기도 전에, 새끼손톱만한 초록잎들이 나오기 시작할 봄에는, 슬슬 동네슈퍼에서 풋고추며 오이의 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가을에는, 여기저기 정처없이 쏘다닌다. 그렇게 여기저기 우리동네인냥 마실다니다가 만났던 길고양이들. 종로. 인사동에서 안국으로 가는 길에.. 그 무슨 교회? 성당?회관? 이랑 오피스텔있는 거기. 그 쪽에 지름길이 있어서 자주 지났었는데 그 때마다 심심치않게 만났던 아이들. 특히 이 노랭이는 거의 매일같이 만났더랬다. 길고양이인데도 인사동밥집 사장님들이 사랑을 많이 준 건지 사람을 봐도 크게 경계하지 않고, 살집도 좋다. 항상 혼자 있을..

DAILY 2015.08.20

고양이의 밀회를 파파라치처럼

우리동네의 고양이 핫플레이스. 두 고양이님들의 밀회를 파파라치마냥 쫓아가서 찰칵대다가 눈총을 받음 어김없이 대문 앞에 앉아있던 깜누(깜장과 누렁)가 갑자기 후다닥. 어디가나 했더니 흰누랑 뭔가 속닥거리고 있다. 동영상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쉬움. 얘들.. 얼레리꼴레리하고 있던 것같은데.. 날 보자마자 얼음이 되버렸다. 진심 미안하기도 하고 파파라치 기자가 된 냥 순간 죄책감이 엄습해서 나도 같이 얼음. 그러면서도 뭔가 웃김. 저 눈빛은 뭘까? 내 눈치를 보는걸까 원망을 하는걸까. 이제보니 흰누는 양쪽 눈동자색깔이 다르구나. 저런 고양이를 뭐라고 하더라.. 아무튼 미안해! 얼음이 된 날 책망하듯 바라보는 흰누와 이젠 아예 외면해버린 깜누. 곧 깜누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흰누는 끝까지, 내가 발걸음을 돌려서 뒤..

DAILY 2015.08.19

길고양이이면서 집고양이이기도

남들은 맛집이 많네, 외국인이 많네, 하며 좋아라하는 우리 동네. 요즘 핫하다며 주말아니라 평일 저녁에도 바글거리는 동네. 근데 나는 이 동네에 동물이 많아서 좋다. 워낙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서 저녁이면 크고 작은 견공들의 산책행렬이 줄을 잇고, 가끔은 커~다란 앵무새를 어깨에 올리고 지나가는 멋쟁이 아저씨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길고양이들도 아주아주 많다. 우리집 한 블럭 위에 있는 골목에 가면, 어느 집 담장 위에 줄줄이 앉아 식빵굽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요즘은 추운 날씨 탓인지 위에는 안 올라가고 그저 왔다갔다만 해서 아쉽지만.. 이 집 대문 앞과 그 윗쪽의 공사장에는 거의 항상 고양이들이 있다. 정말이지 항상. 공사중인건지 멈춘건지 가뜩이나 황량한 곳에 얼음까지 얼어서..

DAILY 2015.08.19

슈퍼집 고양이

오늘은 진짜 덥다. 주말이면 그냥 동네 한 바퀴 어슬렁거리는 재미가 있었는데, 당분간은 그것도 무리일듯.. 이렇게 찜통더위가 오기 전,동네를 돌아다니다 만났던 고양이 중 가장 살가웠던 아이. 킁킁..먹는 거 아니야! 그런 거 먹으면 안돼!! 킁킁킁(눈빛을 번득이며)떽! 안된다니까!!! 사람 손을 많이 탔는지 보자마자 내 다리에 체취를 흠뻑 묻히고는발라당~ 뒹구르르~ 발라당~ㅋㅋㅋ 어딜보는거냥? 왜 일어나는거냥? 이제 슬슬 밥주는 집사도 아닌 인간이 귀찮아진걸까,?ㅠ라고 걱정했는데.. 요렇게 새초롬~하게 포즈를 취해주신 거룩한 냥. 이리와라 냥!!

DAILY 2015.08.18

애교작렬猫

몇 날 몇 일을 '나비야~'하며 친한 척을 해도, 맛나는 사료캔을 대접하고 물그릇을 준비해줘도, 길고양이는 절대 곁을 주지 않는다. 물론 그만큼 해치는 이들이 많았기에 생존하기 위한 자기보호이겠으나, 매번 섭섭한 마음은 들더라. 그러다 언젠가, 아주 묘~한 猫를 만났다. 도망은 커녕 먼저 성큼성큼 다가와 애교작렬을 선사해주신 거룩한 고양이 한 마리. 이제보니 이 녀석, 날 아주 만만하게 본 거 였구나.. 정말 밥셔틀로 본 거 였구나.. 꼬리가 아주 하늘을 치솟는데? 이땐 미처 알지 못했다. 처음보는 적극적인 길고양이의 접근에 놀랐을 뿐. 어느새 내 발 밑까지 와서는 영역표시 들어감. 무슨 음식에 침발라 놓듯이 바지며 신발이며 비비고 또 비비고;; 기어이 사진으로 남기려고 이 아이 따라 돌다가 허리 꺾어질..

DAILY 2015.08.16

똥꼬발랄犬

삼각지역 뒷 동네.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니다 만난 두 마리의 견공. 아마도 주인이 사랑을 듬뿍 주며 키워온 듯 했다. 생전 처음 보는 나에게 헥헥거림과 발라당과 꼬리흔들어줌 등등 온갖 애교를 피워댄 걸 보면. 요렇게 똥꼬발랄. 왜 험악하게 나왔지? 무지 순하고 귀여웠거늘. 연사를 찍어 이 아이의 꽃방정과 프로펠러마냥 돌려대던 꼬리의 모습을 담았어야해! 요렇게 요렇게 순둥순둥한 아이. 피부병인건지 무슨 사고가 있었던 건지 콧 등의 상처가 안쓰러웠지만, 원체 밝은 모습이라 발을 뗄 수가 없었다. 한 30분은 머물러 있었다. 땡볕이 잘렬하는 8월의 여름날에. 결국 내가 있는 계단 아래 영역까지 친히 내려와 주심. 혹시나싶어 목줄도 만져봤는데 여유있게 매어져 있어서 안심하고. 지도 더웠는 지 그늘 속으로 기어들어..

DAILY 201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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