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을까? 영화 ‘GO’를 본 후였던 것 같기도, 그 이전에 등단하자마자 자살해버렸다는 재일교포 소녀작가의 씁쓸했던 소설을 읽은 후였던 것 같기도 하다. 한창 사춘기라 나와 가족, 친구의 관계며 어린시절의 기억, 미래에 대한 불안과 갖은 공상으로 속앓이를 하던 나에게 재일교포들의 이야기는 뒷통수를 후려치는 느낌이었다. 욘사마의 ‘겨울연가’로 문이 열리고 근짱의 ‘미남이시네요’라던가 아이돌가수들까지 우루루 일본으로 쏟아져 나갔다. 이후로 지금은 아마도 일본 내에서 재일교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조금 덜 차가워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네 명의 재일교포 감독들이 일본영화계 내에서 만들고 개봉시켜낸 영화들을 보면 한국인이면서도 일본인으로 살아가는, 일본인이면서도 조선인으로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의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