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어플에 롯데 다이어리 교환권이 떴길래 냉큼 받아왔다. 스벅을 비롯한 커피체인이나 여기저기에서 주는 다이어리 후기도 살펴보고 1300k같은 곳에서 파는 다이어리도 한번씩 살펴보면서 2주 가까이 결정을 못하고 있었는데 결국 무료 증정품에 넘어가버린 꼴이 되었네.
색상이 분홍색이랑 하늘색 두 종류인데 분홍색은 벌써 다들 가져가신 건지 하늘색만 잔뜩 쌓여있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늘색으로도 충분히 예쁨. 재질은 가죽무늬를 흉내낸 비닐로 추정된다. 인조가죽이라 불리우고 싶었겠으나 만져보니 확 느껴지는 저렴함. 표지가 꽤 두꺼운 편인데도 막 굴리면 쉽게 구겨지고 때도 타겠구려. 그래도 색이 곱고 앞에 그림들도 깜찍하다. 고무밴드가 가로도 세로도 아닌 오른쪽 하단에만 걸치게 되어 있어서 색다른 느낌도 나고, 가로 세로로 고정시키는 것보다 편한 듯한 느낌을 받음.
크기비교하려고 올려놓은 만원짜리 지폐. 딱 적당한 다이어리 크기. 아마도 가장 흔한 크기가 아닐런지.
여기까지만 봤을 때는 내심 감동했다, 어머, 내부포켓이라니요! 증정품을 이렇게 세심하게 만들어주시다니요!
그런데 자세히보니 외부 케이스와 내부의 저 붉은색표지를 가진 다이어리 속지가 그냥 떡하니 붙여만 놓은거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불편하더라는. 그냥 수첩의 뒷면이랑 케이스의 오른쪽 한 면을 접착시켜놔서..
결국 그 훌러덩한 느낌을 없애고자 앞표지 3장 정도의 테두리를 삼각형모양으로 접어 저 포켓부분에 집어넣었더니 그나마 조금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부터 다이어리 구성
2015년 달력 + 2016년 달력이 있고,
2015년의 모든 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표도 있다.
월간 목표? 월간 일정 등도 한번에 볼 수 있게끔 따로 구성되어 있고
생일, 기념일도 2015년 1월부터 12월까지 전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따로 페이지를 만들어놨더라.
옛날옛적 12월에 잡지사면 부록으로 줬던 링다이어리부터 지금까지 꽤 다양한 종류를 써봤다고 생각하는데, 구성이 이렇게 다양한 건 처음이라 살짝 당황했다. 세심한 배려같아 좋으면서도 과연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의문스럽기도 하고. 그런 고민은 이 다이어리를 덮을 때까지 계속된다.
그나마 평범한 월간표. 옆에 작게 보이는 사진은 호텔이나 레스토랑같은 롯데계열사를 은근히 홍보하면서 언능 휴대폰으로 찰칵찍어 접속해서 카드를 긁으라는 손짓이다. 크게 거슬리지 않음. 게다가 시즌별로 딱딱 맞게 배치해놔서 분명 한 번쯤은 저 큐알코드를 찍게 될 것같기도 하고.
보통 월간 다음에 주간, 다음에 데일리, 노트 뭐 이런 구성의 다이어리가 많은데 이건 위클리가 없다. 데일리도 없다. 앞부분에 촘촘하게, 1년치를 몽땅 볼 수 있게 해놨으니 어쩌면 필요가 없을수도 있겠다만, 그래도 위클리가 아예 없으니 조금 섭섭. 했던 기분도 잠시, 변화무쌍한 노트의 향연에 또 한 번 좋아해야 할런지 말아야 할런지 헷갈리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노트 스타일1. 난 이 단정한 모양새의, 새하얀 배경의 반듯한 줄들이 남은 3/4를 차지하는 줄 알고 감동할 뻔했다. 안그래도 내년부터는 두툼한 줄노트나 모눈지 그려진 노트 같은 거 하나 사서 월간이나 주간, 일간 까지 필요할 때 그냥 쭉쭉 그려넣고 나머지는 몽땅 노트 겸 일기장 겸해서 쓸까 생각했었기에.
그런데..
노트 스타일2가 나왔다. 줄이 없으면.. 글이 점점 오른쪽 아래로 쳐지는 부작용을 달고 살아온 나로서는 반갑지 않다.
노트 스타일3도 나왔다. 1과 2의 사이 어딘가 어정쩡한 너. 저 윗 여백에 빼곡히 줄을 채워줄 수는 없었는가 롯데여.
여백의 미가 아름다운 노트 스타일 4에 와서는 심드렁해져서 고이고이 한 장 한 장 넘겨보던걸 한 손으로 잡고 휘르륵 넘기기 시작.
새하얀 여백이 외로워보였는지 연두색배경과 딸기우유색배경의 아이들도 함께 붙어있다. 이 넘쳐나는 여백들을 어떻게 써먹어야 하는걸까 사진을 보고 있자니 또 다시 불안초조해짐. 다른 사람들은 이런 연습장같은 백지에 뭘 어떻게 적어넣지? 줄!줄! 줄을 다오!
롯백에서 공짜로 나누어준 이 다이어리의 구성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 때 그 때 쉽게 뜯어서 쓸 수 있도록 칼집들어가 있는 메모지가 일곱장 정도.
어서 빨리 자주 열심히 카드를 긁어달라 유혹하는 롯데계열 업체들의 각종 쿠폰들. 저 쿠폰들의 사용가능 날짜가 2015년의 12월까지 월별로 촘촘히 나눠져 있어서 놀랐다. 한 장에 6개씩 14장 정도니 꽤 많음. 롯데홈쇼핑부터 롯데피트인, 후지필름, 롯데백화점 무료주차권, 롯데마트몰 3000원 할인권, 면세점, 하이마트, 엔젤리너스슈퍼, 영화관 그리고 롯데 야구관람권까지 있더라. 덕분에 잠실에 갈 때마다 느끼는 롯데천하를 내 방에서 또 한 번 느끼면서 살짝 씁쓸해하기도 하고. 롯데포인트 모으거나 주변에 계열이 많아서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꽤 유용할꺼다. 정작 나는 그닥 쓸 일이 없어서..ㅠ
증정품치고 구성이 알찬 건 확실하다. 물건 자체의 질이 좋은 건 아닌데 -재질이라던가 만들어진 모양새는 뜯어볼수록 저렴함이 묻어남- 연간계획이랑 월간계획 적고, 약속이나 일정 기록해서 확인하는 기본적인 용도로는 좋겠다. 줄노트가 내 욕심보다 적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나름 득템. 어떻게든 잘 써먹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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