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작사들이 짜고 내기라도 했던걸까? 2011년 11월 대한민국의 극장가에 재밌는 일이 벌어졌었다. 화려한 캐스팅의 영화배우들, 시놉만 살짝 읽어봐도 호기심이 발동되는 달달한 스토리로 만들어진 로맨틱코미디 영화 세 편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했는데, 그 영화의 주인공들이 모두, 연상녀연하남커플이라니.
혼자서 마음대로 짐작하기로는.. '도가니'열풍으로 씁쓸하고 비극적인 극장가의 분위기를 쇄신하고자 모든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가 합심한 것은 아닐런지. 그 학교가 폐쇄된 걸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건 역시나 화나는 일이지만.
심금을 울리는 찐한 감동의 명작이 아니더라도, 때로는 유쾌하고 달콤한 영화도 좋다. 특히나 이렇게 점점 추워지기 시작하는 초겨울에는 말이지. 어느새 나도 연상녀의 입장이 되어 귀여운 연하남을 보고 흐뭇해한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래도... 좋은걸!!
너는 펫
기획 초기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 '너는 펫'. 워낙 유명한 원작만화와 일본의 드라마가 있기에, 나 외에도 기대하며 영화 '너는 펫'의 개봉을 기다렸던 사람들 많으리라. 장근석은 애시당초 남자주인공으로 낙점되어 있었지만, 여주인공이 수애라고 했다가, 또 다른 배우라고 했다가 진통을 겪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원작의 여주인공과 참 잘 어울리는, 코유키만큼이나 싱크로율이 훌륭한 김하늘이 낙점!
이 영화, 참 타이밍이 좋다고 생각한 건 두 배우 모두 캐스팅 당시보다도 오히려 개봉시기에 더 전성기를 맞은듯한 느낌이라는 점. 장근석이야 일본에서 황태자 수준이라고들 하고, 덕분에 국내에서의 인지도도 조금 더 높아졌지. 김하늘도 예전부터 로맨틱코미디영화의 히로인으로 인기였다지만 아무래도 1박 2일에 출연한 이후 더 인기가 많아졌으니. 여심을 녹이는 완전유명한 원작의 보증된 스토리 +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남녀주인공의 캐스팅 + 그리고 수능시험이 끝난 개봉시기까지.
그런 완벽한 조건에서 개봉한 영화 '너는펫'은 확실히 화제를 모으긴 했는데..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원작만화와 원작 드라마의 골수팬이었던 난.... 역시 뭐든 원작이, 오리지날이, 최고인듯. 미안!
티끌모아 로맨스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상 큰 사건 하나를 팡 터트린 한예슬이 얼마 지나지않아 곧 이 영화의 개봉소식을 알리는 걸 보면서.. 역시 '톱스타는 다르구나' 싶더라. 그녀의 일탈행위에는 동정했던 나였지만 저렇게 요란한 소동을 일으키고 나면 앞으로 연예계활동이 가능한걸까 걱정했었거든. 결국은 괜한 걱정이었다는.
어쨌든 마냥 사랑스러운 비쥬얼의 한예슬과 진정한 대세남 송중기가 마음먹고 망가져 준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는 기대이상이었다. '너는펫'은 기대했다가 살짝 실망했지만 이 영화는 별 기대안했다가 몇 번이고 빵빵 터지며, 몇 번이고 찡~한 기분을 맛보며 나름 흡족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왔다.
한예슬의 캐릭터는 드라마 '환상의커플' 에서의 안나조가 겹쳐보인다. 저 예쁜 얼굴이 이런 캐릭터와 짝짜꿍이 맞다는게 신기했지만 덕분에 자연스러웠고, 송중기는.. 너무 망가져서 보는 내가 안타까울 정도. '그러지마, 그러지마! ... 지못미..'하는 마음이 컸다. 그리고 동시에 송중기가 욕심있는 배우라는 것도 느꼈고.
'성균관스캔들'이후로 정말 '송중기전성시대'인듯. 드라마'착한남자'와 동시에 영화 '늑대소년'이라니.. 정말정말 대박. 그나저나 '늑대소년' 인터뷰하면서 기자가 '티끌모아로맨스' 관련질문했더니 망한영화이야기는 왜 하냐며 버럭했다는건.. 사실?루머?소문? ;;;
오싹한연애
전통멜로와 로맨틱코미디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손예진과 '오이시맨'을 보고 좋아하게 된 배우 이민기. 이 두사람이 어떤 캐릭터를 맡았나 궁금한 마음에 개봉하자마자 서둘러 봤었는데.. 워낙 소재때문에 -호러니 공포니 코미디니 멜로니 뭐니?- 워낙 영화자체에는 기대를 안해서인지 생각보다는 볼만했다. 응.. 생각보다는 말이지.
결론은 세 편 모두.. 큰 기대없이 가볍게 보기에 좋은, 로맨틱보다는 코미디에 가까운 영화들. 한가한 저녁에 캔맥주랑 땅콩 옆에 두고 시간때우기엔 이런 영화가 딱 좋을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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