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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장르의 한국영화

영화를 정말 좋아하긴 하지만.. 사실 장르구분을 잘 못한다. 주로 보는 영화는 드라마나 멜로쪽이고, 그렇다보니 SF와 어드벤쳐, 판타지 등등이 어떻게 다른건지 아직도 헷갈린다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 장르, 찾아서 보지는 않는 종류의 영화지만, 나같은 관객도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걸보면 대중적으로 성공한 영화가 아닐까 싶어서 모아본 판타지장르의 한국영화 10편




설국열차


감독 봉준호 출연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에드 해리스, 존 허트

국내관객들의 호불호가 확 갈리고 있는 설국열차. 개인적으로는 호!


영화도 드라마도 일단 해피엔딩을 고집하는 편이지만 이런 씁쓸함, 기분나쁘지 않다. ‘역시 봉준호..’하며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했고. 90년대에 유행하던 ‘잔혹한 동화’가 살짝 떠오르기도 했다.


틸다 스윈튼 좋아.. 출연작 뒤적거리고 있는 중


 


 


늑대소년


감독 조성희 출연 송중기, 박보영

‘트와일라잇’을 따라하지 않았을까 조금은 냉소적으로 보기 시작하다가 나도 모르게 발그레진 뺨을 부여잡고, 벌렁벌렁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극장을 나왔던 영화.


말랑말랑한 소녀풍 판타지. 영상부터 작은 디테일까지 어쩜 하나같이 그리도 동화같은지, 어쩜 그리도 아련한 건지. 어느 영화평론가가 상업영화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이 영화를 평했던데. 호평인지 혹평인지 알 수 없는 평이지만 일단 동감.


순이엄마가 철이였나? 철수였나? 그 늑대소년의 등짝을 씻겨줄 때.. 애틋한 박보영과의 감정씬보다 더 설레이던 내 마음..하..넓더라


 


 


초능력자


감독 김민석 출연 강동원, 고수, 정은채

이 얼마나 은혜로운 캐스팅이더냐. 강동원과 고수, 라는 캐스팅만 듣고 떠올렸던 건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였다. 부디 그런 색기 철철 넘치는 분위기로 만들어주길 바랬으나..


사람들을 눈빛으로 조종할 수 있는 한 남자, 그리고 그 남자의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또 다른 남자. 두 사람의 만남이 만나는 순간.


참 흥미롭긴한데 배우들때문에, 그 흥미로운 줄거리때문에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인지 단순히 내 취향이 아니었던 건지 심심하게 봤던 기억이 난다. 아쉬움이 컸던. 하지만 두 사람의 조합만으로도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았던


 


 


박쥐


감독 박찬욱 출연 송강호, 김옥빈

박찬욱감독 특유의 그 분위기를, 참 좋아한다. 올드보이도 그렇고 금자씨도 그러했듯이 ‘박쥐’에서도 그 느낌이 담뿍 느껴져서 또 빠져들었다. 음산하고, 우중충하다고 해야하나? 그런걸 미장센이라고 하는건가? 영화 속 배경이랄까 인테리어랄까 조명이랄까 아무튼 그런 게 살짝 복고풍에.. 가끔 왕가위감독 느낌도 나고.


스토리보다도 그 분위기때문에 보게 되는 데 특히나 이 영화는 전작들보다 더 튀었다. 아무래도 판타지니까 그랬겠지. 제목처럼, 박쥐니까.


송강호, 신하균, 김해숙선생님 등의 배우들이야 워낙 말이 필요없는 연기파라서 당연한듯이 그 훌륭한 연기를 봤는데, 정작 인상적으로 남은 건 김옥빈이!! 정말이지 배역이랑 잘 어울렸다. 박찬욱감독 특유의 캐릭터설정이랑 완전 딱 맞아떨어지는. 흔히 말하는 싱크로율이 좋다는 경우가 이런 게 아닐까?


 


 


괴물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

송강호를 아끼는 감독들이야 차고 넘친다지만, 봉준호감독은 정말 특정 배우들과 작업하는 걸 즐기는 것같다. ‘괴물’에 출연했던 송강호와 고아성은 ‘설국열차’에 또 불렀고, 배두나는 ‘플란다스의 개’에서 만났었고. 뭐.. 이 정도는 다른 감독들도 마찬가지 이려나?


이 때만해도 어렸었고 우리나라에서 만든 판타지영화나 CG가 필요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없었기에 기대안했던 영화. 딱히 신박한 스토리도 아니었는데 극장에서 ‘우~와아~’하면서 봤다.


괴물이 등장하는 장면을 최소한으로 줄인 건 정말 좋은 선택이라고 느꼈지. 분명히 있는 것처럼 배우들이 도망가고 무서워하고 그러는데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까 더 무섭더라고.


그 때도 쟁쟁했지만 지금보니 정말 화려한 캐스팅이네..


 


 


전우치


감독 최동훈 출연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풉, 꽃미남 강동원도 좋지만 그 보다도 유해진아저씨가 더 좋다! 이 사진 한 장으로도 웃게 만드는 능력자 유해진. 영화보면서도 몇 번이나 깔깔깔거리면서 넘어갈 뻔했다는~ 뭐더라, 무슨 동물로 변했었는데 또 기억이 가물가물. 아무튼 처음엔 임수정과 강동원의 조합때문에 보다가 다 보고 극장 나오면서는 “유해진 진짜~큭큭큭”했던 전우치.


이런 류의 타임슬립은 잘못 만들면 정말 엉성하고 어색할 수 있는데, 사실 이 영화에서도 CG 살짝 어색했는데, 그 때마다 유해진의 코믹연기가 영화를 살리더라. 진짜 최고!


드라마도 같은 내용이었으려나?


 


 


은행나무 침대


감독 강제규 출연 한석규, 심혜진, 진희경, 신현준

사실 이런 영화가 있었다는 것 정도밖에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히 비디오로 봤는데 그것도 워낙 옛날인지라..그런데도 아직 기억나는 단 한 장면은, 눈 오는 밤에 긴~ 머리의 신현준이 그 눈을 다 맞아가면서 무릎꿇고 앉아있던 모습.


‘모래시계’에 이정재가 있었다면 ‘은행나무침대’에는 신현준이 있었다, 정도의 감각. ‘모래시계’의 최민수도 ‘은행나무침대’의 한석규도 물론 멋지고 연기 잘하지만, 왠지 그런 서브남주? 의 캐릭터가 좋은 작품들이 있더라고.


 


 


인어 공주


감독 박흥식 출연 전도연, 박해일, 고두심

개봉했을 때는 몰랐다가 전도연이 1인2역을 연기한 영화라길래 찾아봤다. 그랬더니 바닷가배경의 몽실몽실~말랑말랑~한 분위기가 딱 내 취향. 멜로영화지만 남자들도 꽤 재밌게 볼 수 있을 것같고, 영화제에서 상도 받고 평점도 좋은 영화인데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막 소문내주고 싶은 영화.


여주인공의 엄마,아빠가 태어나고 자란, 그리고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 그 바닷가에서 펼쳐지는 판타지인데 정말 동화처럼 예쁘다. 배경이 되는 그 바닷가동네도, 가무잡잡한 어촌소녀 전도연도, 자전거 탄 박해일도,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도, 정말 동화처럼.


 


 


자귀모


감독 이광훈 출연 김희선, 이성재

기러기아빠로 에페와 동거중이신 이성재, 어느덧 한 아이의 엄마가 되신 김희선의 주연작. 이 때가 아마 한창 김희선신드롬이 불었던 그 시기였던 듯. ‘와니와준하’를 보기 전까지 그녀의 연기를 보며 몇 번이나 참 못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출연작은 다 봤다. 어린 마음에 예쁜 언니가 좋았던걸까?


자귀모, 자살한 귀신들의 모임인데 여주인공이 의도치않게 자살한 모양새로 죽게 되면서 그 모임에 들어가게 되고, 자길 배신한 남자친구에게 복수하려다가 남자주인공의 도움을 받게 되는, 뭐 그런 내용.


참, 분량은 적지만 장진영도 출연하는데 그녀의 데뷔작으로 알고 있다.


 


 


체인지


감독 이진석 출연 정준, 김소연

이 영화 정말 유명했는데.. 요즘 애들은 모르겠지? 지금 보면 정말 어색해서 손발이 마구 오그라들 것같지만, 당시에는 꽤 센세이션했던 영화다. 지금처럼 몇 백만을 찍고, 천만도 나오고 하던 시절은 아니지만 흥행작에 속하지 않으려나?


김소연과 정준의 몸이 서로 바뀌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청춘스토리. 이 때쯤 비슷한 영화가 많았는데.. 점점 옅어지는 내 기억력이 새삼 한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