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 ‘화양연화’를 다시 떠올려봤더니 배용준과 손예진의 ‘외출’은 이 영화와 참 닮았다. 아내가 바람난 남편, 남편이 바람난 아내, 그리고 남겨진 두 사람의 불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도쿄타워’와도 닮았다. 외도의 당사자가 아닌,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절절하게 보여주는 면에서. 한마디로, 배우자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게 된 이들의 이야기부터 그들과 관계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정말이지 구구절절한 스토리를 너무나도 심플하고 와닿게 만든 영화. 사실 처음 ‘화양연화’를 봤을 때는 스토리는 안중에도 없었다. 왕가위감독 특유의 그 화면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 시대를 보여주는 인테리어며 의상이며 사소한 장치 하나하나가 정말 좋아서. 그의 작품중에서 ‘중경삼림’을 가장 좋아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