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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의 연상녀연하남

연상녀연하남커플이 대세가 되기 시작한 게 언제쯤이더라? 옛날옛적에도 물론 이러한 나이차의 커플은 존재하였겠으나, 최근 몇 년 유행처럼 번진 것같은 느낌이다. 영화를 봐도, 드라마를 봐도 멋진 언니들이랑 내 또래 훈남들의 러브스토리가 넘쳐나는 걸 보며 실감한다.


사실 연상녀연하남커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일본드라마는 몇 년전에 이미 포스팅했었으나 당시의 블로그계정이 폭파된 관계로 새로 추스려봤다. 시간이 꽤 지났는지라 신작들도 있고.. 정말 좋아했던 드라마 몇 편은 고전이 되버리기도 했네. 



시노하라 료코와 연하남


라스트 신데렐라


시노하라 료코의 가장 최신작이 이 드라마였던 것같다. 이후 출산준비 때문이었는지 활동이 없다는. 

단골손님들의 신뢰를 마구 받는 베테랑 미용사가 어느 날 갑자기! 보드를 즐겨타고 패기넘치는 연하남의 어택과 함께 미용실체인에 입사한 동기의 편안한 위로를 동시에 받게되는 달달하고 상큼한 내용, 인줄 알았으나 살짝 섬뜩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래도 결국은 로코.


여기에서 꽤나 높은 수위의 노출과 스킨쉽이 자주 나오길래 깜짝 놀랐다. 여주인공이 살고있는 딱 좋은 넓이와 딱 좋은 구조와 꽤 괜찮은 이웃까지 갖춘 그 집은 한동안 나의 로망이기도 했고.





아네고


이게 벌써 몇 년전이던가. 탱탱하고 새하얀 피부로 앳됨을 자랑하던 아카니시 진은 미국병과 온갖 사건사고를 뒤로 한 채 어느덧 애아빠가 되었지. 세월 참..


그녀의 캐릭터가 언제나 그러하듯, 회사 내에서 인정받는, 기나긴 경력과 수완을 자랑하는 사무직 여직원. 더불어 어린 직원들의 고충과 상사의 바람을 모두 이루어주는 만능해결사. 하지만 정작 자신의 고민은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며 연애는 꿈도 못꾸며 바쁘게 살고있던 여주인공이 이제 막 입사한 신참내기와 사랑에 빠져버리게 된다. 


여기까지는 가볍게 보기 참 좋았는데 히스테릭한 여자캐릭터가 한 명 등장하고, 그녀의 남편까지 끼면서 스토리는 점점 산으로 가버렸지. 어찌저찌하여 엔딩에서는 다시 예쁘게 포장했지만. 중간중간 이 연상의 누님과 철딱서니없는 청년의 속마음을 자막과 나레이션-나레이션이 있었는지는 살짝 헷갈림-으로 보여주는데 그 부분의 코믹함은 꽤 유쾌했다. 현실감이 아주 그냥~





언페어


꽤 오랫동안 끙끙 앓았던 일본드라마. 혹시나하는 기대로 극장판을 보았다가 역시나 좌절하고 실망했으나 본 드라마만큼은 아직도 애지중지 아끼는 언페어. 


위의 두 드라마에 비해서 러브라인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내용도 아니고, 굳이 에이타와 시노하라 료코를 커플로 엮기에도 걸리는 부분이 많지만. 꼭 연애관계가 아니더라도 잊을 수 없는 두 사람의 이야기. 연애물도 아닌 것이, 형사물도 아닌 것이, 범죄물이라고 단정짓기도 뭐하고, 코미디라고 잘라 말하기도 애매하다. 이 모든 요소를 쏙쏙 잘 넣어서 버무리는게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능력이리라.


그저 '원숭이귀를 가진 조연배우'로만 바라보던 에이타를, 이 드라마 이후 찾아보게 되었다. 몇 년전부터 드디어 연기포텐이 팡팡 터져서 영화도 드라마도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어찌나 기쁜지. 나보다 연상인데도, 왠지 토닥토닥 해주고 싶다는.


+이번에 찾으면서 알게 된건데, 시노하라 료코는 '언페어' 이후 줄곧 유망주라 불리우는 꽃미남들과 호흡을 맞췄다는 것. 나는 '파견의 품격'에서 뽀글머리 아저씨랑 가장 잘 어울려 보였는데 말이지. 현실은 나이차가 꽤나 많이 나는 중견배우가 남편이고, 애기도 키우고 있는 미세스라는!


마츠 준과 연상녀


실연 쇼콜라티에


만화원작. 근데 순정만화를 가장한 성인만화였는지 꽤나 야릇한 장면이 많다. 쟈니즈사무소와 마츠준이 아주 그냥 작정을 했구나싶을만큼 1회부터 쎄게 나와서 진정 놀람. 그리고 챙겨보기 시작함. ><


고교시절부터 짝사랑하던 마돈나같은 존재의 1년선배. 당시에도 사귀었다고 생각했지만 이 남자를 손바닥 위에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는 여자에게 한방 얻어맞고는 쇼콜라티에가 되기 위해 유학, 화려하게 일본으로 돌아온다. 누구를 위해서? 그녀를 위해서! 크.. 그 때부터 이 남자의 모테키-갑자기 많은 이성이 접근하는 시기? 인기있는 기간?-가 찾아오고, 결혼을 해버린 마돈나는 물론이요 아버지의 가게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점원, 사랑스러운 모델까지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되버린다는.


분명 연상의 그녀라는 설정임에도, 이시하라 사토미의 캐릭터가 워낙 러블리 그 자체로 나오는지라 보는내내 연상녀라는 감각이 전혀 없었던 게 함정. 무려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이니 현실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지만 보는내내 이 여자의 연애스킬, 훔치고 싶었다. 물론 매력적인 마스크도.




여름의 사랑은 무지개색으로 빛난다


미망인이라고 하던가?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여인. 그런 여자에 대한 환상같은 게 있나보다 싶었다. 이전에도 다른 작품에서 특히 소설원작의 단편드라마 같은 데서 이런 캐릭터를 자주 봤거든. '심야식당'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유명 원로배우의 차남. 아버지와 같은 세계에 들어왔지만 언제나 누군가의 아들로만 여겨지는 존재였던 남자가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만난 밝고 따뜻한 성격의 여자. 두 사람의 관계는 고인이 된 원로배우의 팬과 아들에서 시작하지만, 여차저차 이래저래하여 두근두근 하다가 폴링인러브.


이 무렵부터 타케우치 유코의 모습이 조금 변한 것같다. 세월이 흐르고 있으니 외모도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지만, '프라이드'와 '웃는얼굴의 법칙', '런치의 여왕'에서 봤던 모습과 뭔가 많이 달라졌다. 뭐, 그래도 여전히 미소는 아름답더라.





너는 펫


어쩌면 이 드라마가 수많은 커리어우먼들의 로망일지도. 정말 강아지나 고양이같은 애완동물처럼 오직 나만을 위해주는 따뜻한 존재. 그런 사람남자가 있다면 연애따위 안해도 외롭지 않을런지도.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나도 나이가.. ㅠ


도쿄대를 졸업하고 신문사에서 일하고 있는, 길쭉길쭉한 바디와 또렷한 이목구비, 새하얀 피부까지 가진 엘리트커리어우먼. 하지만 언제나 스트레스는 쌓이고, 인간관계는 서툴고, 연애는 저 멀리에. 그러던 어느 날 쏟아지는 빗속에서 발견한 커다란 박스 하나. 뚜껑을 열어보니 왠 남자아이가 여기저기 상처를 입은 채 웅크려 있었다. 그 남자아이를 강아지마냥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지금은 꽤나 유해지고 가끔은 능글맞기도 한 모습을 방송과 인터뷰에서 보여주는 마츠모토 준이지만, 이 드라마를 촬영하던 무렵엔 까칠대마왕이었단다. 사무소직원들이 혼낼정도로 제멋대로에 까탈스러운 성격이었다는데 그런 사람이 바닥에 등대고 누워 발라당하는 모습을 촬영했다니.. 놀랍기도 하고 좀 웃기기도 하고.


+ 아래에도 몇 명 더 나오겠지만, 쟈니즈 소속 그룹의 멤버중 얼굴마담이랄까.. 드라마에 가장 자주 출연하는 사람들이 유독 연하남으로 자주 등장한다. 특히나 마츠준은 내가 찾은 작품만 세 편. 아마 소속사에서 작정하고 누나들을 홀려 지갑을 열기 위해 출연시키는 거겠지? 올 해 국내 소속사에서 이런 저런 일들이 터져서인지 점점 이런 뒷세계를 상상하게 되네.



그 외 연상녀연하남커플의 일본드라마


파파돌


'만약 칸쟈니의 니시키도 료가 비밀결혼을 했다면? 그것도 애가 셋이나 있는 여자라면?'이라는 설정을 그대로 살렸다. 극중에서 칸쟈니도 그룹 이름 그대로 등장하고, 니시키도 역시 본명으로 나온다. 제작진은 이렇게 하면 더 몰입이 잘되리라 생각한 것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그 설정이 참 거슬렸다. 뭔가 오글거리고, 한층 더 유치해져버렸다. 


볼때마다 정말 동안이라는 걸 느끼며 감탄하게 되는 유카가 새신부이자 세 아이의 엄마로 나오는데, 그녀와의 러브라인보다 저 세 남매와의 유대감이 돈독해지는 과정이 더 많이 나와서 홈드라마의 느낌이 물씬난다. 막내인 꼬마숙녀가 사쿠라이 쇼의 열혈팬이라는 설정이라 중간중간 관련한 대사가 있는데, 그 부분에서만큼은 실제 그룹명으로 설정하길 잘했구나 싶었다. 애기가 너무 귀엽고 새침해서 더 웃게되더라고.





사프리


이 드라마를 볼때도, '아네고'를 볼때도 쟈니즈가 뭔지 몰랐고 당연히 캇툰도 몰랐다. 그리고, '사프리'의 이 남자와 '아네고'의 그 남자가 동일인물 알았다. 지금봐도 참 닮았단 말이지. 그래서 이 배우는 항상 비슷한 캐릭터로 나온다고 생각했거늘.. 


많은 여성들이 동경하는 직업중 하나, 광고회사 크리에이터가 여주인공, 그녀가 일하는 광고회사에 들어온 아르바이트생이 남주인공. 학력, 재력, 신장 등 대부분의 현실조건은 충족되지 않음에도 특유의 철없지만 귀여움으로 밀어붙이는 연하남이 등장한다. 반면 첫사랑과의 사내불륜을 질질 끌고있지만 위의 모든 조건을 갖춘 동료역할로 에이타가 나오고. 전형적인 삼각관계.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메인남주와 서브남주가 티격태격하는 로코. 


러브라인도 알콩달콩하는 맛이 있었지만 그보다 중간중간의 에피소드들이 좋았다. 시계광고부분도 좋았고, 와인농장의 부부이야기도 좋았고, 부장인지 과장인지로 나오는 아저씨랑 딸의 이야기도 뭔가 뭉클하는 소소한 감동이 더 기억에 남는다. 일본에도 우리나라에도 종종 등장하는 '메인남주보다 서브남주가 더 멋진 드라마' 중 한 편.





성녀


이 여자를, '성녀'로 묘사되어야 할 이 여자를 다른 배우가 연기했다면 어땠을까? 히로스에 료코의 매력이 오랜만에 십분 발휘되어서 감탄하며 봤다. 성스러운 느낌까지는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이토록 맑고 깨끗한 마스크는 정말 신이 주신 매력이라고 생각하면서.


바닷가마을에 살고있는 고교생. 도쿄대에 다니는 형을 뒀지만, 본인은 공부에 전혀 뜻이 없다. 그러다 그림에 나올법한 과외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그 대학생누나도 이 남자를 사랑한다 말하고는 사라져버린다. 이후 시간이 지나 변호사가 된 남자의 앞에 연쇄살인이라는 죄명의 범죄자로 나타난 성녀. 


원작소설을 먼저 읽지 못했음이 안타깝다. 대략의 줄거리를 보면 꽤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것같은데, 드라마를 먼저 봐버려서 소설을 읽어도 감흥이 덜할테니. 초반에는 그럴듯하게 진행되다가 결말에 가까워질수록 흐트러지는 전형적인 소설원작 영상물의 단점이 역시나 나오더라고. 2회정도까지는 참 좋았거늘.


구성이나 전개와는 별개로 고교생앞에 나타난 대학생 과외선생님, 정체를 알 수없는 신비로운 여성, 과거에 아픈 상처를 지닌 개인사, 그리고 당연히 꽃다운 미모까지. 뭇 남자들의 로망의 집약체로 등장하는 여주인공을 히로스에 료코가 연기한다는 것만으로 추천할만한 일본드라마.






슬로우댄스


아마도 5년정도, 꽤 오랫동안 나의 생활과 함께 했던 일드. 전편을 다운받아서 집에 있을 때면 왠 종일 재생시켜놨었다. 사람들이 라디오를 듣는 것처럼, 텔레비젼을 틀어놓는 것처럼. 히라가나와 카타카나는 여전히 서툴지만 영화도 드라마도 자막없이 들을 수 있을만큼 된데는 이 드라마의 공이 컸다. 그만큼 아끼는 드라마.


의류매장의 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여주인공은 교제중이던 남자의 갑작스러운 프로포즈에 당황한다. 게다가 결혼생활은 남자의 해외 전근처에서 해야하며 그에게는 전처와의 사이에 아이도 있다. 고민끝에 거절하고는 이별선물로 받은 크루즈티켓을 보고 펑펑 울어버리는 여자. 그런 여자를 앞에 두고 어쩔 줄 몰라하는 남자는 과거 여주인공의 제자이자 현재는 운전학원 선생님. 그리고 동네이웃. 30대에 접어들어 결혼과 연애로 고민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되는 근무환경의 변화를 맞는 여자와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접고 살던 운전학원 선생님이 서로 토닥토닥해주는 상큼한 일드.


얼마전에 오랜만에 몇 편을 다시 봤는데..


이 부분에서 또 다시 심쿵. 연하남이고 연상남이고 썸남이던 그냥 남자사람이던, 저렇게 쓰담쓰담해주면 왠지 모르겠지만 괜히 두근거리고 얼굴에서 열나고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 1인인지라 정말 볼때마다 좋았던 장면인데.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저 쓰담쓰담이 선수들의 스킬로 퍼져나가면서 왠 놈들이 노림수를 쓴단 말이지. 그리고 신기하게도 요 놈이 노리고 이러는건지, 자연스레 하는 행동인건지가 대충 느껴지거든. 분명 내 로망중에 하나였는데 이 악물고 '흐즈므롸..'하게 되는 현실이 싫다. 





롱 베케이션


고전명작이자 전설. 나를 일드 오타쿠로 만들어버린 원흉. 비록 모모코언니는 떠났으나 기무타쿠의 꽃미모와 다케노우치 유타카, 마츠 다카코는 물론 히로스에 료코의 앳된 모습도 볼 수 있는 롱 베케. 두 사람이 탱탱볼 던지던 그 집에 정말 가보고 싶었는데 허물어졌다는 이야기에 꽤 울적했던.


음대를 졸업했지만 프로의 길을 가지 못하고 음악학원에서 피아노를 가르치는 남자와 결혼식날 도망가버린 남자를 찾아 혼례복차림으로 도심을 질주하는 여자의 하우스쉐어 러브스토리, 로 포장하지만 사실은 실연당한 민폐 연상녀와 소심하게 짝사랑중인 연하남의 만남에서 시작되는 나름 파격적인 인물설정이다.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이 드라마의 첫 시퀀스만큼 날 압도하면서 들어간 드라마는 없었다는. 특히 야마구치 토모코의 그 비주얼.. 아직도 이 언니를 볼때마다 떠올라.


제목에서도 느껴지고 중간중간 두 사람의 대화로도 나오는, Long Vacation의 메세지는 사회생활하면서 정체기랄까.. 3개월 주기로 나타난다는 그 시기마다 도움이 되더라. '슬로우댄스'랑 '롱베케이션'은 꿈과 현실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사람들한테 추천하고 싶음. 내가 도움을 받았으니까. 연애물이지만 지나치게 유치하거나 상투적이지 않고, 일상적이면서 산뜻하고 훈훈하다. 


아, 롱베케의 마지막 회는 에필로그가 마지막에 숨어있다. 내가 끝장면이라고 믿었던 엔딩 뒤에 그 후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는 걸 나는 한~참후에 알고 감독한테 배신감을 느꼈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