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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33

비가 그치고 동네산책길

정말이지 미친듯이 퍼붓다가 그치고 쏟아지다가 그치던 그 무렵 산책길 어딘가 부서진건지 그저 쓸모가 없어진건지 애처롭게 걸려있던 우산 만신창이가 되어 화분위에 누워있던 우산 편견이지만, 이 동네에서 저 호텔이 보일 때마다 위화감이 느껴져. 호박꽃? 아님말고. 수분섭취 제대로 하고 촉촉하신 화분님들 조금만 더 빨간 색이었다면.. 아마 내가.. 몰래.. 널 빻아서 고춧가루로 만들어 올 겨울 김장을.. 적절한 드립이 떠오르지 않아;; 또 한 번 느끼는 위화감. 지나갈 때마다 왠지 눈이 가는 집. 마구 돌아다니다가 결국 한남동 주변까지 올라갔는데,감시카메라도 다 붙어있고.. 괜히 이상한 의심받을까봐 우리집만한 그 대문들은차마 찍을 수가 없었다. 무서워서.. 그래서 대문 앞에 있던 넙적한 잎사귀에 빗방울이 맺혀있길..

DAILY 2014.08.27

한겨울의 괴산

충북 괴산, 분명 서울보다 아래 지역이니 조금은 따뜻하리라 생각하고 갔다가 얼어죽을뻔. 초록색 자전거 바구니에 초록색 주머니? 였던가? 장작이라 해야하나 땔감이라 해야하나.아무튼 반가웠다. 어릴 적 외할머니가 불때주시던 그 집도 생각나고. 마녀가 타고다니는 빗자루. 어디서든 만나면 반갑다. 아마도 본래의 기능을 잃은 채 문을 막는 용도로 쓰여지고 있던 녹슨 의자. 벌써 2~3년전이니 없어졌을지도 모를, 한 눈에 봐도 내 인생의 2배정도의 시간을 그 자리에 있었을 것같던 건물. 간판을 보자마자 심야식당을 떠올렸지만, 출입문과 내부는 그렇지 아니하였다. 구례였나? 어딘가 시골마을에 갔더니 대문손잡이가 죄다 사자였다. 어르신 말씀으로는 그 사자가 잡귀신을 쫓아준단다. 우리집 번호키에도 사자스티커를 붙여볼까. ..

DAILY 2014.08.27

가을엔 동네뒷산 산책하기

작년 가을에 살았던 우리집은 바로 뒤에 낮은 동산이 있었다. 동산? 뭐 아무튼 낮은 산. 입구에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 있어서 항상 사람들이 오가던. 가을이 되니까 아주머니들이 바구니들고 이것저것 줍고 따러 다니시던. 입구 나무계단에서부터 가을냄새가 폴폴. 이 날 햇볕도 따뜻해서 정말 기분 좋았는데. 맛있게 생겼는데 독있을까 무서워서 못 먹었다. 참으로 신기했던. 솔잎이.. 나무에서 요렇게 솟아나는 줄 몰랐다는. 벌인데 왜 잡지를 못하니 못난 폰카야! 왜 잘린걸까, 언제 이렇게 된걸까. 밤은 누가 가져갔는지 껍데기만 잔뜩 인데, 도토리는 그래도 많이 남았더라. 내가 좋아하는 길. 오랜시간,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생긴 길. 니 알맹이는 누가 가져간 것이냐. 어릴 때부터 많이 봤던 들꽃. 이름모를. 아마도 도..

DAILY 201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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