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 분명 서울보다 아래 지역이니 조금은 따뜻하리라 생각하고 갔다가 얼어죽을뻔.
초록색 자전거 바구니에 초록색 주머니? 였던가?
장작이라 해야하나 땔감이라 해야하나.
아무튼 반가웠다. 어릴 적 외할머니가 불때주시던 그 집도 생각나고.
마녀가 타고다니는 빗자루. 어디서든 만나면 반갑다.
아마도 본래의 기능을 잃은 채 문을 막는 용도로 쓰여지고 있던 녹슨 의자.
벌써 2~3년전이니 없어졌을지도 모를, 한 눈에 봐도 내 인생의 2배정도의 시간을 그 자리에 있었을 것같던 건물.
간판을 보자마자 심야식당을 떠올렸지만, 출입문과 내부는 그렇지 아니하였다.
구례였나? 어딘가 시골마을에 갔더니 대문손잡이가 죄다 사자였다. 어르신 말씀으로는 그 사자가 잡귀신을 쫓아준단다. 우리집 번호키에도 사자스티커를 붙여볼까.
제 몸을 불사질러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주는, 게다가 눈이라도 오면 제 몸을 가루내어 오가는 이들을 지켜주는, 고마운 연탄. 착한 연탄.
하늘도 파란색, 간판도 파란색.
건물 모양새며 문이며 주차장에 장식들 하나하나 죄다 마음에 들어 꼭 들어가고 싶었으나, 굳게 닫혀있던 식당.
괴산에도 역시나 대문에는 하나같이 사자들이 무섭게.
몇 분간 멍하니 바라봤던 창문. 투박하지만 멋스러운 난을 쳐서, 지나는 이들 보라고 붙여놓은 누군가의 마음이 꽤 감동적이었다. 멋져.
아마도 이 때 사자에 집중했나보다. 보이는대로 죄다 찍어놨네.
터미널 맞은 편 리어카에서 아주머니가 팔고 계시던 사과. 얼마였지? 흡족스러운 값에 사서 버스타고 오는 내내 사과봉다리 껴안고 잤더랬다. 사과향이 그리 좋은 지 미처 몰랐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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