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찾아 오기 전, 바람이 유난히도 따땃하길래 후드뒤집어 쓰고 돌아다닌 날. 생전 처음 온 동네라 어딜가도 마냥 신기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선(?)한 광경이 있었으니 어딘가 고즈넉하고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길래 나도 모르게 한 걸음씩 들어가게 된 어느 골목. 멀리 보이는 맨션의 글씨도 정겹고, 높다란 시멘트벽까지도 운치있다고 느끼면서 점점 안쪽으로 안쪽으로 들어갔다. 모퉁이에 고이 심겨져 있던 이름모를 나무. 자세히 가서 봤더니, 역시나 이름모를 빨간 열매가 앙증맞게 매달려있더라. 언제나처럼 먹고싶다는 충동에 휩싸였지만 가까스로 참아내고 지나쳐 더 깊은 골목 안쪽으로 빨려들어감. 우왕.실제 육성으로 "우와아~"했다. 조금 더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 조금 더 좋은 카메라로, 조금 더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