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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강북구 번동의 가을

2011년 강북구 번동에서 보냈던 가을. 해방촌에서도 살아보고, 번동에서도 살아봤는데.. 이 쪽이 좀 더 산동네스러웠다. 그래서, 집 값은 조금 더 쌌고,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려면 조금 더 걸어야 했다. 

 


그 본격적인 산동네에서 내려와 길을 건너면 나타나는, 번동의 아랫동네.






지날 때마다 궁금했던 집. 담장의 넓이로 봐서 정원이 어지간히도 넓다. 그리고 꽤나 오래되 보여서 자꾸만 대문 앞을 얼쩡거렸었다. 무슨 인테리어잡지 기자라던가 하면 용감하게 초인종을 눌러보기라도 했을텐데. 아직도 아쉽네.





아, 얘는 아마도 번동의 자랑 북서울 꿈의공원인가? 사슴있는 그 공원에서 만난 아이. 그러고보니 사슴한테 밥주며 찍었던 사진들은 다 어디갔지.. :(

 

 






아마도 이 동네는 재개발이 확정된 듯했다. 대부분이 밖에서 봐도 빈집이었으니. 재개발, 참 싫은데 말이지. 옛스러운 모양새의 건물들을 남기면서 살아갈 방법은 없는걸까? 우리나라는 너무, 건설회사를 잘 도와주는 것같아.





연립주택이라고 하던가. 아파트라고 하던가. 80~90년대에 많았다는 층낮은, 똑같이 생긴 집들.





그 와중에 샛노란 단풍은 참 예뻤다.






아는 언니가 무슨 국가에서 지원하는 전세자금대출? 거기에 당첨되서 집보러 같이 다녔다. 형부는 일때문에 같이 못갔는데 언니한테 이렇게 당부했단다. 갈색벽돌건물은 보지도 말라고. 무조건 외부마감이 대리석인 집으로 찾아보라고. 

 

연식이 오래된 집이면 이런저런 문제들이 생길까 걱정해서 그리 말했겠지만, 괜히 얄미웠다. 난 갈색벽돌로 지은 상가나 빌라가 더 좋은데.









비슷하게 생긴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던 골목. 저 2층에 동그란 창문이 왠지 운치있었던.

 







박정희는 싫다. 하지만 그 무렵 지어졌다는, 일률적으로 죄다 똑같이 지어버렸다는 그 삼각지붕의 집들은 싫지 않다. 가끔 기차를 타거나 고속버스를 타고 지나다보면 창밖으로 보이는 그 집들. 서울에서도, 이 동네에 오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파란페인트 칠한 벽돌도, 고딕?인지 뭔지 아무튼 예술적인 모양새로 장식된 철난간도, 문양들어간 유리위에 나무를 덧댄 저 현관문도, 시선고정. 발길을 잡았던.






골목골목 모두 똑같이, 비슷하게 생긴 집들. 오래되서 좋은 모양의 집들.






내가 좋아하는 창살과 싫어하는 창살이 함께 공존하던 집. 아마도 소재가 다르리라 생각한다. 근데, 그 튼튼하고 좋은 신식소재로 좀 더 예쁜 창살을 만들어주면 안되는걸까..?








산동네 번동에서 내려오면 찻길을 사이에 두고 저런 광경이 펼쳐진다. 저 절벽이름이.. 뭐더라.. 버스정류장이름도 있었던 것같은데 기억이 안나네. 아무튼 볼 때마다 멋지다고 생각했던 광경.

 



여기서부터는 번동의 윗동네, 꼭대기마을의 사진. 






낙엽은 어느 해에 봐도 참 곱구나.








여긴 아랫동네와는 달리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이 많은 듯했다. 아마도 재개발이야기는 나왔겠지만, 확정되지는 않았던 것같다. 

 

저 노란 페인트, 예뻤는데.






지금껏 가을을 보낸 여러 곳중에서, '만끽했다'고 표현할만한 동네는 이 곳 번동이었다. 덕분에 동네 구석구석 마구 돌아다니고, 공원가서 사슴한테 풀도 먹이고. 참 좋았는데...

 

겨울은 몇 배로 더 추웠지.




 

누군가의 집. 내부공사만 하는 건지 건물자체를 헐어버리려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왠지 슬퍼서 지날 때마다 멍하니 봤다. 재개발, 뉴타운, 신도시. 누군가에게는 호재이겠으나, 아무래도 나는 참, 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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