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다 때려 치우고 시골의 작은 집에서 강아지 키우면서, 오가는 고양이들과 산 새들 밥도 주고 하면서 살까하는 생각.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조금만 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다가 엄마 나이즈음 되면.. 그 때 다시 생각해보자로 끝남. 용기가 없는 걸지도.
엄마가 시골집에 살 때, 아침에 일어나면 현관 앞이라고 해야하나.. 거실에 있는 전면창 앞으로 온갖 새들이 모여들었다. 부시시한 정신으로도 엄마는 반드시 모아 둔 잡곡들을 나눠주러 나가고. 좋았지.
수안보의 한 편의점에서 기르던 얼룩박이 개 한 마리. 얘도 달마시안 이려나? 아니려나? 얼마전에 다시 갔을 때는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날개짓 한 번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세균을 떨어뜨린다는 비둘기. 출퇴근 길에 인도에서 만나면 멀리하지만, 공원에서 만나면 왠지 밥을 주게 된다. 밥이라기 보다는 과자 부스러기가 대부분이지만.
강원도였나.. 어딘가 산골의 휴게소에 있던 개. 덩치가 커서 무서워뵈지만, 엄청 큰 목소리로 컹컹 짖어대지만, 역시나 다가가면 꼬리 살랑살랑 거리는 애완견일뿐. 착하더라, 몹시.
함께 있던 검둥이. 한층 더 무서운 비주얼이었지만 역시나 다가가면 꼬리살랑살랑~
반지하 원룸 살 던 시절. 반지하여서 좋았던 유일한 한 가지. 가끔 길고양이들과 뜻하지 않게 아이컨택을 했던 기억. 저 쇠창살 사이로 물도 주고 밥도 주고 했으나 끝까지 경계하더라. 서운하기도, 안타깝기도 해서 잊혀지지 않는 아이들.
넌 또 어디에서 만난 누렁이더냐. 화질을 보아하니 싸이월드 사진첩에 있던 것같다.
어딘가 마트 내의 수족관. 벽에 붙어있는 저 아이가 신기해서 찰칵. 혹시 빨판상어..? 일리는 없겠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친 짓. 횟집에 회 먹으러 갔다가 수족관의 물고기 사진 찍고 회쳐지기를 기다림. 나란 인간은 어디까지 잔인한 건지. 기억은 안나지만 분명 엄청 맛있게 먹었을텐데…
테두리효과로 보아 이것도 싸이월드 해킹 후 탈퇴 직전에 급히 다운받아 놓은 사진이겠다. 명동에 있던 카페. 고양이카페는 아닌데 왜인지 새하얀 두 마리의 고양이들이 내부를 마음껏 휘젓고 돌아다녔다. 아직도 있으려나 몰라.
진해 은하사. 막 태어난 강아지가 정말 귀여웠다. 오래 전인데 또렷하게 기억나네. 지금쯤.. 엄마 또는 할머니가 되었을게야.
누렁이 주제에 한 껏 시크한 표정. 어쩌면 센치한 걸지도. 나의 열렬한 우쭈쭈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무심한 누렁이.
보광동 공사터를 유유히 지나던 길고양이.
얘도 보광동 골목길에 있던 아이. 유기견같았는데.. 작은 소리에도 후다닥 도망가던 모습이 기억난다.
정말 정말 동물 좋아하지만.. 겁쟁이라 키우지도 못하고, 바보라 수의학과도 못 간 나 자신을 위로. 청동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작은 강아지 미니어쳐. 벌써 20년째 나와 동고동락 중.
산 새들 먹이주며 살던 엄마네 집. 그 집의 터줏대감이었던 우리 백구. 이사오면서 주변 지인의 집으로 보냈다. 덩치만 컸지 완전 착해서 걱정했는데.. 엄마 말로는 모르는 사람이 올라오면 그리도 험하게 짖어서 쫓아냈다고 한다. 밤에 산짐승 내려오면 묶인 몸으로 싸우느라 아침에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져 있기도 하고..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 것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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