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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배경의 영화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보면 종종 특정 장소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될 때가 있다. 예를 들자면, 병원이나 경찰서가 대표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장소야 널렸지만, 그 두 곳만큼 많은 사람들이 구구절절한 사연이 묻혀있는 곳이 있을까? 저녁드라마에서는 가족이야기, 열시에 하는 드라마에서는 사랑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에서는 좀 드물지만 미국드라마나 일본드라마에서 괜히 형사물, 의학물 소재를 끊임없이 만들겠는가.


그래서 그런 장소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사연이 담겨질 수 있는 곳이 또 어디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바로 호텔이었다. 여인숙, 모텔, 호텔, 여관 등 이름도 제각각이고 외관도 제각각이지만 다른 장소에서 온 다른 사람들이 묵었다 가는 곳.


그래서 찾아봤다. 그런 곳들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 호텔배경의 재밌는 영화추천.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호텔


분명 영국 국적의 영화임에도 배경이 인도여서 그런지 특유의 힐링냄새가 마구 풍기는 영화. 흰 머리가 조금씩 늘어가고 눈이 점점 침침해져가는, 중년이 된 일곱 명의 주인공들이 찾아 온 인도의 호텔. 그 곳에서의 힐링타임.


20년후, 또는 30년후 즈음에 분명 나도 저 사람들 중 적어도 한 명과 비슷한 기분을 느끼며 일상을 보내게 되겠지? 인간, 국적을 불문하고 남녀를 불문하고 연령대별로 느끼게되는 심정은 비슷할테니. 그런 날이 오면 나도 그 때는 인도를 가보고 싶어진다. 요즘은 너무.. 흉흉한 인도라 무섭거든. 그 때쯤 되면 연륜도 있고하니 어떤 사건사고를 만나도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


 


 




씨사이드모텔


이 영화의 장르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컬트코미디’ 정도가 아닐까싶다. 웃기긴 웃긴데 좀 괴팍하게 우습다. 블랙코미디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더라만 내가 아는 블랙코미디는 이런 게 아니야..


산골짜기 깊숙~한 곳에 있는 낡아빠진 모텔. 그런데 이름은 씨사이드. 모여드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무섭거나 희한하거나. 그래서, 꽤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네 개의 에피소드. 인질극덕분에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생기고, 아소 쿠미코와 모델같은 몸매의 여배우 덕분에 혹시나..하며 감질맛(?!)이 나며, 편의점사장이던가? 파자마입은 저 아저씨를 보며 궁금증이 증폭된다.


정신없을 법도 한 구성이건만,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몰입된다는 게 신기했지.


 


 




우쵸우텐호텔


워낙 일본영화를 주구장창 봐서 인지, 아님 일본에서만 유독 이러한 장소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를 좋아하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이 포스팅의 일곱 편 중 일본영화가 절반이 넘네. 그 중에서도 ‘호텔’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게 이 영화다.


꽤나 호화로운 캐스팅인데 그 사람들이 모두 잡히는 장면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 차라리 이 사진으로 택했다. ‘누군가 한 명이 빠질 바에는 아무도 안 보이는 게 낫겠다’ 싶었거든.


카토리 싱고, 사토 코이치, 시노하라 료코, 카라사와 토시아키, 니시다 토시유키 그리고 오다기리 죠까지. 그 외 다른 배우들도 하나같이 인지도 높은 배우들. 이런 캐스팅이 가능했던 이유는? 미타니 코키라는 아~주 유명한 감독덕분이리라. 근데 이 감독의 작품은 특히나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는 편이라. 재밌는 일본영화 추천해달라고 하면 이 영화가 턱까지 올라와도 꾹 참는다.


아마도 일년 중 호텔이 가장 바쁜 날, 크리스마스. 그 날 우쵸우텐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사건사고를 감독 특유의 색깔로 보여주는 영화. 왠지 호텔에서 근무하는 누군가가 본다면 상당히 공감하며 볼 것만같은 호텔배경영화.


 


 




해피 해피 브레드


‘갈매기 식당’ 또는 ‘호노카아 보이’를 재밌게 봤다면 추천하고 싶은 영화. 조용하고 정적인 가운데 아주 살짝 가슴이 훈훈해지는 이야기. 근데 저 곳을 빵집이라고 해야하나 카페라고 해야하나 펜션이라고 해야하나?


언제나 코믹한 모습의 오오이즈미 요를 봐왔다면, 색다른 모습의 그를 보면서 이 영화를 더 괜찮게 기억하게 된다.


 


 




폭풍전야


김남길이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작품이었던가? 아무튼 오로지 그가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봤다. 그리고 꽤 만족했다. 이렇게 진한 이야기는 오랜만이었던지라. 처절한 사랑, 이라고 어느 기자가 평했던데 그 말에 동감. 한마디 더 보태자면 처량하기도 한 사랑.


바닷가의 저 여관? 모텔?까지도 괜시리 스산해보였더랬다. 감독님이 생각했을 그 의도대로.


 


 




호텔 비너스


‘무릎팍도사’ 초난강 편을 보며 몇 번의 한숨을 쉬었는지. 일본의 국민그룹이네 어쩌네하여 대단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한국에 대한 애정이 상상을 초월하고 그걸 10여년간 표현해 온 사람을 제대로 대우해주지 못했다는 마음에 정말 미안했었다. 그런 초난강이 출연했던 영화 ‘호텔 비너스’


한국배우 몇 명이 출연하긴 하지만, 초난강, 나카타니 미키, 카가와 테루유키의 캐스팅에서도 알 수 있듯 이건 일본영화다. 그런데 모든 대사는 한국어. 지금 생각해도 그 설정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덕분에 신선했고 의외로 더 대사가 또렷하게 들려왔던 것도 같다. 그 어설픈 우리말을 읊는 일본배우들의 대사가 묘하게 신경을 집중시켰다.


호텔이라하기도, 여관이라하기도 뭣한 곳.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오랫동안 머무르고 있는 곳. 그 곳에 새로운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달라지는 이야기. 내용도 좋았지만 일단 일본명배우들의 한국어대사라는 신선한 장치만으로도 볼만한 영화다.


 


 




모텔 선인장


97년작.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모텔 선인장’이라는 이름의 이 영화. 보고싶다… 분명 중학교때쯤 비디오대여가게에 진열되어 있던 이 영화의 비디오를 기억하건만 지금은 어딜가야 이걸 볼 수 있을런지.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은 좋아라하는 틸다 스윈튼도 나오고해서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직도 못봤다ㅠ 주변의 평도 좋고하니 후딱 날 잡아서 보고 싶은데! 보고나면 나도 그 미니어쳐, 사고 싶어 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