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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편의 법정영화

‘도가니’때도 이랬다. 재미를 떠나서 꼭 한 번은 봐야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미루고 미루다 결국은 못봤다. 영화든 소설이든 드라마든 그걸 보고 있는 순간만큼은, 보고나서 여운이 남아있는 동안만큼은 무조건 훈훈하고 달콤하기를 바라는 편인지라.. 머리로는 알고있다.’노리개’라는 제목의 이 영화를 보고 얼마나 파렴치한 인간들이 많은 지 또 한 번 느껴야 한다는걸. 그런데 또 좀처럼.. 예매버튼을 클릭할 수가 없네. 법정영화는, 특히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법정영화는 놓치면 안되는데.


 




부러진 화살 (2012)

Unbowed 
9.5
감독
정지영
출연
안성기, 박원상, 나영희, 김지호, 문성근
정보
드라마 | 한국 | 100 분 | 2012-01-18


부러진 화살


오랜만에 나왔던 안성기의 복귀작. 그런데 워낙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셔서인지 정작 흥미로웠던건 조연이었던 김지호와 문성근, 이경영의 등장이었던 게 기억난다. 그저 상징적의미일 줄로만 알았던 활이 실제로 등장해서 놀랐던 것도. 실화라는 게 너무 화나고 짜증나고 안타까웠던.


대학 입시시험에 출제된 수학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부당하게 해고된 김경호 교수. 교수지위 확인소송에 패소하고 항소심마저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각되자, 담당판사를 찾아가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석궁으로 위협하기에 이른다. 격렬한 몸싸움, 담당판사의 피 묻은 셔츠, 복부 2cm의 자상, 부러진 화살을 수거했다는 증언… 곧이어 사건의 파장은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사법부는 김경호의 행위를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테러’로 규정, 피의자를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다.

그러나 피의자 김경호가 실제로 화살을 쏜 일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면서, 속전속결로 진행될 것 같았던 재판은 난항을 거듭한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법정, 엇갈리는 진술! 결정적인 증거 ‘부러진 화살’은 행방이 묘연한데…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2008)

I Just Didn’t Do It 
8.8
감독
수오 마사유키
출연
카세 료, 야쿠쇼 코지, 세토 아사카, 모타이 마사코, 야마모토 코지
정보
드라마 | 일본 | 143 분 | 2008-12-11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한창 카세 료라는 배우에 빠져서 출연작 찾다가 발견한 영화. 법정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영화.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이 영화는 정말이지 현실감이 넘쳤다. 거대한 음모론도 아니고, 대기업에 맞선다거나 유명 정치인과의 대립도 아니지만 그저 일상 어디에서나 있을법한 사건이라 더 리얼했던 걸지도.


“10명의 죄인을 놓친다고 해도, 한 명의 죄 없는 사람을 벌하지 말라.”

특별한 직업 없이 살아가던 가네코 텟페이는 중요한 면접을 보러 가는 길에 급히 만원 전철을 탔다가 여고생을 성추행한 치한으로 몰려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현행범으로 경찰서에 구금된 텟페이, 끊임없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보지만 경찰들은 그의 진술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백만을 강요할 뿐이다.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1990)

Just because you are a woman 
9.4
감독
김유진
출연
원미경, 이영하, 황병훈, 독고영재, 진희진
정보
드라마 | 한국 | 105 분 | 1990-09-29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과 전공교수님이자 ‘영화학개론’을 교양으로 수 년째 강의해오신 교수님이 딱 한 번 지나가듯 언급했던 옛날 영화. “어차피 니들은 이 영화 못 구해. 이제 못 봐.”라며 은근히 발끈하게 만들었던. 성폭행피해자를 연기한 원미경은 이 영화 한 편으로 대종상과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을만큼 캐릭터에 미친 몰입력(그 교수님의 표현을 빌자면)을 보여줬다고.


밤늦은 길에 귀가하던 한 주부(원미경)는 두 청년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위기에 처한 그녀는 본능적으로 청년의 혀를 깨물어 버리고 오히려 그에게 고소당해 구속되기까지 한다. 재판과정 내내 검찰, 재판부, 상대측 변호사(이경영)는 그녀에게 폭언을 퍼붓고 그녀를 성적, 인격적으로 모독하며 문제의 인간으로 규정한다. 어이 없게도 그녀는 유죄를 선고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그러나 풀려난 후에도 남편(이영하), 가족들의 불신과 주위의 소문, 매도는 그녀를 더욱 궁지에 몰아 넣는다.


 


 





데드 맨 워킹 (1996)

Dead Man Walking 
9
감독
팀 로빈스
출연
수잔 서랜든, 숀 펜, 로버트 프로스키, 레이먼드 J. 베리, R. 리 이메이
정보
드라마 | 미국, 영국 | 125 분 | 1996-07-20


데드맨 워킹


장르를 불문하고 줄거리를 불문하고 무조건 영화를 보게 만드는 배우들, 그런 걸 티켓파워라고 하는거겠지? 이 영화도 그렇다. 숀 펜, 그리고 수잔 서랜든. 이런 류의 영화들은 배경도 비슷하고 등장인물들의 사연도 겹치는 경우가 꽤 된다. ‘우행시’를 봤을 때 ‘데드맨 워킹’을 떠올린 사람들 꽤 많으리라. 특히, 교도소 면회실의 저 유리창에 서로의 얼굴이 비치는 이 장면은 정말이지 판에 박은 듯 똑같았다.


매튜 폰스렛은 데이트 중이던 연인을 강간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이다. 그는 감옥생활의 고통을 같이 나눠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한통 보낸다. 이 편지는 루이지애나의 흑인 빈민가에 있는 헬렌 수녀에게 도착한다. 그녀는 그를 만나기로 하고 교도소로 간다. 그러나 헬렌은 자신이 무죄라고 주장하며 돈이 없어 변호를 받지 못한다는 매튜의 말을 듣고 그가 사형만은 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무보수로 봉사하는 힐튼 바버 변호사와 함께 노력하지만…


 


 




멋진 악몽 (2012)

Once in a Blue Moon 
7.9
감독
미타니 코키
출연
후카츠 에리, 니시다 토시유키, 아베 히로시, 타케우치 유코, 아사노 타다노부
정보
코미디, 드라마 | 일본 | 142 분 | 2012-04-19


멋진 악몽


미타니 코키. 개인적으로는 다소 과대평가받는 게 아닐까싶지만, 그 독특한 색깔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유명감독의 작품. 명성에 걸맞게 후카츠 에리를 필두로 아베 히로시, 니시다 토시유키, 타케우치 유코까지 쟁쟁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다. 코믹한 판타지에 유치하지만 살짝 느껴지는 감동이 좋았던. 내가 아는 한 코미디로 재판과정을 펼쳐나가는 유일한 영화.


미스터리 한 살인사건, 무죄를 증명해 줄 유일한 목격자는 유령!? 유령을 증인으로 내세운 사상 초유의 재판이 지금부터 시작된다! 에미(후카츠 에리)는 화려한 전패 기록에 빛나는 변호사다. 그런 그녀에게 새롭게 맡겨진 미스터리 한 살인사건! 부인을 살해한 혐의가 있는 용의자는 사건 발생 당시 가위에 눌려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는 황당한 알리바이를 제시하며 무죄를 주장하는데..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2011)

Nader and Simin, A Separation 
8.9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
출연
레일라 하타미, 페이만 모아디, 사리나 파르허디, 사레 바얏, 샤합 호세이니
정보
드라마 | 이란 | 123 분 | 2011-10-13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이란에서도 영화를 찍는구나,하며 놀라고 진짜 열려있는 영화는 이런건가,하며 감탄했던 명작.


이민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로 별거를 선택한 씨민과 나데르 부부. 씨민이 떠나자 나데르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간병인 라지에를 고용한다. 하지만 라지에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아버지가 위험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화가 난 나데르는 라지에를 해고해 버린다.

그리고 얼마 뒤, 라지에가 뱃속의 아이를 유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나데르는 살인죄로 기소되고야 마는데…


 


 




의뢰인 (2011)

The Client 
7.9
감독
손영성
출연
하정우, 박희순, 장혁, 성동일, 김성령
정보
스릴러 | 한국 | 123 분 | 2011-09-29


의뢰인


이것저것 흠잡을 곳은 많지만 장혁, 하정우, 박희순과 다른 조연배우들의 연기력 하나만으로 그래도 볼만한 영화. 조금만 템포가 빨랐다면, 반전일듯한 요소를 빼버렸다면 더 재밌었을런지도.


시체 없는 살인사건, 그러나 명백한 정황으로 붙잡힌 용의자는 피살자의 남편. 여기에 투입된 변호사와 검사의 치열한 공방과 배심원을 놓고 벌이는 그들의 최후 반론. 어떤 결말도 예상할 수 없는 치열한 법정 대결, 이제 당신을 배심원으로 초대한다!


 


 




에린 브로코비치 (2000)

Erin Brockovich 
8.9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출연
줄리아 로버츠, 앨버트 피니, 아론 에크하트, 마그 할렌버거, 체리 존스
정보
드라마 | 미국 | 132 분 | 2000-05-04


에린 브로코비치


개인적으로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에린. 이 영화도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데 실제 여주인공이 그랬는지 몰라도 의상이 하나같이 참.. 덕분에 여주인공의 행동력과 더불어 몸매에도 반해버렸었다. 법정영화라기보다는 한 명의 멋진 여성을 보여주는 영웅영화(?)같은 느낌으로 기억할만큼 주인공 완전 멋짐.


두 번의 이혼 경력에 세 아이를 거느린 아줌마 에린 브로코비치(줄리아 로버츠)는 계속해서 구직에 실패하고 교통사고까지 당한다. 통장에 고작 16달러 만이 남아있던 그녀는 보상금이라도 받아보려고 변호사를 고용하지만 실패하고 빚만 더 떠안게 된다. 막무가내로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결국 일자리를 얻게 되는 그녀. 험한 입담과 노출이 심한 옷 때문에 직장동료들은 그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착실히 배워나간다. 그러던 중 그녀는 대기업 PG&E의 공장에서 유출되는 중금속 크롬이 마을 사람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마을을 직접 찾아가 사람들을 만나고 조사를 추진한다. 변호사 에드를 설득해 소송을 준비하고…


 


 




인디안 썸머 (2001)

Indian Summer 
7.8
감독
노효정
출연
박신양, 이미연, 장용, 한명구, 손병호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04 분 | 2001-05-05


인디안썸머


시놉만 보고는 막장스럽고, 억지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엔딩즈음에는 울어버렸던. 사형수, 라는 그 이유만으로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는 수많은 영화가 있지만 왠지 나는 ‘만추’가 떠올랐다. 스산하고 쓸쓸한 그 분위기가.


전도유망한 엘리트 변호사 서준하(박신양)는 남편 살해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여자 이신영(이미연)의 국선 변호를 맡게 된다. 그러나 그는 이신영이 변호를 거부하는 바람에 그녀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항소심 재판에 참석하게 된다. 하지만 서준하는 이신영과의 첫 만남에서 운명처럼 그녀에게 반해 해외 연수까지 포기하고 백방으로 애쓴 끝에 결국 무죄 선고를 받아낸다. 이선영이 풀려나고 얼마 후 길거리에서 우연히 재회한 두 사람은 그 날 바로 여행을 떠나 둘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서울로 돌아왔을 때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건 이신영의 상고심. 서준하는 위조 여권까지 만들어 이신영을 살리려고 하지만, 이신영은 국선 변호사를 교체해 사형을 선고받는데…


 


 




에블린 (2003)

Evelyn 
9.1
감독
브루스 베레스포드
출연
피어스 브로스넌, 줄리아나 마굴리스, 소피 바바서, 존 린치, 클레어 뮬란
정보
드라마 | 영국, 홍콩 | 94 분 | 2003-06-20


에블린


‘아이 엠 샘’의 감동을 기억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전작이 부녀의 모습을 너무나도 순수하고 예쁘게 그려서 애달펐다면 ‘에블린’은 보는 이까지 화나게 만드는 답답함과 억울함을 그리다가도 결국은 “아빠 최고!”하며 통쾌하게 만들어주거든.


내 이름은 “에블린” 나이는 7살. 터프한 아빠, 예쁜 엄마, 귀여운 남동생 둘과 함께 더블린에 살고있죠.

어느날 아침, 엄마가 떠나는 모습을 보고 큰 소리로 불렀지만 도망치듯 떠나버렸어요. 몹시 안타까웠죠. 그런데 큰일 났어요 나라에서 엄마 없는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우릴 수녀원에 가뒀어요

아빠가 돈도 없고, 일자리도 없어서래요. 말도 안돼요. 아빠는 날 하늘만큼 사랑하는데…


 


 




노리개 (2013)

8.4
감독
최승호
출연
마동석, 이승연, 민지현, 서태화, 기주봉
정보
드라마 | 한국 | 101 분 | 2013-09-12


노리개


경험상, 법정배경의 영화는 평타이상은 한다. 적어도 괜히 봤다며 시간이 아까웠던 영화는 없었으니까. 게다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법정영화는 꼭 볼 필요가 있다. 나 한 명이 그 이야기를 모른다고, 또는 안다고 당장 변하는 것은 없더라도 최소한 알고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다르니까.


그러니, ‘노리개’는 꼭 봐야한다는 결론을 개봉전부터 머리에 박아놓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의 그 씁쓸함을 감당해 낼 자신이 없어 겁이 난다. 그러고보면 감독님도 배우들도 모든 스텝들도 참, 대단해. 기획부터 제작, 개봉까지 막으려는 움직임이 꽤 컸을텐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부끄러워 할 이 시간에 후딱 예매해서 극장가서 이 두 눈으로 그 사람들이 어떻게든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려는 이야기를 보고, 알고, 느껴야 하는데. 내일 조조.. 표가 남아있을런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