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다 에리카. 처음 그녀를 본 건 아마도 '노부타 프로듀스'에서 잠깐 나온 남주의 새침한 여친. 이후 '꽃보다 남자'에서도, '단 하나의 사랑'에서도 큰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다 첫 주연작 '라이어게임'을 시작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순서로 기억하지 않았을까. 이후 '유성의 인연'이나 '케이조쿠 스펙'같은 작품으로 차곡차곡 필모를 쌓고 있는 토다 에리카의 신작 드라마가 나왔다.
출연한 영화 '예고범'의 sp비슷한 느낌으로 방영한 드라마 '예고범'에서도 분량은 그닥 이었지만 새삼 멋있다고 느꼈는데, '리스크의 신'이라는 이번 신작에서는 1화부터 존재감과 아우라를 확 내뿜더라.
부모님에게서 받은 트라우마를 계기로 악바리 근성을 장착, 유명 대기업에 입사하여 멋진 캐리어를 쌓으며 속칭 '잘나가는' 출세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여주인공. 하지만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지금껏 맡았던 직무와는 전혀 관계없는 클레임 부서에 배정받게 된다. 미모와 능력을 겸비한 커리어우먼이었던 그녀가, 앞에선 굽신거리고 뒤에서는 중상모략을 일삼아야 하는, 요상한 캐릭터가 가득한 신생부서의 팀원이 되면서 1화가 끝난다.
초반에는 뭔 기업 이야기만 주구장창 나오길래 일본 드라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심각한 분위기의 사회고발, 기업비리를 다루는 건가 했다. 앞으로도 그런 내용이 조금씩은 첨가되겠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친숙한 분위기에 코믹한 소스를 섞어서 보여줄 듯. 내용보다도 이 드라마, 출연진들이 몹시 흡족한 라인업을 보여준다.
드라마의 첫 회부터 그녀가 한 시간만에 보여준 캐릭터변화에서부터 만족감이 생긴다. 도도하고 멋짐에서 짜증섞인 불신으로, 그러다 좌절, 마지막엔 씅질나! 까지. 그녀의 캐릭터가 변함에 따라 드라마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휙휙 바뀌는 것도 좋았고. 특히 기자회견씬에서는 살짝 압도감까지 느끼며 놀랐다. 토다 에리카가 이렇게 연기를 잘했다니.
한동안 너무 살이 쪽 빠져버려서 역변이니 뭐니 하는 말들도 있던데. 확실히 데뷔 초랑은 많이 달라진 비주얼인데, 감정변화가 훨씬 더 잘 느껴지는 생김새로 변한 것 같기도 하다. 노숙미라고 하기엔 미안하고, 이전보다 훨씬 성숙미도 느껴지면서 캐릭터의 감정을 정말 잘 살려주는 이목구비가 완성된 것같다. 각도에 따라서는 데뷔초보다 훨씬 예뻐보이기도 함. 연기력으로 생긴 믿음이 가져다주는 후광효과랄까.
그 외 출연배우들도,
자타공인 익숙함의 대명사 츠츠미 신이치. 1회에서는 워낙 여주인공의 비중이 컸는데도, 후반부의 그 짧은 시간에 특유의 코믹함과 내면의 진지함을 동시에 살려내더라. 역시 베테랑. 아마도 토다 에리카랑 츠츠미 신이치가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가 펼쳐지리라.
한번만 들어도 기억에 쏙쏙 남는 그 이름. 후루타 아라타.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이 아저씨도 여주인공이 일하게 될 클레임 부서의 일원이다. 꽤나 연기파로 이름을 날리는 명배우인데, 왜 난 이 사람만 보면 웃음이 나는걸까.. 섬뜩했어야 할 첫 등장씬부터 '풉!'하고 웃어버렸다. 앞으로의 전개에 코믹요소가 들어가겠구나 싶어 기대감도 올라가고.
모리타 고. 몇 번 악역으로 나왔던 것같은데 사기꾼 뺨치게 껄렁하고 뻔뻔한 역할.
선하디 선한 인상으로 그에 걸맞는 배역들을 수없이 여러 번 연기한 시가 코타로. 이제 고작 등장만 했을 뿐인데도, 이 팀에서 가장 멀쩡한 사람으로 그려지며 언제나 팀원들의 사이에서 중재를 맡아 화해시킬 모습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앞으로 이 투샷이 계속 나오겠지. 매번 이런저런 다양한 사례의 클레임건을 에피소드로 그리면서 동시에 츠츠미 신이치가 맡은 역할이 가지고 있는, 아마도 기업비리와 관련될 비밀이 풀려나갈 모양새다. 여주인공이 다시 출세가도에 승선할 수 있을지 어떨지도 긴장감을 준다.
사실 1회를 보고 그렇게 끌릴만한 내용은 아님에도 온전히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충분히 챙겨볼 이유가 생겼다. 스토리보다 캐릭터묘사가 더 재미질 것 같기도 하고. 토다 에리카랑 츠츠미 신이치가 아웅다웅하는 게 은근 재밌었거든. 바락바락하는 여주인공과 능청맞고 뻔뻔한 남주인공이 보여주는 케미가 터질 조짐이 보임. 클레임처리를 하면서 앞에서는 사죄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별도로 준비하는 특유의 대응책이 왠지 모르게 통쾌하기도 하고. 이렇게 또 2015년 올 해 3분기 신작 일드 중 기대되는 한 편이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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