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토요일 저녁에 무한도전, 일요일 저녁에 1박2일이 전국민의 일상이었는데. 그것도 벌써 10년이 훨씬 지나버렸다. 이제는 내 시간이 될 때, 내가 보고 싶어질때 넷플릭스나 티빙에서 관심있고 재밌어보이는 프로그램을 고르고 골라 보는 시대가 된지 오래.
최강야구가 시즌오프라 '김성근의 겨울방학'을 챙겨봤는데 일주일에 고작 한 편이고, 그마저도 이제는 끝나버렸고, 곧 불꽃야구인지 뭔지로 어디에선가 방영하겠으나 내 예능시청 루틴에 틈이 생겨버려서 뒤적이다 '대환장 기안장'을 발견했다.
사실 기안84에게는 부정적인 인상이 아직은 더 강해서 머뭇하다 방탄 진, 런닝맨 지예은이 함께하는 조합이라면 재미날지도?하는 막연한 기대와 알록달록 요상하게 생긴 바다 위 건물이 신기해보여서 시청 시작. 그리고 곧, 빠져들었다. 몇 번을 깔깔깔거리며 웃었는지. 출근 전에 밥먹으면서 틀어놨다가 출근 못 할 뻔.
몇 회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 아마도 3회? - 기안84가 이리저리 고민하고 미안해하고 걱정하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문득 궁금해졌다. 이 사람, 내 선입견과는 조금 다를수도 있겠구나, 어떤 사람일까? 그래서 열심히 또 찾아봄.
기안84(본명 김희민)는 대한민국 유명 웹툰 작가이자 예능인으로, 특유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화법, 그리고 현실적인 묘사로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미대 출신으로 초기에는 웹툰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8년 《노병가》라는 작품으로 웹툰계에 데뷔했고,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으나 사회 문제를 날카롭게 풍자하는 시선이 인상적이라는 평.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된 계기는 2011년부터 연재한 《패션왕》이라는 작품인데, 촌스러운 고등학생이 패션을 접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청소년기의 고민, 싸움, 연애 등을 현실감 있게 풀어내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샀다. 2014년에 영화화되기도 했으며, 웹툰 특유의 유머와 사회 비판이 영화로는 잘 전달되지 못해 평가는 다소 엇갈림.
이후 기안84는 《복학왕》을 통해 또 한 번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는다. 이 작품은 전작 《패션왕》의 주인공인 '우기명'이 대학 복학생으로 돌아와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청년 실업, 아르바이트 문제, 갑질, 취업 준비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풍자적으로 표현한다. 자극적인 소재와 묘사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날 것의 현실을 담아낸다는 측면에서 진정성을 느꼈다는 반응도 많다.
그 외에도 《회춘》이라는 단편 성격의 작품을 통해, 나이를 되돌릴 수 있는 약을 먹은 주인공의 인생을 그린다. 인간의 욕망과 현실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이 담겨 있었지만, 다소 선정적인 묘사와 급진적인 전개로 인해 역시나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기안84는 웹툰 작가로서의 활동 외에도 방송인으로서 활약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기 시작한다. 특히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고정 출연자로 자리매김하며 큰 인기를 얻게 되었는데, 자취남의 일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진정성 있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예를 들어 음식물 처리기 없는 부엌, 벽지 직접 바르기, 그림 전시회 준비, 혼자 떠난 제주도 여행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 사람이 많다고. 하지만 비위생적인 생활습관이나 여성 출연자와의 거리감 있는 언행 등으로 인해 눈살을 찌푸린 사람도 많다. 네이버 본사 사옥 화장실에서 머리 감고 세수하고 하던 모습 기억하는 사람 많지 않을까?
이후에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홀로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새로운 매력과 케미를 보여준다. 남미, 아프리카, 인도 등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며, 낯선 환경 속에서 진심 어린 감상을 남기고 삶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는데 비호감이라는 인상이 더 깊었던 나조차 인도였나? 어느 에피소드에서 살짝 눈물 콧물 찡하기도했다. ‘여행 다큐멘터리와 예능의 접점을 보여준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안84만의 고유한 세계관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된 프로그램이 아니었을지.
그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예능감과 더불어 독특한 캐릭터성을 인정받고 지속적인 방송 제의를 받고 있는 듯. 이러한 방송 활동을 통해 기안84는 과거의 '비호감' 이미지에서 벗어나, 성장을 거듭하는 '호감형 인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을 듣기 시작한 것 같다.
대중들의 반응은 분명 양면적이다. 긍정적인 시선에서는 그의 꾸밈없는 말투, 인간적인 허술함, 부족한 사회성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개선하려는 태도에서 진정성을 느낀다고 한다. 현실에 치이는 청년들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큰 공감과 응원을 받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 반면, 여전히 나를 비롯한 일부 시청자들은 과거 웹툰의 자극적인 설정, 방송에서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 그리고 타인과의 소통 방식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모든 면에서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겠으나, 그가 그렸던 나혼산 멤버들의 캐리커쳐? 가 자꾸만 떠오르는 걸.....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기안84는 “비호감에서 호감으로”의 전환을 대표하는 웹툰 작가 출신 방송인 중 한 명으로, 진솔함과 성장 가능성, 그리고 독특한 예술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게 확실한 사실이다. 방송인으로서도, 작가로서도, 앞으로는 우려스러운 부분들을 잘 피드백해서 마냥 웃으면서, 궁금해하고 찾아보고 싶어지는 캐릭터가 되길.
지금보다 훨~~~씬 그를 좋아하지 않았을때, 어쩌다 보게 된 유투브 한 편으로 그에대한 인상이 정말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그 영상을 퍼오며 이 글을 마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XsMD4J89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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