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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세얼간이들 Three Idiots

인도에는 환상이 있다. 왠지 그 곳에 가면 영혼이 맑아질 것만같은, 그런 환상. 그래서인지 서점에는 인도여행을 담은 에세이들이 넘쳐나고 여행사에는 다양한 인도여행 팜플렛들이 방황하는 청춘들을 유혹한다. 아주 오래 전부터 꿈꿔왔지만 아직도 가보지 못한 그 인도라는 곳에 대한 환상을, 나는 영화로 채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신이 맺어준 커플’이라는 인도영화를 처음 봤을 때, ‘아, 이런 영화도 만들 수 있는거구나’하는 놀라움과 유쾌함, 그리고 훈훈한 여운에 감동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세얼간이들-Three Idiots라는 이 영화를 보며 포복절도하며 웃다가, 코끝찡~ 훌쩍 거리며 또 한 번 인도영화에 매력에 폭 빠져버렸다. 이런 영화는 오래오래 소장하고 있으면서 왠지 풀이 죽는 날, 우울모드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날에 몇 번이고 봐야한다. 그러면 왠지, 정말 알이즈웰이 될 것만 같다.


 




나도 한 때는 저렇게 끔찍히 날 걱정해주고 위해주는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 그 친구는 어디에서 뭘 하고 있을까? 사실 저 란초다스라는 주인공은 한 명의 영웅처럼 그려진다. 옳은 말만하고, 정의감에 휩싸인 인물. 그리고 친구를 위해 어떻게든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의, 언제나 보고싶은 친구. 영화는 그런 란초다스와 두 명의 친구가 겪었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아주아주 유쾌하면서도 더할나위없이 감동적으로.


 


 



아무리 코미디라고는 해도, 이렇게 황당할 수가!싶은 장면들이 끊이지 않는다. 옛친구를 만나려고 꾀병으로 비행기를 멈추고, 친구를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병원 응급실안까지 달려든다. 만화처럼 황당무개한 이런 설정들이 처음에는 ‘에~?’스럽지만 점점 ‘큭큭큭’으로 바뀌며 엔돌핀을 살살 건드린다.


그런데 어쩌면, 정말 인도사람들은 저렇게 행동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하다. 인도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기를, 인도사람들은 우리의 상식따위로는 백만년이 걸려도 따라잡지 못할만큼 파격적으로 순수하고 원초적인 감정과 행동력을 가지고 있다고했거든.


 


 



뭐니뭐니해도 인도영화의 묘미는 바로 이런 장면, 영화의 중요한 메세지들은 모두 뮤지컬처럼 보여준다. 들썩들썩해지는 배경음악속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부분도 있고, 때로는 슬픈 음악속에서 불쌍한 누군가의 독백을 들려주기도 하고. 하지만 압도적으로 신나는 장면들이 많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까딱까딱거리면서 노래가사를 따라부르게 되는 인도영화의 매력포인트! 지금 자판을 두드리면서도 자꾸만 “휘휘휘~”하며 리듬타는 중이라면 어느 정도인지 느껴지려나?


 


 



이 영화가 말하는 메세지는 결국, 알이즈웰하면 알이즈웰된다겠지. 고집불통 못되먹은 총장도, 부모님의 강압때문에 져버릴 뻔한 꿈도, 가난한 집과 형편없는 학교성적으로 죽고 싶었던 순간도, 결국 언젠가는 다 잘 될 꺼라는, 뻔하지만 기분좋은 메세지. 이 메세지도 참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도 교훈적인 그런 메세지대신에 “미운당신, 과녁으로 만들어주겠어!”라는 유치한 발상을 나만의 메세지로 삼았다. 영화의 내용에 몰입되서 저 총장에게 화살로 콕콕 찌르는 것도 통쾌했지만, 언젠가 반드시 저렇게 과녁으로 만들어놓고 마구마구 찌르고 싶은 이들이 있기에. 가끔은 나도 인도영화 속의 저 사람들처럼 원초적이고 본능적으로 행동해도 되지않겠어? 구박과 잔소리만 해대는 상사, 얄미운 후배, 속썩이는 누군가들…모조리 화살을 날려주겠어. 그리고는 유쾌상쾌통쾌한 마음으로 알이즈웰~♪을 외치리라. 이러나저러나 유쾌한 인도영화의 진수, 세얼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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