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핫플레이스가 되기 전이었다. 아니, 이제 막 사람들이 조금씩 찾아들기 시작할 무렵이었지. 아주 잠깐 해방촌에 이사를 갔다가 무서운 집주인에게 호되게 당하고 나왔다. 두 달이 채 안되는 짧은 기간이었는데도, 언덕이라 지하철타러 갈 때마다 마을버스를 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음에도 자꾸만 그 곳이 그리워졌던 이유.
자꾸만 바라보게 되던 하늘이 언제나 예뻤다. 새벽에도 아침에도 한낮에도 야밤에도. 무조건 해방촌의 하늘은 예뻤다.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동네. 적어도 서울에서는.
소월길 사진을 왜 남겨놓지 않았을까. 아쉽고 아쉽다.
해방촌을 그리워했으나 집주인의 악몽이 너무나 끔찍해서 차마 그 곳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나는..
맞은 편 동네, 경리단으로 불리우는 이태원2동으로 이사를 했다.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은 훨씬 수월했고, 소월길로 가는 길은 해방촌에서보다 아주 조금 멀더라.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했던 집주인=건물주는 천사였다는. 그래도 역시나 해방촌에서 마주하는 하늘의 느낌은 남달라서, 자주 그 쪽으로 발길이 향한다. 이어폰으로 좋아하는 노래 들으면서, 날도 추운데 반팔입고 조깅하는 외국인들을 지나치면서 걷다보면 하늘이 예쁜, 해방촌에 도착할 수 있어서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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