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IOR

몰입에 방해될만큼 예쁜 인테리어 '너를 기억해'

룰루라니 2015. 6. 2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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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배경이 되는 장소며 소품들이 예뻐 감탄하길 수차례. 자연히 미술감독이라는 직업을 알게 되고나서는 '아아, 미술감독님 멋져요!' 감탄하것도 수차례. 그런데 국내에서 이런 느낌의 세트를 본 건 처음이었고, 미술감독의 이름을 직접 찾아본 것도 '너를 기억해'가 처음이다. '미술감독 김수연'이라는 분이 만드신 '너를 기억해'의 세트는 분명 다른 드라마에서도 봤던 장소이거늘, 아주 살짝 디테일만 바꿨을뿐인데도 분위기가 확 다르고, 미니어쳐 효과 준 것마냥 그림같은 느낌을 준다. 나같이 배경에 눈길주는 사람은 스토리 몰입에 어려움을 느낄만큼 흥미롭다.




자주 등장하지 않는 곳이라 그런지 아무런 감흥도 없었던 남주의 미국집. 럭셔리하다고 말하고 싶었겠지. 이 배경을 볼 때까지는 내가 미술감독님 이름을 찾기 위해 kbs홈페이지에 들어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아아, 참으로 마음에 드는 구조, 좋아하는 인테리어였는데 아무래도 인물위주로 비춰지다보니 그나마 전체샷이 나온 게 요 두 장이다. 두 남녀 주인공이 현재 시점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중요한 장소. 살인사건의 현장. 세트임이 확 느껴짐에도 좋더라. 특히 저 창문을 보며 황홀해짐. 붙박이 벽장을 보며 감동받음. 전체적인 공간의 구조도 좋았지만 자연스러움을 위해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소품들도 하나같이 사진마냥 예쁨.


하지만 이 정도의 아기자기 인테리어와 탐나는 구조는 많이 봐와서 그냥 예쁘다는 느낌이 전부였는데,




생뚱맞게 이 경찰서 세트장을 보고 '우와'했다. 여긴 분명 이승기랑 고아라랑 차승원아저씨 나왔던 그 드라마에 나왔던 세트장인데! 맞는데! 천정에 매달린 전등에 하늘색 종이인지 뭔지를 덧대기만 한 걸로 이렇게 느낌이 달라진다는 게 아주아주 놀라움. 왠지 레고로 만든 장난감같은 느낌도 들고.







열혈형사 여주인공 장나라 언니가 사는 집은 '그들이 사는 세상'에 나왔던 현빈네 집이다. 워낙 마르고 닳도록 보고 또 봤던 드라마였던지라 한눈에 알아봤다. 길쭉~한 것이 워낙 독특한 구조라서 그렇기도 했지만. 분명 그 드라마에서 나왔던 거랑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인테리어만 살짝 바꾼걸로 - 현실감을 위한 너저분함은 필수인것인가 여주인공 캐릭터설정 때문인것인가- 이렇게 다른 집이 되다니. 아니, 이렇게 다른 세트장이 되다니. 역시나 아기자기 예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속옷이 덩그러니 걸려있는 저 빨래건조대까지도 탐이 난다. 우리집 건조대가 더 크고 좋은데도. 





스메그 냉장고는 협찬인가 보더라.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 남주인공의 옛날 집에도 저 냉장고가 나오더라고. 근데.. 설정이 96년인가 그랬던걸로 기억하거늘, 그 때도 수입이 되었던가? 정식수입은 안되고 부자들은 직구같은 걸로 사와서 썼나? 모를;;





웃길 포인트가 아닌데 나 혼자 웃겼던 부분.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분명 옥탑방이었던 저 집이, '너를 기억해'에서는 왠 오르막길 대변로에 떡하니 대문이 있더라고. 실제로는 저 세트장, 어디에 있는건지 사뭇 궁금하다. 그리고.. 형사언니집인데 왜 한스 디자인이지? 2층이라는 설정인가?



또 하나의 살인현장도 역시나 멋지다. 



하나부터 열까지 몽땅 내 취향. 하여, 현재 내 노트북 배경화면이라는. 아, 우측 창가에 있는 저 핑크색 트로피? 요즘 유행인지 모르겠는데 저건 빼고. 드라마 촬영장소보고 이렇게 감탄하고 싶진 않은데 정말. 화이트+목재+채광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스토리의 설정상 불가피했을 저 보라색 블라인드도 빼고. 이 살인현장 치고는 지나치게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은 세트가 아닌 것같다. 어딜까? 실제로는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곳일까? 상업적 용도가 아닌 리얼 누군가의 집이라면.. 진정 부럽다.






이 공간에 있던 모든 인테리어 중 가장 탐났던 두 가지. 나뭇잎모양 거울이 예쁜 화장대, 그리고 유리공예가 독특했던 저 스탠드. 김수연 감독님, 어찌해야 저 아이들이 저의 것이 될 수 있는 건가요? 사실 화장대는 평소에도 안쓰는지라 예쁘지만 없어도 그만인데, 스탠드는 꼭 갖고 싶다 :( 





남주인공이 메일로 받은 사건현장의 사진을 보는 장면. 짜증이 날만큼 부러웠다. 나도.. 인물없는 저 공간의 사진을 메일로 받아보고 싶다. 이 장면을 찍으면서 마음껏 사진을 보고 있는 서인국이 부럽다.


그리고 이제, '너를 기억해'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로 등장하는 빨간대문의 예쁜 집. 남주인공과 아버지, 그리고 동생의 모든 이야기가 있는 집. 그 집은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다음 포스팅을 기약하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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