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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IOR

몰입에 방해될만큼 예쁜 인테리어 '너를 기억해' 두번째

[공간미학] - 몰입에 방해될만큼 예쁜 인테리어 '너를 기억해' 에서 이어짐. 서인국이 연기하는, 사연많고 상처깊은 그리고 비밀스러운 남자 주인공의 옛날집. 가장 중요한 살인사건이 있었던 그 집이 남았다.




요즘 부쩍 주택에서의 삶이 그리워져서인지,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주변이 온통 녹색 나뭇잎으로 둘러싸인 이 집이 그렇게 멋져 보인다.






이토록 잔인한 장면이 이 집의 전체샷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장면이라는 사실이 슬프다. 전광렬 아저씨 미안해요ㅠㅠ

몇 평인지 가늠도 안되는 2층집. 지하실까지 몽땅 평수에 넣으면 정말 몇 평일까? 그리고, 도대체 이 세트장은 또 어디에 있는걸까 궁금해짐. 이쯤되면 병이다. 왜 드라마를 안 보고 배경을 보는건지.


이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더 효과적으로 살려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어딘가 어둑어둑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조명과 바닥, 가구, 문에 사용된 목재의 색상때문이었을까.





아빠의 서재.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심리상담사인 아빠의 취미는 고지도 수집이었나보다.





끝내주게 연기 잘하는 두 형제의 방. 기둥의 각을 활용한 배치가 예쁘다. 벽지의 색이며 커튼, 침구, 벽면을 잔뜩 메우고 있는 아동용 전집, 딱 저 또래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장난감들까지. 뜯어볼 수록 인테리어 화보같잖아.. 주부잡지에 보면 실제 주부들 집 인테리어 보여주는 코너가 있는데, 그 코너에서 보여주는 이상적인 남자아이방 인테리어다. 





워후~ 채광봐라. 인공미가 폴폴 풍기는 것이 조명의 힘을 본 것같지만, 착각일거야. 부디 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모든 장소가 세트임을, 미술감독님이 센스돋게 만들어낸 가공의 장소임을 잊고 싶다. 그런데 그러기엔 하아.. 지나치게 예뻐. 이 주방도 천정까지 유리벽으로 채광 쫙 들어오는 것이 정말 탐나지만, 나에게는 현실감이 없어도 너무 없다. 그리고, 보이는가 저 스메그. 진정 90년대 중후반의 부자들은 저걸 썼단 말인가.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이다. 자꾸만 쓸데없는 트집을 잡고있는 마음을 재차 다잡는 중. 배경을 잊고 이야기에 몰입해야 해..ㅠ





괴물을 가둔 장소. 참 슬펐던 게, 이 지하실의 느낌을 똑닮은 장소가 앞에 이미 등장했었기 때문이다.







진짜 괴물. 사회적으로 드러난 괴물을 만나는 장소. 교도소 접견실.. 같은 곳이겠지. 아들을 가둔 지하실과 다를 게 없는 곳. 내용을 알고봐서 그렇게 느낀거겠지만 배경을 보면서, 그것도 실제 장소도 아니고 세트장인 게 빤히 보이는 공간을 보면서 슬퍼진 건 또 처음이다. 이건 작가의 필력인가 감독 능력인가 미술감독 실력인가 배우의 힘인가. 아무튼 이 드라마엔 능력자가 참 많다.



이제 2화 끝났으니 앞으로 더 많은 장소가 나올텐데, 사뭇 기대된다. 또 얼마나 미니어쳐마냥 예쁜 인테리어가 등장할런지.



법의학 관련된 이 시체해부실? 연구실?도 독특했고,




 cg인듯 cg아닌 cg같은 저 거대한 칠판도 인상적이었다.




살짝 보여주고 끝나버린 이 집도 3화에서 제대로 볼 수 있겠지. 여러모로 바쁘다. 작가와 감독이 뿌린 포인트 쫓아가랴, 배우들 연기에 감탄하랴, 하나같이 예쁜 인테리어들 구경하랴. 휴.. 게다가,




이런걸 뭐라고 하는건지 모르겠는데.. 화면의 구도? 배치? 이런 부분마저도 센스가 돋는다. 이야기, 배경, 화면의 삼박자가 쫀득하게 뭉쳐져 있는 느낌. 과거 설명하느라 아직 캐릭터설정은 다 안풀렸을테니까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하면 장난아닐듯. 처음에는 지금껏 본 국내 드라마랑 다른 느낌이 많아서 이걸 kbs로 본다는게 낯설기도 했는데 점점 기대감이 커지는 중. 부디 엔딩까지 이대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