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Y

나폴레옹의 마을, ナポレオンの村

올 해 2분기에 방영된 일드 중에 유독 아쉬웠던 한 편의 드라마가 있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활동을 중단했다가 몇 년전 다시 연기를 시작한 야마구치 토모코가 출연한 '마음이 부서지네요'는 그녀의 팬을 자처하는 나도 도저히 마지막 회까지 볼 수가 없더라. 2화였나 3화까지만 겨우 보다가 말았다. '롱베케이션'을 시작으로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를 비롯한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까지 정말 좋아하는 배우라 반가웠는데.. 현지에서의 시청률도 상당히 낮았다고 하니, 미안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가벼워지는 듯 하다가, 다시 더 무거워지는 듯한 이상한 기분.


그렇게 아쉬운 그녀의 출연작을 보내고 나니 이번에는 남편이 나오셨네? 카라사와 토시아키 주연의 유쾌한 드라마 '나폴레옹의 마을'은 다행히도 제법 재미나게 보고 있다.



요즘 유행어 중에 '힘을 내요 슈퍼파월~'이라는 게 있더라. 아니지, 이것도 연초에 유행했으니 이제 한물 간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그런 슈퍼파워를 자랑하는 공무원. 어떠한 악조건과 주위의 야유에도 눈썹 한가닥 까닥하지 않고 구상한 무언가를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능력자다.


그런 슈퍼파워 공무원이 곧 사라질지도 모르는 시골 마을에서 본격 농촌살리기 사업을 시작한다. 모두의 반대와 비난과 비협조를 코웃음치듯 넘기면서, 마을의 주민과 한 마음이 되어 음흉한 시장과 맞서 싸우는, 말그대로 슈퍼 히어로. 




그리고 그 슈퍼히어로 옆자리를 지키는 한 명의 미녀 공무원으로 아소 쿠미코가 나온다. 악덕 시장이 시킨대로 어떻게든 무한긍정 슈퍼히어로의 거추장스러운 일들을 방해하고 막아야 하는데, 어찌저찌 하다보면 결국은 슈퍼히어로 옆의 슈퍼우먼이 되어있는 그녀. 직장에서는 능숙능란 도도한 커리어우먼이지만, 집에서는..



요렇게 변신해서 친밀도가 마구 상승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자연스레 '시효경찰'에서의 아소 쿠미코가 떠올랐다. 다른 여배우들에게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그녀만의 코믹한 포인트가 역시나 '나폴레옹의 마을'에서도 철철 넘쳐 흐른다. 잠자리안경을 쓰고 육두문자를 날리며 오락기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는데 나도 모르게 뽐뿌가 오더라. 사고 싶어졌다. 저 안경도, 저 오락기도.



이래저래 친근하고 캐릭터를 쏙쏙 흡수해내는 연기력의 두 배우가 보여주는 케미도 생각보다 좋다. 사진으로만 봤을때는 '으잉?'했는데, 의외로 잘 어울려서 코믹한 대사를 주고 받는 장면은 물론이고 제법 진지한 분위기를 보여줄 때도 호흡이 척척. 물론, 우스꽝스러운 장면과 익살스러운 대사들이 훨씬 많다. 특히, 아소 쿠미코의 표정연기는 정말 몇 번을 봐도 귀엽고 친근하다.




보는 내내 정말 만화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깜짝 놀람. 드라마로 만들면서 과장된 면도 물론 있겠지만, 실제 주인공이 누군지 몹시 궁금하다. 그 사람이 재건해냈다는 마을도 궁금하고.


이 드라마처럼 주인공이 숱한 장애물들을 뛰어넘어 성공점에 도달하게 되는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포장되더라도 볼 맛이 있는데, 게다가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고 하니 주인공의 멋짐이 더 확 와닿는다. 주인공에게 이입된 감정이 더 뿌듯해지고, 한 회가 끝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질 것만 같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우와!"했던,


칸노 미호의 등장도 좋았다. 2화에서 한 세 번정도 나왔나? 근데 정말 뜻밖의 등장이라 놀랍고 반가웠던. 지금 임신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요렇게 깜짝출연을 하다니. 중병을 앓고 있는 엄마 역할인데, 환자복입고 누워 있어도 여전히 사랑스럽고 예쁘더라. 앞으로도 계속 나오게 될런지는 모르겠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큰 비중으로 계속 화면에 잡혔으면 싶지만, 아무래도 임산부이니, 아마도 특별출연으로 한 회만 등장한 게 아닐까 싶음.


부디 일본에서의 시청률도 내 마음과 같아서, 쭉쭉 올라가면 좋을텐데. 아내 야마구치 토모코의 아쉬움을 남편 카라사와 토시아키가 만회해주기를. 정작 나는 남주보다 여주에게 마음을 뺏겨서 보고 있지만.ㅎ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냉정과열정사이 Calmi Cuori Appassionati  (0) 2015.08.12
중경삼림  (0) 2015.08.09
왓에버웍스 Whatever Works  (0) 2015.08.09
푸른불꽃  (0) 2015.08.09
사랑하는 사이, koinaka  (0) 2015.07.29
죽음의 장기, 死の臓器  (0) 2015.07.29
에이지 해러스먼트, エイジハラスメント  (0) 2015.07.20
탐정의 탐정, 探偵の探偵  (0) 2015.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