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도.. 벌써 몇 년전인가. 책 출간되었을 때랑 영화개봉했을 때랑 헷갈리네. 뭐, 극장에서 보지는 않았지만서도. 일본영화에 빠져버린 결정적인 계기가 된 냉정과열정사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나드라마는 대부분 실망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거의 법칙화되어있지만, 이건 제외. 책보다 좋았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원작과는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가 풀린달까. 아무튼 책은 책대로 영화는 영화대로 소중한 작품들이다.
워낙 머리가 나빠서인지 영화를 보든 소설을 읽든 주인공이름 절대로,-실생활에서도 절대로- 외우지 못하는데. 아오이와 준세이는 내 이름만큼이나 깊게 박혀있다. 그 것도 영화속 인물들 그 목소리로. 준세이가 부르는 '아오이'와 아오이가 부르는 '준세이'는 뭐랄까. 여운이 있달까 애달프달까. 가슴이 찡하다는 건, 먹먹하다는 건 아마 그럴 때 쓰는 말인듯.
영화는 두 권의 소설 중에 준세이의 시점이 중심이 되어 풀려간다. 음.. 작가관찰자랑 1인칭주인공시점이 섞여있는 듯한. 두 인물의 심리를 동시에 알게하는 소설에 비하면 아오이의 시점이 약해서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만약 그것까지 모두 살리려고 했다면 영화가 엉망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이 시간이 갈수록 좋다고 느꼈다. 뭐든 똑같이 만들려고 하다가 결국 이것도저것도 아닌 이야기를 만들어버리는 다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영화'들과는 다른 점.
감독도 배우도-진혜림은 중국이지만 일본어도 잘하니깐- 일본인이고 원작도 일본작이니까
이 영화도 분명히 일본영화인데, 주 배경이 이탈리아인데다가 두 배우가 일본어랑 영어랑 이탈리어어까지 3개 국어를 정신없이 능숙하게 쓰기때문에 일본영화라는 느낌이 처음에는 별로 없었다.
사실 '러브레터'를 보고 별 감흥을 받지 못했던 나는 한창 일본영화랄까 일본의 정서? 에 반감비슷한 걸 가지고있었기때문에, 이 영화가 확실히 일본영화라고 인지했다면 아예 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작품덕분에 나는 대학 4년을 일본영화와 일본드라마와 함께 보냈다. 엉망이 되어버린 전공성적과 함께.ㅎ
아직도 오프닝음악을 들을때면 소름이 돋는다. 이미 유명한 료 요시마타의 능력이 120프로 발휘된 ost도 훌륭. 어거스트러쉬라던가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이라던가하는 음악영화들 참 많지만,이 영화도 오프닝부터 다른 테마들까지 끝내주는 음악들. 듣기만해도 눈물이 나는 그런 연주들.
워낙에 유명하고 참신한 원작덕분도 있겠으나, 아직도 나에게는 본인들의 이름보다 극 중의 이름이 더 강하게 남는
아오이와 준세이의 최고의 연기,
이야기의 흐름을 가장 효과적으로 재구성한 감독,
음표의 집함으로 사람을 울려버리는 료 요시마타의 음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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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하나도, 아무것도, 흠잡을 게 없다.
나에게 너무나도 완벽한, 앞으로도 찾기 힘들 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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