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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플라워즈 フラワーズ

캐스팅만으로도 '80점은 채워지는 영화이겠구나'싶었다. 특히 아오이유우라는, 바로 그  여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보고싶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너는 왜 우익인거니..? - 영화를 보고난 지금, 왜 이 쟁쟁한 일본의 여배우들이 출연했는지 알겠다. 이 영화, 좋다.




플라워즈 (2011)

Flowers 
7.4
감독
코이즈미 노리히로
출연
아오이 유우, 히로스에 료코, 타케우치 유코, 스즈키 쿄카, 타나카 레나
정보
드라마 | 일본 | 109 분 | 2011-05-19


한동안 아오이유우의 신작영화를 좀처럼 보지 못하고 있었다. 왜인지 국내에서는 개봉도 안하고 말이지. 그러다가 우연히 이 포스터를 봤다. 우리나라의 여배우들이란 영화만큼이나 쟁쟁한 캐스팅. 그리고 그 중심에 아오이유우.

 

사실 처음에는 무슨 공포영화인가싶기도 했다. 꽃잎을 표현하고 싶었던건 알겠는데, 그래도 붉은색으로 칠할필요는 없었잖아?  당연히 영화는 공포와는 거리가 먼, 6명의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말하자면, 휴먼드라마. 


뒤늦게 알고보니 일본샴푸 츠바키광고에 등장하는 배우들을 모아서 만든 영화라네. 저 붉은색은 츠바키샴푸를 상징하는듯. 대단한 샴푸회사!





 


내 기대와는 달리, '백만엔과 고충녀'처럼 아오이유우의 비중이 크지는 않다. 아니, 비중은 큰데 등장하는 비율이 적다고 할까. 영화계에서 알아주는 위치의 여배우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주인공이든 아니든 좋은 작품이라서 출연했구나하고 느껴진다. 스포일러가 되면 안되니, 일일이 모두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아오이유우는 이 영화의 중심에 있다. 저 포스터에서처럼, 이야기의 중심에.



'허니와클로버'에서도 '호노카아보이'에서도 알록달록 색감이 예쁜 배경속에서 참 빛나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흑백화면에서도 아오이유우는 여전히 예쁘고, 진하게 연기하더라. 여섯명의 배우중 실제로는 가장 어린 그녀가, 극중에서는 가장 연로한(?)캐릭터로 등장하는 것도 의외로 신선한 시도였던 것같다.


일본영화보다가 울었다고하면 다들 "헐.."하는 표정이던데, 이 영화보고서도 울어버렸다. 잔잔하고 소박하고 어찌보면 흔한 이야기들인데 왜 눈물이 났는지 나도 모르겠다. 정확히 영화의 끝무렵 아오이유우가 저 표정을하고 화면에 비춰질 때 눈물이 뚝, 흘러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화면속의 그녀도 울고있었다.





 


스즈키 쿄카. '희망없는자'라는 스페셜일드에서 처음 본 그녀는 커리어우먼의 모범답안처럼 보였다. 왠지 서구적이고 현대적인 이미지였는데, '중력피에로'를 본 이후로는 또 왠지 가녀린엄마의 전형이라는 느낌. 그건 나이탓이려나. 어쨌든 확 튀는 느낌은 아닌데도 세련된 존재감이 있는 스즈키 쿄카다.

 

'Flowers'라는 영화에서 그녀의 이야기는 슬프다. 초라하고 비참하고 불쌍한, 여섯명의 여자들중에서 가장 안쓰러운 캐릭터였다. 해피엔딩처럼 보이는 결말에서도 다른 캐릭터들은 정말 행복하리라 싶었지만, 스즈키쿄카는 안쓰러웠다. 쓸쓸할 것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이 영화를 보고나서는 스즈키쿄카가 '사연있는 여자'의 캐릭터로 보이네.

 









방긋방긋 웃는 모습으로 나오는 히로스에 료코. 하나같이 사연있는 여자들이지만 이 캐릭터의 설정이 참 현실적이면서도 영화스럽다, 는 모순된 생각을 했다. 어디엔가 있을법한 이야기 속의 주인공인데 또 그 이야기가 영화같은.꺽꺽 소리내면서 눈물 펑펑 쏟으며 우는 모습보다, 힘겹게 웃으면서 고이는 눈물이 훨씬 가슴아프다는걸 또 한번 보여준 캐릭터.


일드 '사랑따윈 믿지않아, 여름'에서의 그 까칠한 여자아이가 아직도 생생한데, 이제 히로스에도 엄마를 연기할 나이라는게.. 실제로도 엄마이긴 하지만, 씁쓸한 충격이다. 하지만 그만큼 연기력도 깊어졌으리라 생각하면 흐뭇하기도 하고.






 


영화 속에서 가장 강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나카마 유키에. 다른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서도 이런 설정의 인물들을 봐왔지만, 여전히 이해는 안된다. 엄마라는 사람들은 그렇게 강한걸까? 모성애라는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찾아오는걸까? 몇 번을 생각해도 와닿지가 않네. 그저, 날 낳아준 우리엄마가 건강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

 

모성애, 출산, 엄마, 라는 단어를 계속 떠오르게 하는 역할이어서 그런지, 나카마 유키에는 정말 아주 짧은 시간 등장하는데도 가장 인상적이다. 아니, 어쩌면 그녀의 남편이 더 인상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츠키지어시장3대손'을 보면서 '참 특이한 마스크를 가진 배우구나', 했었던 다나카 레나. 연기를 잘해서인지 캐스팅이 잘된 것인지 몰라도, 어울렸다. 아직은 바지입고 직장다니는 여성이 어색하던 그 시절에, 프로포즈를 받고는 어찌해야할 지 몰라하는 그 모습에 엄마미소가 나올만큼 귀엽더라. 결국 그 머리기름바른 아저씨랑 결혼을 했다는거겠지? 상대남자는 다소, 실망스럽더라만.ㅎ






 



이 영화는 군데군데 뻔하고, 사소한 반전들이 있다. 그 중에 이 여자, 다케우치 유코의 이야기가 가장 뻔하게 그려진 반전이었다. 굳이 관객을 놀래키려고 했다기보다는 슬픈감정을 잘 살리려고 그랬겠지만 정말이지 식상함의 절정이었음.

 

내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오점이라고 할만큼. 그 스토리상의 오점과는 관계없이 여전히 이 여배우는 눈부시게 웃는다. 이제 피부도 처지고, 눈가에 주름도 보일정도로 나이가 든 다케우치 유코지만, 저 미소만큼은 어떤 영화에서도 어떤 드라마에서도 여전히 아름답네. 가장 비극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면서 저렇게 예쁘게 웃으면 어쩐담. 더 슬프잖아.





청승맞은, 애처로운, 안타까운, 왠만한 슬픈 이야기 속의 여주인공들이 다 모인 듯한 영화. 그런데도 깔끔하고 담담하게 잘 담아낸 영화. 처음에는 출연하는 배우들의 이름만 보고 신이 났지만, 영화가 중반을 넘어갈 때쯤되면 배우들의 이름이 아니라 역할들의 사연에 정신없이 빠지게된다. 다소 정신없이 시간을 초월하는 편집이긴해도, 다소 뻔한 반전과 설정이 섞여있기는 해도, 끝무렵에는 가슴속에 몽실몽실한 뭔가가 점점 슬프게 만든다. 그 뭔가의 정체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여자라면 이 기분 공감해주리라.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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