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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7

사와코 결심하다 川の底からこんにちは

나는 언제나, 소설을 읽을 때도, 드라마를 시청할 때도, 영화를 관람할 때에도 무조건, 해피엔딩이 좋고 현실보다는 살짝 핑크빛이 감돌길 바란다. 그 맛에 문화생활을 즐기는게 아니겠는가.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상영관에서 나오며 콧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는, 또 다시 내일을 기분좋게 시작할 수 있는 그런 힘을 주는게 나의 문학이고 나의 영화이며 나의 문화관. 그런데 이 영화, '사와코, 결심하다'를 보고서는 뒷통수를 훅!하고 만화에 나오는 100톤망치에 두들겨 맞은 것같았다. 한마디로, 충격이었지. 이토록 지나치리만큼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영화가 있어서, 결말에 다다를 수록 점점 여주인공에게 몰입되면서 함께 '으쌰!'할 수 있는 영화가 있어서 진정 행복하다. 시작부터가 남다른 이..

STORY 2015.08.12

냉정과열정사이 Calmi Cuori Appassionati

이 영화도.. 벌써 몇 년전인가. 책 출간되었을 때랑 영화개봉했을 때랑 헷갈리네. 뭐, 극장에서 보지는 않았지만서도. 일본영화에 빠져버린 결정적인 계기가 된 냉정과열정사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나드라마는 대부분 실망할 수 밖에 없다는 게 거의 법칙화되어있지만, 이건 제외. 책보다 좋았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원작과는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가 풀린달까. 아무튼 책은 책대로 영화는 영화대로 소중한 작품들이다. 워낙 머리가 나빠서인지 영화를 보든 소설을 읽든 주인공이름 절대로,-실생활에서도 절대로- 외우지 못하는데. 아오이와 준세이는 내 이름만큼이나 깊게 박혀있다. 그 것도 영화속 인물들 그 목소리로. 준세이가 부르는 '아오이'와 아오이가 부르는 '준세이'는 뭐랄까. 여운이 있달까 애달프달까. 가슴이 찡하다..

STORY 2015.08.12

왓에버웍스 Whatever Works

돈많은 부자나라 스위스에는 자살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단다. 더이상 이룰것이 없어서, 그 권태로움을 이기지 못해서 그렇다는데. 물론, 하루하루가 치열한 우리가 보기에는 너무나도 배부른 소리. 뭔가의 경계를 넘어간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쉽사리 하는 걸지도 모른다. 돈이 넘치게 많아서 일수도, 지식이 지나치게 높아서 일수도 있지. 아니면 단순히, 어리석은 걸수도 있고. 영화 왓에버웍스의 할아버지는, 지식이 병이었다. 본래도 신경과민일테지만 뛰어난 물리학자이니 만큼 만물의 이치가 다 보이고나니, 어차피 죽어 없어진다는 그 물리학적이고 운명적인 사실을 납득할 수가 없었던거다. 나같은 사람도 아주 가끔은 '어차피 죽을텐데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워지는건데 왜 이렇게 고군분투하며 살아야하나' 싶을 때가 있거든. 이 할아..

STORY 2015.08.09

백설공주살인사건 The Snow White Murder Case

제목에서부터 풍겨져나오는, 한 때 유행했던 성인동화같은 스토리. 무덤덤하게 봤지만 곱씹어볼 수록 꽤나 현실적이고 오싹하다. 자기 멋대로 날조해버리는 사람의 기억, 가벼운 미디어, 끝없이 퍼져나가는 SNS의 글들. 모든 게 합쳐져서 한 사람의 인생쯤은 가볍게 매장시켜버릴 수 있는 현대를 살고 있는 게 새삼 실감도 나고. 사회비판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면에서는 가끔 방송되는 스페셜일드 몇 편이 생각나기도 하네. 깊은 산 속, 몇 번이고 칼로 도난질된 사채가 불에 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영화는 줄곧 이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을 쫓게 되는데, 그 전개방식이 남다르다. 사건과는 전혀 상관없는, 트위터에 라면집평가만 시시콜콜 남겨대는 방송국 계약직사원이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된다. 딱히 친하지도..

STORY 2014.09.10

대만영화 러브 love

대만영화로 분류되어 있더라만, 중국본토도 나오고 대만도 나오고 하니 중화권영화라고 하는게 맞으려나? 언제나 날 헷갈리게 만드는 중국, 대만, 홍콩의 복잡미묘한 관계. 네 명의 여자와 세 명의 남자가 보여주는 얽히고 섥힌 러브스토리, 이면서 동시에 ‘아이’라는 공동분모를 넣어준 훈훈한 내용의 영화. 결론부터 말하자면, 살짝 유치해도 영화가 끝나면 입꼬리가 사악~ 올라가는 영화, 러브 첫번째 러브스토리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이 장면. 수많은 국내외 드라마와 영화에서 등장한 ‘임신테스트기’ 정말이지 식상했지만, 내가 감독이라도 별 수 없었을 듯. 아마도? ‘러브’에는 총 네명의 남자캐릭터가 등장한다. 내 기준으로 두 명은 ‘완전 멋져!’였고 나머지 두 명은 ‘아, 싫다 정말’이라고 할 정도로 극과 극. 그 중..

STORY 2014.09.04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좋은 건 확실히 좋아하고, 싫은 건 확실히 싫어하는 성격인데.. 이재용감독님은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런지 참 헷갈린다. 어떤 영화는 완~전 맘에 쏙 들어서 소장하고 싶어지게 만들어놓고(순애보와 스캔들처럼) 또 어떤 영화는 돈아깝고 시간아깝다고 생각하게 만드는(이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다세포소녀는 정말 최악!). 정체모를 요상한 사람. 실험정신으로 충만한듯한 이재용감독님의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뒷담화라니, 게다가 부제..랄까 뒷 설명은 감독이 미쳤어요라니, 시놉을 안봐도 대충 감은 왔다. ‘아, ‘여배우들’찍어서 재미 좀 봤구나. 대충 비슷하겠구나’ 역시나 느낌이 똑같았다. 유명한 배우들이 수없이 잔뜩 나오고, 그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있는건지 몰카를 찍고 있는건지 헷갈리게 만드는 구성. 전작을 보면..

STORY 2014.08.28

혼전특급,婚前特急

‘인기녀’라 쓰고 ‘어장관리녀’라 읽는다. 요시타카 유리코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카세 료가 나온다기에 엄청 기대하고 보았으나 큰 감흥은 없었던. 혼전특급이 뭔 뜻인가 했더니만.. 초반의 이 1분으로 영화 한 편 다 본 기분? 엔딩도 예감적중.ㅋ 가볍게 보기엔 나쁘지 않다. 그래도 이 영화를 보길 잘했다고 생각한건 요시타카 유리코가 워낙에 밉지않은? 뭘해도 호감가는? 그런 좋은 이미지라 그렇기도 했고, 아주 적은 분량으로도 충분했던 카세 료의 훈훈한 캐릭터. 뭔가 현실적이면서도 다정다감한, 그러면서도 다가가기 힘들면서 애틋한. 이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 중에는 그나마 가장 정상적이었고 멋졌다. 그러니 분량이 적어도 이 영화는 카세 료의 영화! 모가지가 길어 슬픈, 카세 료. 모가지가 길어 더 설레는 카세 료..

STORY 201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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